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가져다준 행복 조혜진 작가는 숲이 가져다준 행복을 나누고 싶어한다.
조혜진
그렇기에 저자는 지키고픈 생명들을 지켜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나무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나무 대신 나무의 말을, 숲의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꾀꼬리 노래를 들으면 자기 맘대로 통역해서 글을 적어보기도 하는 그녀는 어린 딸들을 숲유치원에 보냈다가, 우연한 기회로 자신도 숲으로 가고 싶어져 숲을 조금씩 더 알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아이들이랑 어른이랑 함께 숲에 든 지 8년, 그녀는숲에서 그녀가 누리는 행복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지금은 숲과 책방을 매개로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고, 사람 온기가 있는 작은 공동체들을 꾸려가는 일을 하며, 그녀는 숲의 나무처럼 넉넉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나무 곁에 서서'라는 책방을 열어, 그 작은 공간에서 그림책을 읽고,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그림책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힘을 얻게 한다.
동네 이웃들은 책방에서 자신들이 하고픈 모임도 하고, 어디 생태수업을 위해 나간 책방지기를 대신해 책방을 지켜주기도 한다.
저만의 결을 지닌 층층나무 한 그루가 나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난 어떤 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던가. (p147)

▲나무 곁에 서서 <나무 곁에 서서> 책방지기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
조혜진
나무 곁에 서서 살아가는 그녀는 어느새 나무를 닮아 있다. 종종 만나는 그녀를 보면 나뭇잎 같은 부드러운 미소와 표정, 밤송이 같이 또렷하고 알찬 말씨, 그리고 나무처럼 우아한 걸음걸이를 가졌다. 그녀는 계절의 흐름도 나무와 숲에서 알아챈다.
생명이 움트는 봄, 따뜻한 햇볕에 초록 기운 가득 찬 여름, 알록달록 빛깔이 고운 가을, 추위가 깊어 갈수록 고요한 쉼이 있는 겨울, 그리고 또다시 돌아와 새로운 봄.(p127)
내가 만약 다음 생에서 태어난다면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곧잘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내게 깊은 공명을 일으킨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한다. 말은 없어도 무언가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 같다. 우리는 그저 알아차린다. (p63)
나 역시 샛강 숲을 걸으며 자연이 들려주는 무수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박새 엄마의 이야기, 청둥오리 가족 이야기, 시련을 이겨내는 버드나무들의 이야기, 지렁이들과 달팽이들과 뱀들의 이야기, 찔레덩굴과 쑥부쟁이의 이야기, 버림받은 토끼들 이야기… 모든 걸 안고 흘러가는 강물의 이야기 등등.
이 책을 읽으니 우리 주위의 나무들과 숲 속 생명들을 찬찬히 만나고 싶어진다. 오늘은 달콤한 향을 풍긴다는 계수나무를 보러 샛강숲 어귀로 걸어가 봐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숲
조혜진 (지은이),
스토리닷,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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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산책하는 삶을 삽니다.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 숲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과 사람, 자연과 문화를 연결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의 공동대표이자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강'에서 환대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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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준 행복에 '고맙다'고 보내는 편지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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