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등 결심공판 시작에 앞서 박 구청장의 사퇴와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 검찰, ‘이태원 참사’ 박희영 7년 구형… 분노한 유가족 “아이 1명당 1년씩 159년 형벌 내려야” ⓒ 유성호
"컨트롤 타워였다"... 검찰, 박희영에 징역 7년 구형
검찰이 박희영 구청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이유는 그를 "용산구의 재난관리를 총괄 책임지는 장"으로 봤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구청장은 각종 법령과 매뉴얼에 재난에 대한 컨트롤타워로서 인파 집중에 따른 사고를 예측하고 예방할 책임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코로나19 위험 상황이 마무리되고 처음 맞는 핼러윈데이 행사로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집중될 것이 예상됐음에도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인 2022년 10월 29일 고향인 경남 의령을 방문했다가 오후 8시 22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박 구청장의 집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불과 3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도보로 5분 거리다.
귀가 후에도 박 구청장은 핼러윈 인파 상황보다는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에 더 관심을 보였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그날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1400미터 떨어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는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는데, 오후 8시 33분께 종료됐다. 시위가 끝나자 박 구청장은 용산구청 공무원들에게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흩뿌려진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피켓들을 수거하도록 지시했다.
박 구청장은 오후 8시 59분 부하 직원들과의 카카오톡에서 "김진호 용산경찰서 외사과장(에게) 빨리 전화하세요", 오후 9시 4분 "강태웅(당시 더불어민주당 용산 지역위원장) 현수막 철거도 부탁해요"라고 말했다. 여기에 용산구청 직원은 곧바로 "민주당 현수막은 전부 새벽에 제거 예정입니다! 시위피켓은 당직실 통해서 바로 제거토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참사가 일어나기 한 시간쯤 전에도 박 구청장이 대통령실 앞에 있던 반정부 전단지나 현수막을 걱정하느라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이후 박 구청장이 실제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한 것은 오후 10시 59분경이었다. 참사가 발생(오후 10시 16분)한 뒤 이미 40여분을 넘긴 때였다. 박 구청장은 오후 10시 51분에야 정식 보고가 아닌 이태원 상인회 관계자를 통해 사고 관련 소식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검찰은 "구청의 상황보고 체계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에 책임 돌린 박희영 측 "적극행정 안 했다고 '위법' 아냐"
박 구청장 측 변호인은 1시간 10분 넘게 PPT를 띄워놓고 최후변론을 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구청장 측은 "(경찰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인파를 통제하거나 유입을 차단하고 밀집된 인파를 해산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지만, 지자체에는 이런 권한이 없다"면서 참사의 책임을 경찰에 돌렸다.
박 구청장 측은 또 "재난안전법에서도 (핼러윈데이 같이) 주최자가 없는 다중 운집으로 인한 인파 사고에 대해서는 재난의 위험으로 예정하지 않고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산구가 인파 통제에 나섰다면 그건 개념상 이른바 '적극 행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적극 행정'을 하지 않았을 뿐 '위법'은 없었다는 논리다. 박 구청장 측은 "적극 행정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만큼 좋은 게 어디 있겠으나, 그걸 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법한 행위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 구청장 측은 여기서 더 나아가 핼러윈데이 관련 사전 대책회의를 했었다는 점을 들어 구청 차원의 핼러윈 대책을 최초로 마련한 구청장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 측은 "2019년에는 핼러윈 관련 대비 회의가 없었고,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 방역을 핼러윈 회의가 있었던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을 제외하고 보면, (코로나가 끝난) 2022년에도 대비 회의를 했기 때문에 박 구청장이 핼러윈데이를 대비한 최초의 회의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 이태원 참사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은미씨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등 결심공판에서 박 구청장이 사과 없이 급히 법원을 빠져나가자, 울분을 토하고 있다.
유성호
법정 뒤편 방청석에 착석한 10여명의 유가족들은 가슴을 치고 울었다. 박 구청장에게 죄가 없다는 변론이 나올 때마다 "거짓말하지 마라", "부끄럽지 않나", "살인마", "구청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재판이 끝난 뒤 유가족들은 박 구청장 측의 한 변호사를 지목하며 "왜 재판 내내 우릴 보고 히죽히죽 웃었나", "왜 계속 비웃나", "당신이 죽었어도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나"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경호와 직원들에 둘러싸여 퇴청하는 박 구청장을 향해 유가족들은 "살릴 수 있었지 않나", "왜 아직도 안 물러나나", "양심이 없나, 이제 그만 사퇴하라"며 오열하고 땅을 쳤다.
이날 검찰의 구형은 지난해 1월 20일 박 구청장이 구속 기소된 지 542일 만에 나왔다. 지난해 6월 7일 보석으로 풀려난 박 구청장은 현재까지 구청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태다.
재판부는 박 구청장 등 용산구청 공무원 4명에 대한 1심 선고를 오는 9월 30일로 예고했다.

▲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등 결심공판 시작에 앞서 박 구청장의 사퇴와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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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 공무원측 최후변론 "이태원 참사, 국정 최고 권력자 사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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