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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았지만, 밀양은 여전히 울고 있습니다. 오늘도 움막에서 비닐 한 장으로 긴 밤을 지낼 할매·할배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과연, 송전탑은 밀양 주민들만의 문제일까요? 전국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서울의 에너지 자급률은 3% 정도. 지방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들이 밀양 등의 송전탑이나 가스관을 거쳐 서울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빚을 지고 있는 셈이지요. 어떻게 하면 그 부채를 줄일 수 있을까요? <오마이뉴스>와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기획 <송전탑 없앨 수 있다>를 통해, 에너지 자립의 대안을 살펴봅니다. [편집자말]
'밀양' 하면 한동안 전도연과 송강호 주연의 영화 <밀양>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요. 아마 송전탑 반대 투쟁하는 밀양 할배·할매들의 그 쭈글쭈글한 눈물과 전국에서 모여든 희망버스, 또 전국에서 동원된 경찰 병력과 방패, 곤봉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겁니다.

74살의 밀양 노인 한 분이 '송전탑 건설 반대'를 외치며 분신했다가 숨진 지도 1월 16일이면 벌써 2년이 됩니다. 그러나 송전탑 건설은 중단되기는커녕 공사 현장을 경찰이 철저히 에워싸 아무도 못 들어오게 막아 놓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공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밀양은 '경찰도시'가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밀양 송전탑 건설에 숨은 야심

사실 이 송전탑은 핵 발전소를 더 지어 언제든 핵무기도 만들고 돈도 더 벌고자 공모한 국가와 소수 핵 관련 산업 종사자들, 돈을 받고 이를 옹호하는 언론인들과 교수들 등 이른바 '핵마피아'들이 벌이는 위험천만한 도박입니다.

밀양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 함께 사는 길 2013년 11월호 표지
 밀양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 함께 사는 길 2013년 11월호 표지
ⓒ 함께사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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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준위 핵폐기물인 플루토늄은 언제든 핵무기로 바뀔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핵발전소는 핵무기 제조공장입니다. 1953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가 유엔총회에서 20세기 최대 사기극인 '핵의 평화적 이용'을 선언한 것은 오직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였습니다.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전 세계 31개 핵발전소 운영국가를 보면 모두 부국강병을 추구하는 강한 국가주의 나라들입니다.

탈핵을 선언하고 실천하는 독일과 달리 프랑스에서 핵발전소 반대 운동이 미미한 이유는 뭘까요? 연방주의를 채택한 독일과 달리 프랑스는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고, 또 독일에 점령당했던 과거 때문에 프랑스 인민들이 강한 국가를 원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란과 북한도 그렇고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핵마피아들의 활약상은 지난 2009년 정부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아랍에미리트(UAE) 핵발전소 400억 달러 수출 사건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 해 UAE 원전 수출 계약 성사를 기념하기 위해 12월 27일을 법정기념일 '원자력의 날'로 제정했지만, 정권이 바뀐 지난해 4주기엔 행사도 열지 않았습니다(관련기사 : '원자력의 날'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

이 뿐만 아니라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값싼 단가, 가동 경험도 없는 APR1400 원전의 60년 가동 보증, 100억 달러 금융지원, 특전사 파병,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핵폐기물 처분 보증 등 계약 내용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앞으로 한국은 400억 달러를 훌쩍 넘는 엄청난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핵마피아들이 건재한 것은 이런 손해쯤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국가 예산으로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해에 100회 이상의 탈핵 강연을 하고 있는 <한국 탈핵> 저자 김익중 교수는 핵발전소 밀집도가 벨기에 다음으로 높은 한국을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발전소 폭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단언합니다. 수명 연장된 고리와 월성 핵발전소는 그야말로 시한폭탄입니다. 바로 그 고리와 월성에 핵발전소를 더 짓기 위해 초고압 송전탑을 무리하게 짓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물쓰듯 쓰는 전기, 이게 다 '빚'입니다

게다가 핵발전소 전기는 재벌 기업들과 도시 주민들, 특히 수도권 시민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서울에는 핵발전소가 없기 때문이죠. 서울의 거대 규모 발전소는 당인리 화력발전소 하나 뿐입니다. 전기사용량에 반해 서울의 전기 자급율은 3%에도 못 미칩니다. 당연히 서울 시민들이 나서서 전력자급율을 높여야 합니다.

