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언하고 있는 권혁철 한겨레 통일외교팀장
황용하
- 북한이 위기를 고조시키지만, 과거의 패턴을 바탕으로 보면 북미 관계나 북일 관계에 있어 교섭 국면으로 빠르게 넘어갈 수도 있기에 이와 같은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김동엽 교수: 남북 북미 북일 관계 모두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냉전 당시 미소 양극 시대를 살면서 북한은 소련의 진영에서 나름의 진영적 수혜를 누렸다. 곧이어 지난 30여년 간 미국 유일 패권 시대를 살면서 핵무기를 협상 카드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였지만 수포로 돌아갔고, 수교를 맺고도 제거되었던 리비아 카다피 정권을 보면서 북은 엄청난 학습 효과를 가졌을 것이다.
현재 북은 분명히 '신냉전' 다극화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제 더 이상 제재에 얽메이지 않고 자력으로 가겠다고 했다. 과거의 미소의 대결과는 다른 또 다른 진영화가 생겼다. 이러한 점들은 북한의 역내 전략적 사고의 중심을 이룰 것이기 때문에 근시일 내에 교섭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본다.
권혁철 팀장: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 특히 북일 관계에 있어서, 납북 일본인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슈로 볼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선대의 유훈과의 단절을 암시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 봤을 때 큰 변화가 기대될 것으로 여겨지는 사안이 아니다.
정욱식 소장: 북한은 이미 13명 납치(8명 사망, 5명 일본으로 돌아감)라는 조사 결과를 전달했지만, 북한이 더 나아가서 양보안을 제시한다고 했을 때 검증 가능한 납치 문제의 해결, 예컨대 재수사한 결과를 일본이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시간에 흐름에 따라 희석되고 있는 남북간 이산가족 문제처럼 납치 문제도 일본 여론의 민감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또한 북한이 이미 두 국가론을 들고 나온 상황에서, 민족 담론이 얽힌 남북간 관계를 한국 정부에서 잘 조율할 필요가 있다.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 관계는 국가 대 국가의 관계인 반면, 남한과 북한의 관계는 애매한 것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현재의 역내 불안정에도 불구, 한반도의 평화를 살리고 남북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김동엽 교수:
위기관리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일단 서로가 전쟁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일관된 민족, 통일 담론은 사라진 상태에서 북한의 두 국가론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도 중요한 논점이다. 또한, 민족, 통일의 담론보다 평화, 군축의 담론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통일, 비핵화 단어를 미뤄두고 평화와 안정, 군축의 개념을 들고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권혁철 팀장: 양측이 모두 험한 언사를 자제해야 한다. 다시 말해 조율된 메시지의 관리가 중요한데, 현재 윤석열 정부는 그 체계가 부족하고 일관되지 않은 언행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욱식 소장:
'결자해지'의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2018-19년 이어졌던 남북 평화프로세스를 좌초시켰던 건 구두약속에도 불구하고 2019년 8월 강행했던 한미연합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악순환의 근본적인 부분이 연합훈련에 있기 때문에 한미 지도부 수준에서 조속히 대규모 연합훈련 유예를 고려하고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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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 안보에 대한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법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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