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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미군문제팀장.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미군문제팀장.
ⓒ 양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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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자소득이 발생한 원인이다.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빼돌려 불법 축적하는 것 자체를 근절해야 하고 아직 남아 있는 미집행금과 이자소득 전체를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 한미 당국은 이 사안을 납세문제로 축소·왜곡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불법 축적과 이자소득에 면죄부를 주려는 기도에 불과하다."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미군문제팀장의 지적이다. 주한미군이 축적한 방위비분담금에서 이자소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줄곧 부인해오던 한미 당국이 23일 처음으로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주한 미군이 7000억 원(지난해 8월 기준) 이상의 방위비분담금을 주한미군 영내은행인 '커뮤니티뱅크'(아래 CB)의 무이자 계좌에 기탁하고, CB는 이 자금을 다시 '뱅크오브아베리카'(아래 BoA)에 양도성 예금으로 다시 예치해 상당규모의 이자소득을 거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 국민의 혈세로 지원한 방위비분담금을 주한미군이 불법전용·축적하고 이자소득까지 올리고 있다는 평통사의 지적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자발생 사실을 인정한 후에도 정부는 "CB가 통상적인 영업 활동에 따라 수익을 발생시켰으나 주한미군이나 미 국방부에 이전된 바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기업인 CB가 이자소득을 얻은 것일 뿐 이는 미 정부와는 관련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해외미군의 금융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에 불과한 CB가 이자소득의 주체라는 한미 양국의 설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또 이미 지난 2009년 BoA 서울지점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금융조회 자료에서 "당 지점은 CB를 통하여 미국정부가 가득한(얻은) 이자소득에 대하여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음"이라고 밝혔다. 방위비분담금 운용을 통해 미국정부가 이자소득을 얻었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유 팀장은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 7년 동안 줄곧 '이자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해온 한미 양국이 이제는 '이자소득은 발생했지만 이를 미국정부가 가져간 것은 아니다'란 또 다른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은 이 문제를 세금납부 문제로 몰아가고 있는데 이는 또 다른 꼼수"라면서 "세금을 납부함으로써 원천적 불법행위인 방위비분담금 전용과 축적, 이자소득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유 팀장과 나눈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인터뷰는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평통사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한미, '이자수익 없다' 거짓말하다 들통나니 또 거짓말"

 지난 2009년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지점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금융거래 서류에는 "당 지점은 커뮤니티 뱅크를 통하여 미국정부가 가득한(얻은) 이자소득에 대하여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음"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지점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금융거래 서류에는 "당 지점은 커뮤니티 뱅크를 통하여 미국정부가 가득한(얻은) 이자소득에 대하여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음"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 양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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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외교부 당국자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액에서 이자수익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동안 평통사에서 줄기차게 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그때마다 한미 양국은 '이자수익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해왔다. 8년 만에 이자소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가 인정한 것 자체는 중요한 사태 진전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이 이자수익이 '자신들과는 상관없다'는 또 다른 거짓말을 하고 있다."

- 미국 정부의 해명이 거짓말이라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지난 2009년 평통사는 국가를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국가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는데, 그 과정에서 BoA 서울지점장이 법원에 금융자료를 제출했다. 이 자료에는 '당 지점은 CB를 통해서 미국정부가 가득한(얻은) 이자소득에 대하여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음'이라고 밝혔다. 이 문서는 BoA 서울지점장이 법원에다 제출한 공식문서이기 때문에 이것이 거짓말이거나 왜곡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문서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 내용은 미국정부가 이자수익을 얻었으며, 이자에서 세금을 원천징수하지 않았다는 점, 또 CB는 경유지일 뿐 이라는 사실이다.

좀 더 쉽게 얘기해보면 축적된 방위비 분담금을 운용하는 주체, 또 수혜자는 미국 정부, 주한미군사령부다. 말하자면 예금주인데, 이자소득은 예금주가 얻는 것이지, 그 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이 이자소득을 가져간다는 게 말이 되는가? CB는 대행기관일 뿐이다. 미 국방부와의 계약관계 속에서 주한미군의 공적 금융 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일 뿐인데, 이자소득을 CB가 다 가져갔다? 상식적으로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설득력 없는 설명이다."

- CB의 법적 성격은 무엇인가. 과거 서울지방국세청은 CB가 미 정부 소속 기관이어서 조세 협약에 따라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는데, 지금 한미 양국의 설명으로는 '미국 사기업'이라는 것 아닌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상 CB의 법적지위는 '초청계약자'다. 즉, CB는 미국정부와의 계약에 따라 주한미군을 위해 한국에서 일하는 군사은행이다. 공무원이냐 민간인이냐를 가를 때면 민간인이지만, 업무의 성격으로 보면 공적 업무를 하는 곳이다. 한미 당국이 CB를 '사기업'이라거나 '통상적인 영업 활동을 하는 기관'으로 규정하는 것은 이 은행이 미국정부의 공적 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감춤으로써 미국 정부가 이자소득을 얻지 않았다는 억지 주장을 하려는 것이다.

과거 국세청은 CB가 마치 미 국방부 소속 기관이라고 해석했는데, 이는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미국 정부나 중앙은행, 이와 관련된 기관일 경우 비과세할 수 있다는 법적근거에 맞춰 과세를 하지 않기 위해 과도한 해석을 한 것이다. 그런데 한미 당국이 이자소득이 발생한다고 인정한 뒤에는 이것과는 180도 완전히 다르게 CB는 민간사기업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그때 필요한 대답을 내놓으려다 보니 CB가 초청계약자라는 객관적 사실을 제대로 보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다."

- 정부는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추징을 검토하겠다고 하는데.
"한미 양국이 이 문제를 세금 납부 문제로 몰아가려고 하는 것은 또 하나의 꼼수다.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은 이자소득이 발생한 근본원인은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2사단 기지이전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불법 전용하고 축적했다는 점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02년 발효된 LPP(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 협정에 따라 미 2사단 이전비용은 미국이 부담하기로 했다. 그런데 미국은 이 협정을 위반하여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기 위해 방위비분담금을 빼돌려서 은행에 예치시켜 놓았고, 이 돈으로 돈놀이를 해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LPP협정 위반이고, 그해 예산은 그 해에 모두 사용하게끔 규정한 국가재정법상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을 무시한 불법행위다. 이를 세금문제로 축소시키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일이다."

-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가장 근본적으로 방위비분담금을 주한미군이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불법 전용하는 것 자체를 막아야하고 아직 남아 있는 미집행금 7100억 원을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 또 3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자 또한 불법적으로 취득한 소득이니 국고환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자소득의 원천이 우리 국민의 혈세인데, 우리가 그 돈을 이자놀이하라고 준 것인가? 세상에 어떤 국가가 남의 나라 돈을 가져다가 빼돌려서 축적하고, 돈놀이해서 자기 정부 호주머니 채우는 일을 하는가. 국익의 관점에서도, 국민정서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가장 먼저 정부 자체 조사, 감사원 감사, 국회 청문회를 통해 이 사건의 진상부터 정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지금까지 불법적으로 축적된 방위비분담금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축적된 자금으로 매년 얼마의 이자소득이 발생했는지, 또 이 이자소득을 최종적으로 누가 가져갔는지, 이런 행위를 비호하고 은폐한 책임자는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아울러 이런 내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9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대한 전면적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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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