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왜 대안학교를 만드나. 학교가 교육다운 교육을 못하기 때문이다. 일반계 학교의 경우 40명 중에 3명만 수업에 참여하고 나머지는 자거나 장난을 친다고 한다. 대안학교는 교육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다. 모든 학교가 다 대안학교가 되어야 한다."(김용택).

"왜 한 학기에 꼭 두 번 시험을 쳐야 하느냐. 듣기 싫은 수업인데 꼭 50분간  해야 하고, 듣고 싶은 수업을 50분만 하고 말아야 하느냐.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교육과정이 엄격하고 재미없고 비교육적인 과정은 없을 것이다. 모범생이든 문제아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이종태).

14일 저녁 경남 창원 태봉고등학교(교장 여태전) 도서관에서 열린 "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토론회에서 다양한 교육견해들이 쏟아졌다. 전국에 공립대안 고등학교는 3곳(경기 대명고, 전남 한울고, 경남 태봉고)인데, 태봉고는 전국 첫 '공립 기숙형 대안학교'다.

 전국 첫 기숙형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가 개교 4주년을 맞아 14일 저녁 학교 도서관에서 "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생과 교사는 물론, 학부모들도 대거 참석했다.
 전국 첫 기숙형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가 개교 4주년을 맞아 14일 저녁 학교 도서관에서 "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생과 교사는 물론, 학부모들도 대거 참석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이 학교가 개교 4주년을 맞아 '담쟁이 토론회'를 열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를 비롯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 학교 졸업생 학부모뿐만 아니라 이 학교에 근무했다가 다른 학교로 옮겼던 교사들도 보였다.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학부모회 한양하 회장은 "사람도 네 살이면 할 말이 참 많을 나이고, 자유롭게 정말 많은 말을 해야 할 나이이며, 그런 자유가 태봉고에서 많이 퍼져나갔으면 한다"고, 홍명지 학생회장은 "네 살이면 어린데 씩씩하게 잘 커 나가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용택 "학생 선발권은 학교에 일임해야"

김용택 전 태봉고 설립TF팀장은 발제를 통해 대안학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교가 무엇을 하는 곳이냐"는 질문을 던진 그는 "학교는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곳이다. 해서는 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분별하도록 길러내는 것이다. 학교가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첫 기숙형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가 개교 4주년을 맞아 14일 저녁 학교 도서관에서 "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발제한 김용택 전 태봉고 설립TF팀장.
 전국 첫 기숙형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가 개교 4주년을 맞아 14일 저녁 학교 도서관에서 "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발제한 김용택 전 태봉고 설립TF팀장.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이어 "대안학교를 만들자는 것은 교육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모든 학교가 다 대안학교가 되어야 한다. 전국에 공립대안학교가 세 곳밖에 없는데,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게 핵심이고, 그 다음이 지식"이라고 덧붙였다.

"일류 대학에 가도록 하기 위한 교육만 하는 게 학교냐"고 한 김 전 팀장은 "우리 교육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며 "학교는 철학을 가르쳐야 하고, 철학이 없으면 학문도 필요 없다. 철학은 나는 누구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고,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문제다"고 설명했다.

대안학교의 학생 선발권을 누가 가질 것이냐에 대해, 그는 "교육청에서 이런 학생을 받아야 한다고 간섭하거나, 평균 이하 학생을 받으라고 하는 간섭을 하면 대안학교는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어느 분야를 잘하거나 못하는 학생이 있듯이, 다양한 학생들이 골고루 섞여 있는 사회가 이상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공립대안학교는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만 받으라고 하면 안된다"며 "설사 된다고 해서 따로 집단을 만들어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태봉고는 '문제학생'만 받으라고 하면 안된다. 학생 선발권은 학교에 일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교 부적응 학생만 모아 교육하는 것에 대해, 김 전 팀장은 "얼핏 생각하면 좋고, 거기 나와서 사람만 되면 얼마나 좋겠나. 그런데 안된다. 낙인 이론이 있는데, 거기 나왔다고 낙인을 찍어 버리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이냐. 그렇게 하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태봉고는 학업 우수 학생과 평균 이하 학생들을 골고루 선발해 오고 있다.