헐값 핵전기가 에너지전환을 막고 있다. 도시 야경 이미지.
 헐값 핵전기가 에너지전환을 막고 있다. 도시 야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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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인당 전기소비량은 7691kWh로 미국의 1만2417kWh보다는 적지만 일본, 프랑스, 독일보다 더 많습니다(2010년 기준). 게다가 한국의 산업용 전기 한계비용은 킬로와트시(kWh) 당 90원으로 OECD 평균 200원에 견주면 턱없이 낮습니다.

누진제에 따른 가정용 전기의 실질한계비용 추정치인 200~250원과 비교해도 1/3밖에 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대기업들이 내야 할 전기요금을 가정에서 더 내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 정부가 해마다 세금으로 대기업 전기요금을 부담해 주고 있는 셈입니다.

전력 사용량 상위 3개 기업인 현대제철, 삼성전자, 포스코의 전기소비량은 광역시 하나의 전기소비량과 맞먹는다.
 전력 사용량 상위 3개 기업인 현대제철, 삼성전자, 포스코의 전기소비량은 광역시 하나의 전기소비량과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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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러하니 대기업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전력 소비 상위 1%가 총전력의 64%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체의 제품 제조원가 가운데 전력 비용은 겨우 1% 남짓밖에 안 됩니다. 전력 사용량 상위 3개 기업인 현대제철, 삼성전자, 포스코의 전기소비량은 광역시 하나의 전기소비량과 맞먹습니다.

모든 전기는 1차에너지(화석연료, 우라늄 등)를 불태워 만듭니다. 그런데 1차에너지의 1/3만 전기로 변환되고 나머지는 온실가스로 배출,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됩니다. 그런 이런 고급 에너지를 다시 열로 바꿔 겨울철 난방을 하는 것, 전기로 철강을 녹이는 철강회사들의 행동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이 겨울철 난방용 전기 소비의 주범입니다.

말하자면 수도권 주민들이 밀양의 할배 할매들을, 고향에 계신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사지로 몰고 있는 것이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너무 심한 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서울 한강 변에 용산 미군기지보다 더 넓은 거대한 핵발전소가 들어서고 자신의 집 위로 100m 높이의 괴물같은 거대 송전탑이 지나간다고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전자파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대한전기학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밀양에 설치될 765kV 송전탑의 1년 평균 노출 전자파량은 80m 이내에서 3.8mG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기준치인 1mG보다 3배나 높습니다. 이런 '괴물'같은 송전탑, 없앨 수 있습니다, 핵발전소 폐쇄할 수 있습니다. 그럴려면 밀양의 저 힘없는 할배·할매들이 아니라 수도권 시민들, 그 중에서도 갖가지 특권을 누리고 있는 서울 시민들이 먼저 책임지고 앞장서야 합니다.

독일 메르켈 정부가 탈핵을 선언한 이유

핵마피아들은 온갖 언론 매체를 동원해서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핵발전소와 화석연료 발전소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재앙을 생생하게 경험했으면서도 아직도 이런 주장을 늘어놓다니, 인간의 어리석음과 어리석음이 빚은 그 강심장에 그저 놀랄 뿐입니다.

