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 풍경 고흥 봉래산에서 본 다도해 풍경입니다. 그야말로 물 반 섬 반입니다.
임현철
셋째, 우리네 삶, 쉼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라! 한 고비 넘으니 즐거움이 따릅니다. 등산길 양쪽으로 바다가 펼쳐집니다. 이게 섬 산행의 묘미지요. 앞서 가던 아내가 잠시 쉬어가길 청합니다. 재촉할 이유 없지요. 땀 식히며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함께하는 산행 길에서 우리네 삶을 봅니다. 새삼스레 걸어온 길과 가야할 길 위에 과거 현재 미래가 놓여 있음을 봅니다.
지금껏 걸어온 길은 과거요, 쉬는 이곳은 현재며, 앞으로 갈 곳은 미래입니다. 이 길을 아름답게 혹은 추하게 만드는 건 오롯이 자신의 몫입니다. 어렵게 느낄 필요 없습니다. 그저 묵묵히, 느리게, 빠르게 등 마음 내키는 대로 가면 됩니다. 또한 앞만 바라보지 말고, 뒤도 보며, 차 한 잔의 여유로 숨을 고르는 쉼 또한 필요하리라! 그러면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면 금상첨화 아니겠어요?
넷째, 어리석은 인간을 일깨웁니다. 봉래산 정상. 와! 감탄이 절로 터집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풍광이 멋스럽습니다. 고흥 거금도와 소록도, 여수의 돌산도와 금오도 등도 보입니다. 그야말로 물 반 섬 반입니다.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도 보입니다. 특히 아내가 반한 편백나무 숲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아내가 고흥에 빠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편백 숲'입니다. 보슬비가 내리는 날 찾으면 더 정겹다나!
정상에 서니 도드라진 게 있습니다. 모든 풍경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하나하나 따로따로였던 개체가 모여 '우리는 하나'로 일컫는 전체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땅, 물, 바람, 공기, 낙엽, 숲, 돌, 편백 숲, 새, 동물에 인간까지 드니 하나의 세상이 완성됩니다. 얽히고설키며 만들어진 세상에서 잘난 척하며 살아왔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합니다. 어리석은 인간이었던 게지요. 천지자연은 인간을 일깨웁니다.
무채색의 억새에게서 겸손의 향기와 품격을 봅니다

▲억새 한동안 넋을 잃고 보았던 억새입니다. 빛바랜 무채색에서 겸손의 향기와 품격을 보았습니다!
임현철
"당신이랑 멋진 풍경 보니 너무 좋다!"
아내 한 마디가 정신 들게 합니다. 더 많이 같이 즐겼으면 좋았을 것을! 다섯째, 상생을 위한 배려입니다. 경사진 내리막. 아내에게 손을 내밉니다. 아내, 기다렸단 듯 손을 잡습니다. 아내에게서 묘한 사랑을 느낍니다. 설렘을 동반한 설익은 사랑이 아닌, 깊이 익어가는 사랑 덕분입니다. 이는 부부가 아니더라도 세상살이에 가장 필요한 상생을 위한 배려지요.
여섯 째, 억새에게서 겸손의 향기를 맡습니다. 억새를 봅니다. 찬바람에 나부낍니다. 곱게 저물고 있습니다. 때깔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철 지난, 그래서 더욱 퇴색되었습니다. 봄부터 여름을 거쳐 가을에 이르기까지 온갖 치장으로 싱그러움을 자랑했을 억새. 마침내 출발 당시 본래 색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러자 '무채색'의 빛으로 빛이 납니다. 왜냐? 다 내려놓은 자태에서 뭐라 형용키 어려운 순수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어섭니다.
무채색의 억새에게서 '겸손'을 읽습니다. 그냥 '낮춤'이 아닙니다. 가만있음에도 저절로 향기로 품어져 나옵니다. 낮춤, 하심(下心)은 내가 높음에도 낮추는 겁니다. 하지만 겸손(謙遜)은 나의 모자람을 깨우쳐 스스로 나타나는 것이며, 상대를 존중하며, 예를 갖추어 바르게 대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겸양지덕입니다. 이걸 '내공'이라고도 하지요. 겸손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거나, 되어야 비로소 나오는 '품격'인 셈입니다.
일곱 째,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편백나무 숲 속입니다. 편백 향이 일품입니다. 편백나무 숲길 중간 지점에 들어서니 길과 주변에 빛이 납니다.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는 '빛 내림' 현상입니다. 그제야 정신 버쩍 듭니다. 아~! 너와 내가 함께 사는 이 세상이 바로 이화세계요, 무릉도원인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일깨웁니다.
천지자연은 무지몽매한 중생을 일깨우는 배움의 장소였습니다.
▲편백 숲 아내가 빠진 고흥 봉래산 편백숲입니다. 보슬보슬 보슬비가 내리는 날에는 운치가 더한답니다!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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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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