대안학교의 교사 선발권에 대해, 그는 "범생이는 학교 부적응아를 이해하지 못하고, 범생이는 범생이만 이해한다. 범생이였던 교사가 학생한테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판검사도 될 수 있다고 하는 데 그것은 문제다"며 "대안학교의 생각을 가진 교사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점수를 따서 교장, 장학사가 되겠다는 야망을 가진 교사는 대안학교에 올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에 대해, 그는 "태봉고 교장은 학부모 교육부터 시작했다"며 "학교만 하는 교육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서 함께 해야 한다. 처음에는 부모들이 아이의 마음만 잡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대학에 가면 좋겠다고 하는 식으로 바뀌는데, 학부모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교장 중임문제를 거론했다. 태봉고 교장은 공모제로 뽑고, 임기가 4년이다. 김용택 전 팀장은 여태전 교장을 거론하면서 "재임용이 안되면 다른 학교로 가야 할 입장"이라고 하자 학생들은 "왜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태봉고는 4년간 닦아 놓은 철학을 계속 연결해 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대안학교 철학을 가진 교장이 누구냐? 이런 문제를 갖고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성열 "공교육에 대안교육 요소 확산시켜야"

토론이 이어졌다. 김성열 경남대 부총장이 서울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해 고창규 교수(교육학)가 토론문을 대신 읽었다. 김 부총장은 "대안교육은 분명 공교육의 다양화를 선도하고, 기존 공교육 체계에서 학교현장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며, 교육복지를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태봉고는 스스로 내세우는 '서로 배우고 함께 나누는 행복한 사람'을 얼마나 잘 길러내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해 나가야 한다"며 "태봉고에 대한 약간의 시기 어린 시선을 물리치고 공립의 대안고등학교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국 첫 기숙형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가 개교 4주년을 맞아 14일 저녁 학교 도서관에서 "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전국 첫 기숙형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가 개교 4주년을 맞아 14일 저녁 학교 도서관에서 "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김 부총장은 "태봉고 입학생들은 불리한 계층의 자녀들이 대다수인데, 이들이 지식기반 사회에서 높은 삶의 질을 향유할 수 있게 하려면 계속해서 학습하는 데 필요하거나 직업세계에서 요구하는 지적인 능력의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학교장에 대해, 그는 "교장직무수행능력을 갖춘 리더라야 하고, 보스여서는 안된다"며 "교육청은 좋은 학교장을 선임할 수 있는 방법을 구안하고 실천해야 하며, 일방적 임명보다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모 방식을 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김성열 부총장은 "공교육 체계가 해체되고 대안교육이 교육의 새로운 정형으로 자리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공교육체제에 대안교육적 요소를 확산시키는 것이고, 그것은 곧 공교육체제의 학교들을 다양화 하고 그것의 획일성을 완화하는 일"이라고 제시했다.

이종태 "대안학교는 문제아 격리 수용소 아니다"

