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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꼽는 TV 토론 프로그램 기피 대상 1호는?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이다. 전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자신과의 토론을 피한 것이 지금까지 16차례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전 대변인은 지난 10일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라서 안된다'가 아니라 모든 요구에 응해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이 나와의 토론을 기피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논점을 분명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완곡한 표현을 쓰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토론 스타일을 밝히기도 했다.

"홍준표 의원은 나와 기질이 비슷"

"안티 전여옥?... 그런가 보다 한다"
전여옥 대변인, 카페 개설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국회의원 임기 시작과 함께 제일 먼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카페(www.oktalktalk.com)를 개설했다.

6월 1일 문을 연 카페의 회원수는 14일 현재 880여명을 넘어섰다. 카페 개설 소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초반의 평온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안티 네티즌들이 접속하면서 회원수가 대폭 늘고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으면 글쓰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 대변인은 "안티는 안티로서 열심히 존재하시기 바란다"며 "안티 전여옥 카페에 있는 네티즌들의 열정도 존중한다"고 말했다. 사이버상에서 전 대변인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뭐, 그런가보다 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대신 전 대변인은 요즘 자신의 카페에 올라오는 글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전 대변인의 카페는 <조선일보> 기자출신의 김성철 보좌관이 관리하고 있다. 전 대변인은 "4년 뒤에 뭘 한다기보다는 4년 동안 즐겁고 재미있게 일하자는 생각으로 카페를 만들었다"며 "제 홈페이지에 많이 들어오셔서 친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전 대변인은 지난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던 날 밤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과 벌였던 TV 토론과 관련 "유 의원이 노 대통령을 '시대의 미숙아'라고 한 것은 옳은 말이었다"며 "미숙아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우리 삶의 상식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전 대변인은 "그게 왜 말꼬리 잡기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유 의원은 언어에 대한 해석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전 대변인은 토론 상대자로서 유 의원에 대해 "새로운 언어와 표현을 항상 고민하는 분"이라면서도 "토론할 때 상대에 대한 배려나 존경이 너무 없고, 오로지 자기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해서도 "변호사로서 훌륭했던 것 같지 않다"고 혹평했다. 전 대변인은 "뭘 질문하면 '그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겠다'면서 시작을 하는데, 변호사였다면 직무유기"라며 "그렇게 생각했으면 토론회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고, 나왔으면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한나라당 '저격수'인 홍준표 의원에 대해 "나와 기질이 비슷하다"며 "깡패나 조직폭력배, 자기 정체성을 스스로 망가뜨린 네티즌의 협박에 대해서 확실하게 대항하고, 피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홍 의원과 많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 대변인은 저서 <일본은 없다>의 표절 논란과 관련 "이제는 내가 공인이고, 공당에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이 문제와 관련 언론사에서 어떤 입장을 갖고 나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 언론사도 같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여옥 대변인과의 인터뷰 요지이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때문에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말을 했는데.
"농담 삼아서 한 말이기는 하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정치쪽에 관심은 있었지만 꼭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시민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 토론을 하면서 유시민 의원, 서프라이즈의 서영석 대표, 김재홍 당시 경기대 교수 등이 매우 비이성적인 집단이라는 생각을 했다. 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해 회의하게 됐다. 두 번째로는 극도의 분열을 조장하고, 그 분열을 자신들의 지지기반으로 삼아 확대 증폭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보다 토론회가 끝난 뒤 내 개인 전화나 인터넷에 떠도는 것, 또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메일에 들어와서 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개인의 사생활까지 위협하고 협박하는 것은 곤란하다. '면도칼로 얼굴을 긁어놓겠다'고 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아이들까지 거론하는 것은 참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인데 앉아서 돈 벌고, 자기 개발하는 것은 매우 비겁한 생활이라고 생각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도 비슷한 배경으로 정치권에 들어왔다고 하는데.
"홍 의원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와 기질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한계나 능력을 재고하지 않는다. 어떤 길이든 열심히 하면, 돌아서 가더라도 목표에 이른다는 것을 인생을 통해서 확신했다. 깡패나 조직폭력배, 자기 정체성을 스스로 망가뜨린 네티즌의 협박에 대해서 확실하게 대항해야 하지 않겠는가. 피하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홍 의원과 많이 비슷하다."

