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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부근에 제2롯데월드의 모습.
▲ 석촌호수와 제2롯데월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부근에 제2롯데월드의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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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측이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를 받으며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 해당 공사가 인근 석촌호수와 주변 지하수 흐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빠져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이에 관련해 새로 조사용역을 발주했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9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학과 교수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제2롯데월드 환경영향평가 자료를 보니 터파기 공사가 석촌호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부실하다"면서 "주변 지역 안전을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을 검토하는 서울시 자문위원단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관련기사 : "제2롯데월드 주변에 싱크홀 전조 20~30개 더 있다")

"석촌호수 관련된 지하수 영향평가 없어...정밀 조사해야"

제2롯데월드 담당 지자체인 송파구는 지난 2010년 11월 이 건물에 대한 최종 건축허가를 내줬다.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한 것은 그보다 두 달 앞선 2010년 8월이다.

환경영향평가 내용 중 지하수와 관련해서 예측과 평가가 이뤄진 항목은 크게 4가지다. 평가서에는 공사가 ▲지하수의 유출 및 지하수 이용에 미치는 영향 ▲토공작업시 강우로 인한 우수 유출량 및 토사유출에 의한 영향 ▲현장 투입인원에 의한 오수 발생량 ▲지하수위 변화 대책 등이 수록돼 있다. 사업시행에 따른 인근 지하수오염 가능성을 예측한 자료도 포함됐다.

그러나 공사가 인근 가장 큰 수원인 석촌호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박창근 교수는 "터파기 공사에 따른 지하수 유출량 수치는 계산이 되어 있는데 공사가 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부분은 (분석이) 미흡하다"면서 "석촌호수가 큰 호수니까 당연히 이와 관련된 지하수 영향평가를 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가 이 문제를 지적하는 이유는 최근 석촌호수 주변에 도로가 움푹 파이는 '싱크홀' 현상이 나타나고 호수 수위가 더욱 빠르게 낮아지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수 흐름 변화로 땅 속에서 지반 침식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우려되는 곳은 새로 지어지는 제2롯데월드 건물이 아니라 그 주변 지역의 1,2층 짜리 건물들이다.

박 교수는 "이 주변 지역은 땅 밑에 15~20미터 두께의 모래·자갈층이 있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초공사 없이 지어진 저층 건물들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2롯데월드로 인해서 이 일대 지하수 흐름이 변했을 경우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는 누구도 함부로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안전을 위해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들 불안 해소하려 용역조사 맡겼을 뿐...싱크홀은 하수도 문제"

서울시는 박 교수의 주장에 대해 '환경영향평가에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2롯데월드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시 지하수 영향예측 및 저감대책을 수립해야 하는데 해당 내용은 들어가 있으므로 법적인 기준에 비춰보면 롯데 측에서 제출한 내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박 교수가 제기한 지하수 흐름 변화에 따른 싱크홀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난 17일 "연관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싱크홀은) 학자 대부분이 지적하는 게 아니라 한 두 분이 제기를 하는 내용"이라면서 "싱크홀은 지반이 석회암지대인 일부 지역에서 일어나는 거고 서울시 도로 침하는 대부분 지하에 묻혀있는 하수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과는 별개로 서울시는 지난 9일 '석촌호수 수위 저하 원인조사 및 평가용역'을 긴급 발주했다. 석촌호수 인접 지역 3곳에서 지하 50미터 지점까지 직접 땅을 파고 지질층과 기반암 상태를 조사하고 건설공사가 호수와 일대 지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는 내용이다. 박 교수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지만 제2롯데월드 공사가 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서울시도 확실하게 아는 바가 없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점을 지적하자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어서 실측조사를 동원해서 더 정밀하고 명확하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당초 21일까지 입찰을 받아 9개월간 원인 분석을 할 예정이었지만 입찰에 응한 업체 수가 규정보다 적어 아직 연구업체를 선정하지 못한 상태다.


태그:#롯데월드, #롯데, #서울시, #싱크홀,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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