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하지만, 실행 방법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싣습니다.[편집자말] |
▲ 대검찰청 ⓒ 이정민
2025년 10월 1일 검찰개혁추진단(이하 추진단)이 출범하면서 "앞으로 추진단은 1년 동안 ①공소청 및 중수청 설치법 제정안 마련 ② 형사소송법 개정안 마련 ③ 관계 법률(180여 개) 및 하위법령(900여 개) 제·개정안 마련 ④ 공소청 및 중수청 하부조직 설계, 정원 산정, 인력 충원, 청사 확보, 예산 편성, 시스템 구축 지원 등 조직 가동을 위한 실무 준비 전반을 추진"한다고 하였다.
또한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 개혁의 대원칙이 차질 없이 안착하여 국민 권익과 인권 보호라는 본질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세심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그런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2026년 6월 25일 검찰 개혁의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방침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발표하였고, 별도의 정부 입법안을 제출하지 않고, 수사·기소 분리 원칙하에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지난 8개월간 수십억 원의 예산과 수십 명의 인력을 동원한 추진단 활동은 무위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검찰 개혁의 골든타임이 그만큼 허비되어, 2026년 10월 1일 공소청·중수청의 정상적 출범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번 이재명 정부의 출범에 있어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라는 검찰 개혁이라는 화두는 단지 제도개선의 문제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는 검찰 개혁을 해내려 안간힘을 다했으나, 오히려 개혁에 저항하는 정치검찰의 공격에 노무현은 목숨을 잃고, 문재인은 측근들이 도륙을 당하고 정치검찰 세력에 정권을 뺏기는 수모를 당했다.
지금은 의회 권력과 정부 권력을 다 가지고 있다. 전임 민주당 정권들이 하지 못한 검찰 개혁을 이뤄낼 적기이다. 아무리 야당이나 검찰이나 언론이 방해해도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합심하면 못 해낼 일이 아니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추진단이 생기면서 1년 동안 차근차근 해나가면 될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벌써 8개월을 까먹었다. 보완수사권을 주네마네 하면서 논란만 일으키더니, 이제 와서 국회에서 알아서 하라고 한다. 이건 '침대 축구'이고 지연 작전이나 다름없다. 그러고는 지방선거 이후에 여당 대표가 사퇴하고, 원구성을 해야 하는 어수선한 시점에 국회에다가 던져버리고 말았다.
책임이 있는 사람들
▲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3월 16일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열린 검찰개혁추진단 주최 '보완수사와 보완수사요구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3.16 ⓒ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2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추진단이 검찰 개혁의 시간을 허비한 데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제일 책임이 큰 사람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겸 추진단장일 것이다. 추진단장이 추진은 못하고 계속 추진단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정리하지 못하고 방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일부 책임이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에 대해 여지를 줌으로써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 개혁의 대원칙에 다소 혼선을 준 것은 사실이다.
유시민 작가가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자신감이 과잉이라고 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 부분이 맞다고 본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에 대해 꼭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본인이 정치 검찰의 수사로 정치적으로 여러 번 죽을 뻔한 것을 벌써 잊어버린 것 같다.
문재인 정부 때 이른바 검찰의 '6대 주요범죄 등 활용법'을 보면 검찰은 아주 조그마한 법조문이라도 발굴해 내 자신의 검찰 권력에 이용할 것은 자명하다. 권력을 놓지 못하는 검찰의 속성이다. 그런데 이른바 꼭 필요한 보완수사권이라도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에 대해 너무 자신감을 가진 것이 아닌가? 우리는 이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이 대통령을 지키고 싶다.
현재의 검찰 개혁 지연 사태에 대해 가장 중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김민석 총리이다. 추진단은 자신의 관할인 국무총리실에 설치되었다. 김 총리는 곧 당 대표에 출마할 예정인 정치인이다. 정치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검찰 개혁 문제에 대해 자신이 가장 관심을 갖고 챙겨야 할 사안이었다.
그런데 그간 검찰 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거의 보지 못하였다. 자신이 총리를 그만두고 당 대표를 두고 경쟁해야 할 시점에 와서야, 일부 의원이 검찰개혁안을 빨리 국회에 넘기라는 기자회견을 하고서야 선심 쓰듯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발표하고 국회로 그 공을 넘겼다. 8개월을 허비한 책임은 누가 지란 말인가? 이러고도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 할 수 있나?
지난 8개월간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쓰고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이 사태에 대해 왜 사과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나? 김민석 총리와 윤창렬 단장이 추진단을 대표해서 공식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김민석 총리는 지금이라도 검찰 개혁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다시 한번 밝히고, 10월 1일 공소청·중수청 출범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와 모든 노력을 같이 해야 한다. 그게 이 검찰 개혁 지연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또 민주당을 책임지겠다는 정치인의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