- 지난 대선 때는 정몽준 후보 캠프에 있었다. 반(反)한나라당 대열에 있었는데, 한나라당을 선택한 이유는.
"내 정체성을 한 번도 잃은 적 없고, 변화한 적 없다. 당시 나는 이회창 후보가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의지는 많이 보였지만 능력은 없다고 생각했다. 또 이 후보가 가지고 있던 실패 원인으로 또 다시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 후보는 나름대로 자기 장점을 쉽게 포기하고 정치권의 프로와 타협을 했다. 그래서 이회창 후보에게 한국 사회의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곤란하다고 봤다.

당시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는 비난하지 않았다. 나는 자수성가한 사람을 굉장히 존경한다. 공식석상에서 만났을 때 소탈하고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 분이 안되는 지역구마다 돌아다니면서 출마한 점도 높이 샀다. 그러나 대통령감으로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대통령감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다. 미국을 한 번도 안 가봤다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다.

정몽준 후보는 월드컵을 유치하는 과정이나, 몇 차례 대화를 해본 결과, 한국 사회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도와달라고 해서 교수들과 자문단으로 활동했다. 가슴 아픈 것은 그 당시에 내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했다면 그렇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후보 단일화 문제 등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 미디어를 활용한 신 개념의 '저격수'라는 말을 들을 만큼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나라당 '저격수'인 홍준표 의원이 저격수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제는 전여옥 대변인만 믿는다'는 말을 했는데.
"내 친구들이 그 말을 듣고 나에게 '너를 두 번 죽일지도 모른다'고 하더라. 하하하. 개인적으로 홍 의원의 눈이 맑고 장난기가 있어서 좋아한다. 저는 스타일이 여당 의원보다는 야당 의원에 맞는다. 저 자신은 독설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논점을 분명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완곡한 표현을 쓰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다. 나는 효율적으로 얘기하고 효율적으로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 홍 의원이 그렇게 평가하는 것이 기쁘다. 그러나 홍 의원도 적절할 때 다시 나오실 것이다."

- 저격수로 활동할 생각도 있나?
"모은 정보로 폭로 한 건 터뜨려서 바추카포 쏘듯이 할 생각은 없고, 좋은 방법도 아니다. 저격수로의 활동은 안 할 것이다. 그러나 정책과 논리로서 파고 들어가는 것은 모든 야당 의원들이 할 필요가 있다."

"미숙아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는 것은 상식"

ⓒ 오마이뉴스 이종호
- 박영선 대변인 등 열린우리당쪽에서 전여옥 대변인과의 토론을 기피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 분이 안 나오시면 딴 분이라도 나와서 얘기를 해 달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토론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꼭 그 분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토론 끝나고 흥분을 하면서 그러더라. '우리당 의원이 전여옥씨와 토론을 하지 않는 것이 전여옥씨가 잘나고 훌륭해서 그런 줄 아느냐, 상대하기 싫어서 그런다'고. 예상보다 점잖지 못하더라. 그래서 '저도 지금 한국 사회가 불안해서 병풍사건의 김대업 같은 사람을 변호했던 최재천 변호사와 같이 토론을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속으로만 말했다."

-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왜 전 대변인과 토론을 기피한다고 생각하나.
"'누구라서 안된다'가 아니라 국회의원이라면 모든 요구에 응해야 한다. 나는 앞으로 서프라이즈와도 인터뷰를 할 것이다. 기자 출신이기 때문에 매체를 존중한다. TV토론에서 내가 기분 나쁘다면 나에게 요구하면 되지 않나? 말을 천천히 해달라든가, 아니면 1분씩 얘기하자든가, 그렇게 요구할 수 있고, 뭐든지 들어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꼭 김혁규 총리로 가야 한다고 강변을 했던 것처럼 (나와의 토론을 기피하는) 이유가 명확치 않다. 그러나 섭섭하지 않다. 이해한다."

