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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 일요법회에서 이 사찰 주지 명진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의 직영사찰 전환 배경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압력이 있었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 일요법회에서 이 사찰 주지 명진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의 직영사찰 전환 배경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압력이 있었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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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인 지난 2007년 10월 13일 자승 총무원장이 이상득 의원을 데리고 왔다. 당시 자승 원장은 '이명박 후보가 봉은사에 와서 스님과 신도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봉은사 명진 주지스님의 또 다른 폭탄발언이다. 지난 24일 봉은사 다래헌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잠시 만난 그는 '안상수 외압' 사건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으면서 지난 대선 때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의 부적절한 행보를 전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압력을 받아 봉은사를 조계종 직영사찰로 지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승 총무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도 '각별한 관계'였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게다가 자승 총무원장은 당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이었다. 조계종단으로 치면 '국회의장급'이라고 할 수 있고, 누구보다도 선거에 있어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리다. 또 당시 이상득 의원은 국회 부의장이기도 했다.  

"이명박 후보 모셔오겠다? 금도를 넘지 말라"

기자는 명진 스님과 잠시 면담한 뒤 봉은사의 한 관계자에게 당시 상황을 확인했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이 되돌아왔다.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
 지난 24일 봉은사 다래헌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잠시 만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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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명진 스님이 이상득 의원에게 '혹시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 반야란 뜻을 아는가'라고 물었다. 그런데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래서 명진 스님은 '불교는 1700년 우리 민족과 함께 숨쉬어왔고, 우리 문화재의 70%가 불교문화재다. 과거 장로 대통령의 경우 종교편향 시비에 휘말렸다. 이명박 후보는 장로이자 서울시장할 때 종교편향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면 불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대통령이 되어서 종교편향 정책을 취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이어 "명진 스님의 말이 끝난 뒤에 자승 총무원장이 직접 나서서 이명박 후보를 봉은사에 모셔오겠다고 제안했는 데 스님은 '종교를 정치에 깊이 들여놓으면 안된다'면서 '금도를 넘지 말라'고 거절했다"고 전했다.  

결국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후보를 봉은사로 데리고 와서 선거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실패했지만, 당시 부적절한 행보에 대해서는 불교계 내부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거침없이 죽비소리를 날려온 명진 스님,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로부터 '좌파-운동권 스님'으로 찍힌 그는 최근 봉은사 직영사찰 결정이 자승 총무원장의 '친여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병역 면한 안상수 원내대표, 자비의 죽비는 피할 수 없다"

한편 이날 명진 스님은 기자와 만나 '침묵 모드'로 돌아선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향해 "병역은 용케 면했지만, 부처님 자비의 죽비는 피할 수 없다"면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11월 자승 총무원장이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난 것은 문화재와 관련한 예산을 부탁하는 자리였다"면서 "이 자리에 앉자마자 '좌파 주지를 그냥 놔두면 되겠느냐'라고 말한 게 외압이 아니면 대체 뭐가 외압인가, 목에 칼을 들이대야만 외압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외압'을 행사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국격을 높인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물질적으로 부유하게 산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격의 바탕은 신뢰와 존중이다. 그래야만 대화가 되는 것 아닌가. 국격을 높이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허언이 안 되려면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일관되게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는 또 "안 원내대표는 물론 현 정권의 인사들이 좌파, 좌파 하는데 좌파가 그렇게 싫으면 왼쪽 눈도 감고 다니고 왼쪽 팔도 쓰지 말고 오른쪽 손, 발만 쓰고 다녀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거대한 권력 앞에 정의로 맞서겠다"

 명진스님은 14일 일요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명진스님은 지난 14일 일요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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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일요법회를 통해 봉은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절박한 심경을 피력했다.

"나는 지금, 다 놔버리고 가는 것이다. 봉은사 주지에 대해 욕심을 내는 것도 아니다. 언제든지 걸망지고 떠날 자세가 되어 있다. 나는 혼자 거대한 세력에 맞서고 있다. 종교까지도 손아귀에 넣으려는 정치권의 부당한 외압과 거짓말에 맞서서 내가 추구하는 것은 진리와 올바른 정의다. 윤봉길 의사가 자동차와 탱크, 군함까지 가지고 있는 일본을 향해 폭탄을 던지면서 '이러면 독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게 옳으니까 폭탄을 던진 것이다."

명진 스님은 마지막으로 "조계종 총무원장은 직영사찰 지정을 철회하고, 봉은사 부처님께 참회해야 한다"면서 "신도들에게도 사과한 뒤 봉은사 사부대중과 소통해서 화합적인 방향으로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8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봉은사 일요법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와 자승 총무원장과의 관계 등에 대해 추가 폭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오마이 TV>는 이날 법회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일요법회에도 가사를 걸치지 않고 장삼만 입을 예정"이라면서 "가사를 입으면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시비를 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7년 10월 13일 자승 총무원장이 이상득 의원과 함께 봉은사에 찾아간 사실이 있는지, 그 자리에서 자승 총무원장이 '이명박 후보를 신도들에게 인사 시켜달라'고 말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이 의원과 총무원측에 여러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이 시간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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