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도, 마트에서도 물건을 못 사겠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쇼핑을 할 때 겪는 어려움

등록 2022.10.12 09:12수정 2022.10.1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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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비롯한 많은 시각장애인들은 대형마트는커녕 가까운 편의점에서조차 물건 하나 사기 쉽지 않다. 우유 하나 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비장애인은 본인이 원하는 물건을 직접 보고 가져와 카운터에 와서 계산하지만 시각장애인은 내가 찾는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모르므로 물건 구매에 큰 어려움을 느낀다.

기자의 경우 직원에게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밝히고 도움을 요청하면 바로 응해주기도 하지만 도움을 못 받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한 명의 직원이 여러 손님을 응대하다 보면 시각장애인 고객을 도와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으며, 한가한 시간이라 할지라도 때로는 귀찮아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유 등 물건 하나 구매하는 것도 비장애인 지인의 도움이나, 활동지원사 없이는 정말 어려운 현실이다.

대형마트 역시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택시를 타고 대형마트에 도착해 미리 적은 품목을 안내 데스크에 건넨다. 내가 시각장애인이니 품목을 사는 데 도와달라고 하면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주말이면 이 역시 어렵다. 그러다 보니 드넓은 마트 안에서 생필품 하나조차 사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한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체인 형태이다. 그렇다면 본사에서 장애인 고객을 위해 교육 지침을 추가하는 것은 어떨까? 편의점에서 시각장애인 고객이 도움을 요청할 시 물건의 위치와 가격 등의 정보를 알려줘 결제하게 한다면 시각장애인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시간이 흐르면 스스로 쇼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형마트 또한 직원의 안내를 통해 쇼핑카트를 끌고 각종 생필품을 담고 결제할 수 있게 해준다면 비장애인 지인과 활동지원사의 도움이 없더라도 홀로 쇼핑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나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은 시각장애인들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의 사회공헌적인 측면을 제고하여 이런 애로사항을 개선하고, 직원들로부터 약간의 도움을 받는다면 시각장애인들은 더욱 자신감을 갖고 쇼핑과 사회활동에 바람직하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각장애인 #쇼핑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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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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