- 유시민 의원과의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인큐베이터' 논란이 있었다. 전 대변인이 말꼬리 잡기식 토론을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게 왜 말꼬리 잡기인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러면 모든 토론 자체가 말꼬리를 잡는 것이 된다. 유시민 의원이야말로 말꼬리를 잡았다. 내가 말꼬리를 잡은 적 없고, 중간에 말 자른 적도 없다. 유시민 의원이 노 대통령을 '시대의 미숙아'라고 한 것은 옳은 말이었다. 미숙아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우리 삶의 상식 아니냐.

노 대통령의 생각이 받아들여질 수 없는 시대를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 노 대통령이 자기 생각의 현실화와 한국사회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미숙아인 상태로 나와, 본인도 괴롭고 온 국민을 고생시킨 것 아닌가. 그렇다면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큐베이터는 반드시 8개월만에 나온 아이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성숙시킨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유시민 의원은 언어에 대한 해석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 그동안 많은 사람들과 설전을 벌여왔는데, 상대 토론자들의 장단점을 뽑으라고 한다면.
"유시민 의원은 나름대로 선수다. 준비도 많이 해오고, 새로운 언어와 표현을 항상 고민하는 분이다. 그러나 유 의원을 굉장히 좋아하는 '유빠'도 있지만, 유 의원을 굉장히 싫어하는 계층도 있다. 유 의원은 토론할 때 상대에 대한 배려나 존경이 너무 없다. '그렇게 얘기하면 안된다'며 거두절미하고 들어간다든지, 중간에 말을 짜르면서 상대를 공격한다. 또 가장 위험한 것은, 유 의원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본다는 것이다. 유 의원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분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교환하는 거래 장터가 토론장이라고 생각하는데, 유 의원은 교환 의지가 없다.

최재천 의원은 변호사로서 훌륭했던 것 같지 않다. 변호인은 일단 많이 들어야 한다. 논리가 틀렸다는 것은 판사가 판단할 일이지, 변호사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내가 뭘 질문하면 '그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겠다'면서 시작을 하더라. 이것은 변호사였다면 직무유기다. 토론회에 나와서 그렇게 얘기하면 곤란하다. 인신공격을 막 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하자면 나도 할 게 있었지만, 하지는 않았다.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으면 토론회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고, 나왔으면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토론하기 껄끄러웠던 상대는?
"없다. 누구든지 토론하고 싶다. 국회의원도 좋지만 열린우리당에서 개혁 의지를 갖고 있는 당료들, 평 당원들, 거기서 일하고 있는 여직원들과도 토론을 하고 싶다."

- 가장 편안한 토론 상대는 누구였나?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원내부대표가 유연성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분이어서 얘기가 통했다.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준비를 많이 하는, 노력하는 분이어서 토론하면서 유쾌했다."

- 한나라당이 방송정책과 관련 '방송토론 드림팀'을 구성하고 있다. '선수 명단'에 누가 들어가나?
"가장 중요한 것은 토론회에 나가려는 열정이 있는 분들이 필요하다. 김문수·박형준·공성진·박재완·황진하·윤건영 의원도 상당히 좋은 '이슈 파이터'가 될 수 있다. 중량급에서는 박세일 교수를 높이 평가한다. 경제 쪽에서 이혜훈 의원이 있고, 여성의원 가운데 김희정 의원을 스타로 키워 볼 만하다. 홍준표 의원도 토론에 활기를 불어넣고,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있다."

"'강금실-문재인', 지금도 불륜이라고 생각"

- '강금실-문재인 불륜' 발언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는데.
"카메라 기자들과 농담하면서 '불륜'이라고 했는데,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 공직자로서의 윤리를 어긴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불륜'이라는 것을 이중적으로 쓴 것이다. 내가 그 사람들이었다면 그 민감한 시점에, 더구나 기자들의 눈을 피해서 1시간 반이나 만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분이 무슨 얘기를 했겠는가. 노 대통령의 탄핵 등 공적인 얘기가 오갔을 것이다. 그러나 공직자로서 또 대통령 변호인단 간사를 맡은 분으로서 윤리에 어긋났기 때문에 지금도 불륜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거기에 대해서 해명을 한 적도 없고, 곤욕을 치른 적도 없다. 지금도 부적절한 만남이고, 부적절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 자신의 정체성은?
"예전에는 진보주의자라고 했는데, 노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서부터 보수주의자로 불렸다. 진보냐, 보수냐를 가지고 얘기하지 않는다. 나는 경쟁과 선택, 또는 사유재산을 통해서 나올 수 있는 인간의 에너지를 존중하고 좋아한다. 또 성장을 통해서 빈곤의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철저한 시장경제주의자, 자본주의자다."

