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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비문에 대한 일본의 공작을 깰 수 있는 해석을 담고 있는 신간
▲ 김덕중의 '태왕의 꿈' 광개토대왕비문에 대한 일본의 공작을 깰 수 있는 해석을 담고 있는 신간
ⓒ 덕산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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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대 초에 옛 고구려 수도였던 집안에서 재발견된 고구려 19대 광개토대왕비에는 『삼국사기』보다 730여년 앞서 기록되고, 거의 원모양을 간직하고 있으며, 고구려인이 자신들의 문장으로 쓴 유일한 고구려 기록이 새겨져 있어 매우 귀중한 사료다.

이 비는 414년(필자는 445년으로 봄)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큰 석비로서 동양의 고대사를 다시 써야 할 사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이를 먼저 접한 일본인에 의해 그 원형과 탁본이 변조되고, 석문과 해석이 의도적으로 왜곡되어 임나일본부설 등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만주를 침공하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우리는 그 가치와 실상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다.

1984년 촬영
▲ 광개토대왕비 1984년 촬영
ⓒ 박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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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우리나라에서도 이 비문에 대해 제법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모의 비석도 여러 군데 세워져 있으나 일본이나 중국에 비하면 비의 주인으로서의 체면이 서지 않을 정도로 턱없이 적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변조·왜곡하여 퍼뜨려놓은 탁본과 석문 및 해석 자료를 가지고 연구가 이루어지고, 한자로 쓰였으되 중국학자들도 잘 해석하지 못하는 사문이다 보니 해석이 아직도 일본의 공작을 깨지 못하고 그 틀 안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게 뜻있는 이들의 지적이다.

그런데 이번에 토종 한학자 김덕중(70세)씨가 24년 동안의 힘든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일본이 변조하기 전의 원문을 찾고, 중국식 한문이 아닌 당시의 고구려식 한문인 태학사문(詞文)으로 바르게 해석한 '130년 만에 풀린 비밀' 『태왕의 꿈』(덕산서원)을 출간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왜곡 의도를 명쾌치 파헤쳐 그 공작을 파괴하고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고대사를 바로잡을 수 있게 되었으니 우리 민족사학계의 큰 경사"라는 것이 관련자들의 반응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초기 광개토대왕비문의 탁본과 석문은 일본인이 공작차원에서 변조하여 만들어 외교가를 통해 널리 알렸으며,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1907년 발간된 『증보문헌비고』에 그대로 실려 있다면서 그 과정을 자세히 밝히고 있다. 당시 홍문관 찬집위원이었던 창강 김택영이 이에 반대하여 현직을 사퇴하고 바로 만주로 가서 재발견 당시 최초로 탁본하여 해석했다는 장백인 영희(榮禧)씨를 만나 원본을 복원하여 출판까지 하였으나 당시 일본의 방해와 우리 정부의 무지로 지금도 국립도서관에서 잠자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비문의 변조과정이나 변조 이전의 원문을 찾는 것인데, 정규사학계에서는 그런 노력이 전혀 없이 일본이 자신들의 의도에 맞추어 왜곡 해석하여 퍼뜨린 자료를 가지고 약간씩의 이견을 내고 있으며,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구려식 사실문인 태학사문을 알지 못하고 관념문인 중국식 한문으로 해석하다보니 일본의 공작적 왜곡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도 소상히 폭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광개토대왕을 '위대한 정복자'가 아니라 '관병(官兵)'이라는 연합군식 군사력을 통해 고대조선의 꿈에 따라 우리의 민족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천제국의 철학'을 실천했던 위대한 영웅으로 재평가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런 훌륭한 연구서를 내놓으신 김덕중 선생의 이 책은 따라서 기존 연구자들이 반성해야 함은 물론 우리 고대사, 고구려 역사, 동아시아 전체의 역사를 바르게 연구해야 할 젊은 학자들에게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2011년 2월 삼균학회 학술대회에서 '고대조선문과 한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바 있으며, 2013년 4월에는 국회도서관에서 있었떤 '광개토호태왕 학술세미나에서도 발표한 바 있는데, '태학사문'이라고 하는 고구려식 한문체계를 찾아서 해석하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나라 고대사료들을 해석하는 데 상당한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동방의 등불 한배달 카페에 일부 내용이 올려져 있다.



태그:#신간, #광개토대왕, #역사왜곡, #고구려, #호태왕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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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를 하였으며, 우리나라 정치이념으로 홍익민주주의를 처음으로 제창하였습니다. 우리의 역사, 문화, 정신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많이 잘못되어 있는 것 같아 이를 바로잡는 것과 관련된 기사를 많이 쓸 것입니다. 사)한배달이 그런 단체이며, 그런 분야에서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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