"고양시장은 해외출장 규정 어겨도 제재 못하나"

등록 2024.12.03 10:33

수정 2024.12.03 10:33

▲이동환 고양시장이 지난 11월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토부·서울시·경기도,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민경 고양시의원이 2일 고양시 행정지원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일반 공무원뿐만 아니라 이동환 고양시장 역시 고양시 공무국외 출장 규정을 지켜야 하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양시 공무국외 출장 규정에 따르면, 출국 7일 이전에 공무국외 출장계획서를, 귀국일로부터 20일 이내 출장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민경 시의원은 "올해 8월 30일 이전 기준으로 고양시장은 17건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17건 중 출국 7일 이전까지 출장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 9건이다. 귀국일로부터 20일 이내 출장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도 9건"이라고 지적했다. 정 시의원은 "시장의 해외 일정이 굉장히 즉흥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미경 시 행정지원과장은 "시장님의 공무국외 출장계획서나 출장 결과보고서 제출은 각 관련부서가 담당하고 있다. 각 부서가 제대로 챙기지 못해 늦게 제출한 경우였다"고 말했다.

정민경 의원은 고양시장의 해외 출장 결과보고서에서 누락된 항목을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몽골 우호협력합의서 및 '고양의 숲' 이양협약 체결 때는 일정별 회의기관명과 관련 사진이 없고 항공권, 인적네트워크 DB가 없다. 고양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관련 모더나 설립자 면담 때는 인적 네트워크 DB가 첨부되어 있지 않다. MWC 2023 참석 및 프랑크푸르트 메셰 벤치마킹 때는 일정별 회의기관명과 항공권이 업데이트 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최근까지 해외 출장 결과보고서에 누락된 항목을 열거했다.

고양시 측 "출장 갑작스럽게 이뤄져 불가피하게 규정 미준수 경우도 있다"

정민경 시의원은 또한 "고양시 공무국외 출장 규정 1조와 2조에 의거해 고양시장도 공무국외 출장 규정에 적용된다라고 답변했다. 따라서 고양시장이 출장계획서와 출장 결과보고서 제출기한을 지키지 않았고 결과보고서에 기입해야 할 항목을 누락했다면, 고양시장에게도 공무국외 출장제한을 적용할 의사가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박노선 자치행정국장은 "지자체장의 출장이 갑작스럽게 이뤄져서 불가피하게 규정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자치단체장은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권과 인사권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일반공무원이 지자체장의 출장을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이러한 답변에 대해 정민경 의원은 "지금 기획행정위 상임위를 방청하는 분들은 규정을 지켜야 할 시장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뿐더러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어떠한 제재나 제한을 받고 있지 않는 108만 고양특례시의 행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장의 공무국외 출장계획서 및 보고서 제출기한/실제 제출일 비교.고양신

정민경 시의원 "공적 마일리지 5만6000포인트 썼는데 어떻게 자비출장?"

정민경 시의원은 고양시장이 올해 4월 진행한 베트남 출장이 '자비출장'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이와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 의원은 "당시 공적 마일리지 7만9719점에서 5만6000포인트를 사용해 베트남을 다녀왔는데, 이것이 어떻게 자비출장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노선 자치행정국장은 "공적 마일리지를 사용한 것 외 출장경비는 시장님의 자비로 했고, 그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자비출장'이라는 용어로 표현한 것 같다"고 답변했다.

정민경 의원은 "공적 마일리지로 다녀온 출장을 자비출장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냐"면서, 올해 4월 진행한 베트남 출장이 자비출장으로 이뤄졌다는 보도자료는 잘못됐기 때문에 정정 보도자료를 낼 것을 시 집행부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