- 박근혜 대표 취임 전 반대론을 폈다. 이후에 경선 토론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얘기했다. 박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지웠다고 생각하나?
"지웠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제1야당의 대표가 됐기 때문에 그것으로 이미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 노무현 대통령과 직접 토론을 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해보고 싶다. 그런 기회를 줄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제쳐놓고 응하겠다. 그 분을 예전에 국회의원으로서 참 좋아했지만 대통령으로서는 너무 실망했다. 그런 부분을 툭 터놓고 얘기해보고 싶고, '제발 좀 잘 하시라'고, '우리도 팍팍 밀어드리겠다'고 얘기하고 싶다. 내가 갖고 있는 국가관이나 21세기 전략이라든가, 외교 문제라든가…. 짧은 생각이지만, 지도자라면 남의 허술한 생각이라도 그것을 재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나? '혼전순결'을 주제로 토론할 때 "만약 내 딸이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면 혼전에 적극적으로 잠자리를 권장할 겁니다"라고 말했는데.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은 다 페미니스트다. 여성의 순결에 대해 난 생각이 다르다. 인간이 성관계를 갖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성적으로 맞는 사람인가, 성 관계를 통해서 서로 위로받을 수 있는 관계인가', 이런 것이 결혼하기 전 상견례하고 서로 취향이 같은가 등을 따져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본다. 결혼 생활에서 성이 차지하는 부분은 상당히 크다. 딸이 프랑스에서 생활을 했고, 그런 점에서 나와 얘기를 많이 나눈다.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서 사창가에 가서 여자를 사는 것은 부도덕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처녀성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좋지 않다. 인간과 인간이 만날 때는 정말 진지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온 생애를 내 줄 수 있을 정도의 도덕성은 갖고 있어야 한다."

- 저서 <일본은 없다>를 둘러싼 표절 논란에 대한 입장은.
"이 책은 10년 전 내 경험으로 직접 쓴 책이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에서 신행정수도에 대해서 얘기한다고 할 때 기자실에 있는 기자들은 다 쓰는 것 아니냐. 일본에 대해서는 유재순씨밖에 못 쓰나. 아주 간단한 이치다. 그게 10년 전인데 뒤에서만 시끄럽게 하지, 전면에는 한 번도 안 나타난다. 소송한다고 해서 변호사까지 구해놓고 기다렸는데 (소송을) 안 건다. 좀 황당하다.

지금까지 내가 가만히 있었던 이유는 그 분이 일정한 기관에 몸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신문사와 보조를 맞춰서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같은 여자끼리 싸우는 것도 그렇고…. 그러나 지금은 서프라이즈 같은 곳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언론사에서 어떤 입장을 갖고 나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 언론사도 같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하더라. 유씨의 주장을 앞세워서 언론의 논객이 입장을 밝혔을 경우, 그것도 고소의 요건이 충족이 된다.

이제는 내가 공인이고, 공당에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겠다. 그 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증거가 다 있다. 특히 요즘 들어서 이 문제가 아주 증폭되고 있다. 그 배경이 어디인지 생각하고 있다.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 1980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을 할 때, 서울지역 대학 학보사 편집장들이 모여서 집회와 관련한 회의를 했다. 그런데 행동의 순간에 주요 대학 편집장 중 전 대변인만 안보였다고 하던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똑같이 행동했다. 누가 그런 거짓말을 하나. 당시 회의를 우리 학교에서 했다. 나는 학교에 있다가 연행돼 경찰 버스로 끌려갔고, 그 모습을 외신 기자가 사진으로 찍은 것도 있다. 오히려 옛날에 운동했던 저 같은 사람들은 많은 것을 겪으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서 이렇게 됐다. 반면 그 당시에 학생운동과 관계도 없이, 학도호국단 후보에 오르려고 운동했던 사람들이 민중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때 그 사람이 뭐했는지 내가 다 안다. 그런 얘기하는 사람들은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하나."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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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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