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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정승조 합참의장, 김관진 국방장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정승조 합참의장, 김관진 국방장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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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장병 정신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인 국방정신전력원(정신전력원)을 연내 설립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김관진 국장부 장관은 지난 9일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참석한 군무회의에서 올해 12월까지 정신전력원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정신전력원은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설립된 국군정신전력학교가 모태로 이후 국방정신교육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국방정신교육원은 국민의 정부 초기인 1998년 시대 조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폐지된 바 있다. 연내 정신전력원이 설립되면 폐지된 후 15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신전력원은 야전부대 지휘관과 정훈 장교 등 장병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간부들을 교육하고 정신교육 콘텐츠를 개발·생산하게 된다. 합동군사대 소속으로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 자리를 잡고 ▲ 정신교육 콘텐츠 개발 ▲ 지휘관 교육 ▲ 정훈장교 교육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원장은 정신교육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장성급 현역 군인이나 국장급 민간 전문가 중에서 발탁할 방침이다. 교수진은 육군 종합행정학교·해군 교육사령부·공군 교육사령부 등의 정신전력 관련 전문 인력을 통합한 40여 명이 맡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 정신교육을 각 군에 맡기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종북교육 등에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낳기도 했다"며 "정신전력원이 설립되면 전문성과 일관성을 갖춘 장병 정신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정신교육원이 사상교육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정신전력원은 전투형 부대 육성을 위한 군인정신 함양과 국가관 및 안보관 확립에 강조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신전력원 설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과거의 사례로 볼 때 군의 정신교육 강화는 특정정치 세력에 편향된 교육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민주 "박정희 유산 '정신전력원' 설립 안돼" 

당장 민주당은 12일 국방부의 정신전력원 설립계획에 반대하며 백지화를 요구했다. 민주당 김영근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현안논평에서 "국방부는 시대에 뒤떨어진 국방정신전력원 설립계획을 즉각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15년 전에 국방정신전력원이 없어진 이유는 시대조류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군의 정신교육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장병들에 대한 사상검증에 악용됐기 때문"이라고 과거 국방정신전력원 폐지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또 "유신시대의 회귀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 국방정신전력원을 세우겠다는 저의가 무엇이냐. 박정희 정권 하에서 세워졌다가 없어진 이 학교를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해서 다시 부활시키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실제 군에서 정신전력을 강조하고 이것을 교육하는 별도의 기관이 만들어 진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0월 유신을 선포한 이후부터다. "국방력을 항상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군내 유신사업을 강력히 전개함으로써 사회혁신의 본보기가 되라"는 국방장관의 당부(1973.1.5 해병대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유재흥 국방장관 발언)가 나오거나 "구타 없는 유신군대"라는 표어가 병영에 붙기도 했던 시절이다.

1973년 1월 20일 국방부를 연두순시한 박 대통령에게 유재흥 국방장관은 '유신과업과 남북대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방중점시책' 중 하나로 "전 군의 유신정신 함양과 정신무장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이후 1975년 1월 국방부를 초도순시한 박정희 대통령이 군 정신전력에 대해 역설하고 정신전력강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지시하자, 국방부는 그해 10월 29일 육군 교육참모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8명의 군 정신전력 강화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대만을 시찰하고 그 결과와 당시 한국군의 제도를 고려하여 정신전력강화 간부요원 양성방안 등 한국군의 정신전력 강화방안을 연구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국방부 순시에서 나온 '정신전력'

 1975년 5월 23일 박정희 대통령이 최전선에 배치되어있는 한국군 부대를 시찰, 근무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1975년 5월 23일 박정희 대통령이 최전선에 배치되어있는 한국군 부대를 시찰, 근무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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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전 육군본부 정훈감 표명렬(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예비역 준장은 저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에서 국방부가 대만군의 '정치작전제도'를 연구모델로 삼았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대만의 사례를 연구했던 것은 중국 국공내전에서 국민당군이 중국 대륙을 빼앗기고 타이완으로 쫓겨 온 후, 여러 해 동안 패전의 원인을 연구해 내린 결론이 바로 군대가 '민심'을 얻지 못하고 '군심'을 잃었기 때문이었다는 데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6년 6월 29일 정신전력강화방안 시행준비위원회에서는 정신전력강화를 위한 간부요원 양성기관으로 국군정신전력학교 설치(안)을 작성하여 국방부장관의 재가를 받았다. 국군정신전력학교 설치(안)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1977년 2월 14일 대통령령 제8443호로 공포됐고, 그 해 9월 5일 국군정신전력학교가 창설됐다.

이후 국군정신전력학교는 국방정신교육원으로 이름이 바뀌어 유지되다 지난 1999년 폐지됐다. 당시 정신교육원 교육의 상당 부분이 공산주의 또는 진보적 정치이론을 비판하는 내용이었고, '고토 수복론'과 같은 비합리적인 역사교육도 포함되어 있었다. 때문에 이번 국방부의 정신전력원 부활 추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정신교육원이 폐지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리 만들기", "사상교육 위한 꼼수" 지적도

군사평론가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은 1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국방부가 전투형 군대를 만들겠다는 명분을 앞세워서 '자리 만들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편집장은 또 "정신전력원은 안보논리를 조직 확장에 이용하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필요하지도 않은 구시대의 유물에 예산과 조직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장병들도 '군복 입은 시민'으로서 특정 정치세력에 편향되지 않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정신전력원이 과연 정치적 균형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해 군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당시 통합진보당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하는 정신교육을 진행하다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정신전력원은 불필요한 조직"이라고 단언했다. 임 소장은 특히 "정신교육을 각 군에 맡기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종북교육 등에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낳기도 했다"는 국방부의 설명에 대해 "정신전력원이 만들어지면 통일된 정훈병과에서 통일된 종북교육을 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마치 사회주의 국가의 정치장교 역할을 하는 현재 정훈병과의 문제점에 대한 반성 없이 정신전력원을 만들겠다는 하는 것은 군이 사상교육을 하기 위한 꼼수 아닌가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서방국가 군대에서는 정훈(TI&E: Troop Information and Education) 또는 정신교육이라는 용어 자체가 쓰이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지휘정보'(CI, Command Information)란 개념을 사용하는 미군은 지휘관이 필요할 때마다 뉴스레터 형식으로 기회균등과 관련한 교육, 영외 범죄 예방 교육, 성범죄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할 뿐 주적을 가정하고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한국군과 같은 정신교육은 따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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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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