핵발전소의 대안은 명명백백 합니다. 해와 바람과 물과 바이오가스 등 재생가능 에너지가 대안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압니다. 핵마피아들만 애써 고개 돌려 외면할 뿐입니다. 이미 덴마크는 바람발전 하나만 해도 전력 공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재생가능에너지로 만든 전기가 35%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재생가능에너지가 결코 해답은 아닙니다. 지금과 같은 전기소비는 그 어떤 재생가능에너지로도 불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혁명적인 에너지 절약이 최우선의 과제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대기전력만 절약해도, 안 쓰는 가전제품과 컴퓨터의 플러그만 뽑아도 10%에 가까운 전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주택과 건물의 단열만 제대로 해도 1/3 이상의 전기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은 시민들이 에너지 주권자로서의 자각과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면 금방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전혀 무모하지 않은 상식의 정책입니다.

에너지 주권자로서의 각성은 에너지 독재 체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입니다. 후쿠시마 직후 수십만 독일 시민들의 탈핵 시위가 메르켈 정부의 탈핵 선언을 이끌어 냈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한전 중심의 에너지 집중과 독점 구조는 하루라도 빨리 바꿔야 합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시급히 현실화 시켜야 합니다.

송전탑 없애는 방법? 햇빛만으로도 충분
햇빛발전소 설립을 위한 준비.
 햇빛발전소 설립을 위한 준비.
ⓒ 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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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송전탑이 필요없습니다. 햇빛은 청구서도 보내지 않습니다. 빛은 그 많은 경찰 병력을 동원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햇빛을 어떻게 쓸 수 있냐고요? 지금 당장 우리집 베란다와 창문 밑에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우리집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면 됩니다.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에서는 직거래 공동구매의 협동조합 방식으로 송전탑을 없애고 공유경제를 실현하는 250W <우리집 햇빛발전소>의 가격을 55만 원까지 낮추었습니다.

서울에서부터 먼저 1000명의 햇빛도시 개척단원(Solarcity Messenger)들이 우리집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면서 <밀양 송전탑 없애기 햇빛버스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이 햇빛버스는 서울에서부터 밀양으로, 울진으로 삼척으로 영광으로 핵발전소가 있는 어느 곳이면 어디든 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지금 당장 학교와 공공기관 지붕에, 우리집과 우리 아파트 지붕에 마을 사람들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십시일반 출자해서 시민햇빛발전소를 지으면 됩니다. 이게 시작입니다. 햇빛도시로의 첫걸음입니다. 송전탑을 밑에서부터 허무는 개미들의 즐겁고 따사로운 반란입니다.

경남 밀양 동화전마을에 있는 송전탑 반대 농성 움막.
 경남 밀양 동화전마을에 있는 송전탑 반대 농성 움막.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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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월 16일은 2년 전 밀양에서 분신한 어르신의 추도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이날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전국의 햇빛발전협동조합들이 생협 조합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노동조합 조합원들, 그리고 뜻있는 일반 시민들과 함께 햇빛버스를 타고 밀양에 갑니다.

독립형 우리집 햇빛발전소를 싣고 밀양에 가서 고 유한숙 어르신 분향소와 송전탑 반대 농성장, 마을회관 등에 설치할 것입니다. 그래서 밀양에서부터 송전탑 필요없는 청정 햇빛전기를 사용할 것입니다.

밀양의 햇빛버스는 송전탑을 없애는 출발점입니다. 밀양의 송전탑과 핵발전소, 서울에서부터 없애 나가야 합니다. 서울 시민들이 모두 자신의 집에 우리집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는 날, 그날이 바로 송전탑이 사라지고 핵발전소가 폐쇄되는 날입니다.

햇빛도시 개척단원(Solarcity Messinger)이 되실 분, 우리집 햇빛발전소 설치하실 분, 밀양에 우리집 햇빛발전소 보내실 분과 단체는 지금 즉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즉시 응답해 드리겠습니다.

☞햇빛도시 개척단원 신청하러 가기

덧붙이는 글 |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02-383-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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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민주적 대안언론에 참여하는 것이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역사와 노동과 생태 문제에 관심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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