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드디어 대통령선거 난타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선 후보와 참모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약과 주장을 쏟아냅니다. 이에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날마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모니터해 신뢰할 만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 누리꾼이 직접 참여하는 '함께 검증하는 뉴스'도 운영할 것입니다. 대선후보 사실검증 '오마이팩트'에 누리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이메일 politic@ohmynews.com, 트위터 @ohmy_fact)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오마이뉴스> 제18대 대통령후보 사실검증팀 소속 기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편집국 회의실에서 '중간점검 잡담'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제18대 대통령후보 사실검증팀 소속 기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편집국 회의실에서 '중간점검 잡담'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좌천당한 기자들이 모였다' '특정 후보의 낙인 효과를 노렸다' 등 무수한 의혹이 제기됐던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이 진상규명(?)을 위해 나섰다.

<오마이뉴스>는 <뉴욕타임스>, <폴리팩트>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팩트 체크(Fact check, 사실검증)' 기법을 참고, 지난 1일부터 대선후보 사실검증팀을 운영하고 있다. 검증대상은 유력 후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사람과 각 캠프 관계자들의 '말'이다. 캠프에서 낸 보도자료나 현수막, 선거광고 등도 검증대상이다.

사실검증팀은 취재 후 검증대상을 '진실, 대체로 진실, 논란, 대체로 거짓, 거짓'으로 평가해 '피노키오 지수'를 매기고 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늘어나는 피노키오처럼, 검증 결과가 '거짓'이면 해당 후보의 피노키오 지수는 2점 늘어나고, 코가 길어진다. '진실'이면 2점, '대체로 진실'이면 1점을 빼고, '대체로 거짓'이면 1점을 더한다. '논란'은 점수가 없다.

정보 전달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기 위해 만든 피노키오 지수는, 각 후보 지지자들에게는 민감하게 보일 수 있다. 검증대상이 통계 수치일 경우 '말꼬리 잡는다' '쪼잔하다'는 반응이 나오거나 '특정 후보는 왜 이렇게 코가 짧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는 이유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 구영식·김도균·홍현진·박소희 기자는 한 목소리로 "세 후보 모두 똑같이 검증 대상이고, 작은 숫자여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3일 사퇴 선언으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이후 검증대상에서 제외됐다. 김부겸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됐을 경우 현행선거법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이 안 후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말한 내용은 이날 저녁 식사 이후 배치예정으로 대기중이었으나 안 후보가 오후 8시 20분에 전격사퇴선언을 하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그의 주장과는 달리 민주당은 직접 자금지원 외에 대부분의 선거지원활동을 할 수 있다(안철수로 단일화돼도 민주당 '선거운동 지원' 가능하다).

다음은 22일 오후 한 시간 넘도록 끝나지 않았던 사실검증팀의 '수다'이다. '수다 교통정리'는 사실검증팀과 공약검증팀을 총괄하는 황방열 기자의 몫이었다.

"아이템 잡는 건 힘든데... 똑같이 검증하는데도 불필요한 오해 살 수 있더라"

사회자 황방열(아래 사회) : 11월 1일부터 사실검증팀 활동을 시작해 22일까지 검증기사 39개를 썼다. 

박소희(아래 박) : 외국에서 '팩트 체크(Fact check)'를 한다는 걸 듣고 관심이 있어서 많이 기대했다. 근데 막상 쓰는 처지가 되니까 아이템을 잡는 게 힘들었다. 아직까지 후보들이 발언을 많이 내놓고 있지 않다. 요 며칠 사이에 토론회가 열리니까 후보 발언에서도 검증거리들이 나오는데, 이전까지는 캠프 관계자들 발언이 많았다. 주로 정치 공방이어서 '여기에서 뭘 검증하지?' 싶더라.

제일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사실 검증은 매체 성향을 떠나 '이 사람이 한 말이 진짜야 가짜야?'를 보는 건데, 그게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의도치 않게 특정 후보 발언이 검증대상에 자주 오를 때가 있다.

구영식(아래 구) : 안철수 후보의 검증기사가 5건(23일 현재 최종 7건)으로 가장 적다.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는 기사 수는 달라도 피노키오 지수가 비슷해서 흥미진진하다. 안 후보의 경우 검증을 안 하려고 한 게 아닌데, 아이템을 찾아봤는데도 적다. 왜 그럴까? 안 후보의 어법과 상관있는 것 같다. 약간 추상적으로 말하는 편이어서 딱히 검증할 대상이 없다. 또 그가 이공계 출신이어서 기본적으로 논리적인 부분에 강하고, 사실 아닌 것은 가급적 말하지 않는 게 아닐까 싶다.