이종태 한울고 교장은 "최근 공립대안학교가 늘어나는데 다행스런 일"이라며 "대안학교를 위기청소년을 위한 학교라고 보면, 일반계 고등학교 1/4 정도는 대안학교로 전환해야 한다. 경남과 전남에서 시동을 잘 걸었고 앞으로 2~3년 안에 전국 광역교육청 중에 절반 정도는 공립대안학교를 설립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슴 속이 시원하지 않다. 지금 대안학교를 설립하려고 하는 교육청 관계자나 교육감 등은 대안학교를 도깨비 방망이로 생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렇게 한다고 해서 학교 부적응 학생을 일시에 해소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학업 중도 탈락자가 경남에만 한 해 3000명 정도라고 하는데, 공립대안학교를 설립해서 그런 아이들을 모아 놓으면 저절로 성장하는 게 아니다. 대안학교가 마치 문제아들의 격리 수용소로 인식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장은 "스스로 배움을 찾아가도록 만드는 게 대안학교다"며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교육과정이 엄격하고 재미없고 비교육적인 과정은 없다고 본다. 중앙정부부터 정책을 바꾸려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적응 학생의 집합소로 생각한다면 대안학교가 아니다. 모범생이 왔던 문제아가 왔던 차별이 없어야 한다. 한쪽으로만 규정해서 거기에 맞는 학생만 넣으려고 하는 게 틀렸다"며 "학교는 다양한 욕구를 가진 학생들이 모이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하며, 그런 교육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업 부적응 학생의 격리수용소가 되지 않으려면 적절히 안배하고 조화롭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태봉고는 잘했고, 앞으로도 그런 기조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첫 기숙형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가 개교 4주년을 맞아 14일 저녁 학교 도서관에서 "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토론에 앞서 여태전 교장과 김용택 전 팀장, 홍명지 학생회장, 한양하 학부모회장(오른쪽부터)이 떡케익 자르기를 하는 모습.
 전국 첫 기숙형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가 개교 4주년을 맞아 14일 저녁 학교 도서관에서 "공립학교에서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토론에 앞서 여태전 교장과 김용택 전 팀장, 홍명지 학생회장, 한양하 학부모회장(오른쪽부터)이 떡케익 자르기를 하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이종태 교장은 "태봉고에서 학부모 교육을 함께 실시했던 것은 잘 했다고 본다"며 "그러나 현재 리더십이 바뀌면 위태롭다고 보고, 태봉고의 성과를 확실하게 반석 위에 올려놓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동 과장 "태봉고는 전국 대안학교의 모델"

경남도교육청은 공립대안학교에 어떤 정책을 갖고 있을까. 경남도교육청(교육감 고영진)은 정부의 기숙형 장기 위탁교육기관인 위스쿨(Wee School) 공모에 선정되어, 현재 진주에 공립대안중학교(꿈키움학교) 설립을 위한 공사를 벌이고 있다. 태봉고는 권정호 전 교육감 때 설립됐다.

김선동 경남도교육청 학생안전과장은 "태봉고의 모습을 경남도내 학생들에게 많이 들려주고 있다"며 "태봉고 4년은 축하할 일이었고, 전국의 많은 대안학교에서 태봉고가 모델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각 학교에서 학업 중단자가 끊임없이 나오고, 한 해 전국 6~7만명, 경남만 3000명 정도다"며 "학교 부적응으로 상당수가 학교를 떠나고 있다. 현재 교육감께서는 '스카이대학'(서울․고려․연세대)에 3000명 보내는 것을 자랑하지 말고 중도 탈락자 500명을 줄인 것을 자랑해야 한다고 한다. 대안학교 방향도 학업 중단자를 줄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 광역교육청마다 모두 학업 중단자가 늘어났는데, 경남만 유일하게 줄었고, 20% 정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위스쿨'에 대해, 그는 "문제아, 부적응아의 수용소가 아니라, 태봉고와 같은 모델의 대안특성화 중학교다"며 "제도권 안에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갈 때 고민하다 태봉고를 선택했다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가는 데도 고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만들어진 학교가 '꿈키움학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학교가 대안적 교육과정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고, 법 테두리 안에서 하다 보니까 그렇다"며 "모든 학교에 어려움이 있다면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그래서 학교 안에서 '대안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봉고에 대해 '귀족학교'라거나 '수시 위탁을 왜 받지 않느냐', '학생 1인당 지원비가 많다'는 오해가 있다고 한 그는 "그것은 바깥사람들이 만들어 내고 있지, 교육청이나 교육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태봉고는 대안특성화고로, 문제아를 보내는 기관이 아니라고 설명하며, 문제아에 대해서는 대안위탁교육기관으로 안내를 해주고 있다"고, "태봉고에 교육비가 많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거기에 비하면 특수학교에는 엄청난 돈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동 과장은 "좀 더 큰 안목으로, 중장기적인 시설 투자 계속 속에 태봉고를 개교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든다"며 "지난 성과에 큰 박수를 보내고, 태봉고가 배움 공동체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