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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 중앙로 2가에 위치한 '제천여성도서관' 전경
 충북 제천시 중앙로 2가에 위치한 '제천여성도서관' 전경
ⓒ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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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출입 제한을 놓고 인권위로부터 시정권고 조치를 받은 데 이어 시민단체인 남성연대와 갈등을 빚었던 전국 유일의 여성전용 공공도서관인 충북 제천시립 여성도서관(이하 여성도서관) 문제 해결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도서관측이 7일 남성출입을 허용하라는 인권위 조치와 남성연대의 요구를 수용해 도서관 1층 일부(33㎡)를 남성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로 새 단장했다고 밝혔지만 남성연대가 전면허용 주장을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

제천시-여성도서관 "남성출입 가능한 북카페 만들어"

제천시와 여성도서관은 7일 "도서관내 1층 일부(33㎡)에 북카페를 만들어 남성들의 출입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카페는 여성도서관과 같은 건물 1층에 있으며 이곳에는 자판기와 음료수대, 20~30명이 한꺼번에 들어와 책을 읽을 수 있는 탁자를 들여 놓았다"면서 "보유한 책은 700~800권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남성연대가 지난해 지적했던 여성도서관 화장실 사용 제한 문제와 관련해 "여성도서관 1층의 남자 화장실은 물론 북카페 맞은 편 시민회관 화장실, 인근의 중앙공원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제천시 여성도서관 문제는 지난 2011년 한 시민의 인권위 진정을 계기로 불거진 바 있다. 시민 장아무개씨는 '공공도서관이 여성전용도서관 형태로 운영돼 남성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취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이같은 진정에 대해 지난해 2월 7일 "공공도서관을 여성 전용으로 운영하는 것은 남성에 대한 평등권 침해"라면서 "남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제천시에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인권위 권고에도 불구하고 여성도서관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같은해 7월 남성연대가 여성도서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남성출입을 허용하라'는 요구조건을 내걸고 퍼포먼스를 펼친 데 이어 진입을 시도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시 남성연대는 "도서관은 지식의 창고이자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나이 성별 직업을 포함해 그 어떤 차별도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여성도서관 앞에서 퍼포먼스를 펼친 데 이어 남성연대는 도서관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남성들에게도 출입증을 발부해 달라며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내밀고 도서관 내부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지난해 7월 여성도서관 앞에서 퍼포먼스를 펼친 데 이어 남성연대는 도서관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남성들에게도 출입증을 발부해 달라며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내밀고 도서관 내부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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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연대 "도서관 전체에 대해 완전개방해야"

여성도서관 남성출입 허용 문제는 최근 남성연대가 2월경 집회를 예고하면서 다시 한 번 수면위로 떠올랐다. 남성연대가 자신들 홈페이지에 여성도서관 문제를 다시 한 번 거론하면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것. 이에 여성도서관측은 7일 도서관 1층에 '북카페'를 만들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는 8일 오전 이같은 여성도서관측의 입장에 대해 "북카페를 만들고 화장실이 일부 개방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도서관 전체에 대해 완전개방을 하라는 게 저희의 입장이다, 여성도서관측이 향후에 점진적으로 개방을 확대해 간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최종적으로 남성출입을 이 정도 선에서 그친다면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동현 여성도서관 관장은 기자가 이같은 남성연대 입장을 설명한 후 방침에 대해 묻자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걸로 끝이다, 더 이상 개방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같은 양측의 입장 차이가 다시 한 번 확인됨에 따라 남성출입 허용 여부를 놓고 양측의 갈등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카페가 도서관 건물 1층 일부에 세들어 있던 '아름다운가게'가 나가면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여성도서관이 인권위 권고나 남성연대의 요구인 '남성의 도서관 출입'을 받아들였다고 보기 힘든 부분도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천 여성도서관은 어떻게 설립?
1994년 개관한 여성도서관은 제천경찰서 수사과장을 역임한 고 권오성씨의 부인 고 김학임 여사(1922~1997)가 '지역여성들의 지적능력 개발을 위하여 사용해 달라'며 8억 상당에 이르는 현재의 부지를 쾌척했고 제천시가 8억 원 상당을 투자하여 1994년 개관한 바 있다.

이후 시설이 노후화 되자 2007년 시비 5억 7000만 원을 투입해 리모델링한 후 2007년 12월 26일 재개관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여성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965㎡ 규모로 144석의 열람석과 함께 수유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 이용자는 400~500명에 이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남성연대, #여성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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