김도균(아래 김) : 박 후보도 비슷하다. 그도 단어 선택이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다. (사실검증팀 활동) 초기에 박 후보 관련 기사가 여럿 나올 수 있던 건 주변에 말하는 사람이 많아서였다. 본격적으로 후보 간 토론이 이뤄지면, 박 후보 본인의 말 갖고도 검증할 수 있을 것 같다.

 .
ⓒ 고정미

관련사진보기


박근혜·안철수는 추상적인 표현 많고, 문재인은 통계 잘못 인용하기도

사회 : 안철수 후보 검증 건수가 적은 건, 아무래도 (캠프의) 스피커 자체가 적기 때문 아닐까. 민주통합당의 경우 선거대책위원회 규모가 가장 크다. 선대위원장만 10명이었다. 새누리당도 선대위원장에 이것저것 자리가 많으니 말하는 사람이 여럿이고, 내놓는 자료도 많다. 하지만 안 후보 쪽은 후보 본인, 박선숙·김성식·송호창 선대본부장, 유민영·정연순 대변인, 금태섭 상황실장 정도다.

구 : 한편으론 '좋은 말'만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우리가 편파적이어서 안 후보를 덜 검증했다고 밖에서 오해할 수 있는데, 최대한 저인망식으로 살펴봐도 (나오는 게) 적다. 다만 어제(21일)처럼 토론을 하다보면 검증거리들이 생겨난다. 그래서 토론이 중요하다. 박근혜 후보가 토론을 피하려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지만.

홍현진(아래 홍) : 문 후보 지지자들로 보이는 분들이 '말꼬리 갖고 늘어지냐, 숫자로 지적하냐'며 많이 반발했다. 사실 저희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후보 발언에서 인용된 숫자들을 모두 확인을 하는데 계속 문 후보가 걸렸다. 또 안 후보의 경우 통계를 잘못 인용한 부분을 기사화했더니 나중에 고쳐서 말하는 등 피드백이 있었다. 문재인 후보 쪽은 그런 반응이 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론 사실검증팀 내부에서도 숫자 확인이 '쫀쫀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대선후보라면, 그 사람 말에는 상당한 무게가 있어야하고 또 (스스로도) 책임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다. 이걸 '말꼬리 잡고 늘어진다, 문 후보한테만 그러냐'고 하는데, 누가 하든 (발언 내용을 확인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사실검증팀 역할이다. 잘못된 정보는 바로 잡아야 하지 않나. 청와대 앞에까지 가 있는 후보들인데.

구 : 사실검증팀을 하면서 첫 번째로 느낀 게 독자들이 의외로 수치에 관대하다는 점이다. 안 후보가 OECD 노인 빈곤율이 13.5%인데 15%라고 잘못 말했던 걸 기사로 썼더니 '그걸 갖고 검증하냐, 찌질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저는 이 수치 자체가 중요할 뿐 아니라, 이게 단순히 1%여도 사람으로 따지면 몇 백만 명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월 20만원? 연 20만원?' 두고 문-안 토론 "작은 숫자도 중요"

사회 : 우리가 피노키오 코를 만들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검증 기사가 만약 한 건이면 상관없는데, 그게 쌓여서 코가 길어지니까… 말하는 맥락을 봤을 때 숫자가 틀려도 이해될 때도 있다. 또 정치인들이 상대적으로 문과 출신이 많아 숫자에 약한 면도 있는데 (통계 인용이 조금만 틀려도) 피노키오 지수가 쌓인다. 데스크를 보면서 '숫자 틀리는 건 처음부터 1점으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이후에도 사실검증팀을 운영한다면, 점수 척도를 넓게 잡든가 평가 기준을 세부화하든가 (개선방향을) 고민해봐야 겠다.

구 : 1%포인트 차이 나는데 '거짓'이어서 피노키오 지수가 2점 추가되면 (후보로선) 억울할 수야 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정확한 정보를 찾아준 대가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가 지금 다섯 개 척도(진실-대체로 진실-논란-대체로 거짓-거짓)으로 점수를 주는데 거기에 들어가지 않는,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 근데 그건 현실적 한계로 인정해야 한다. 또 피노키오 지수라는 게 재미를 주려는 면도 있지 않나? 

박 : 만약 너무 작은 사안이라면 '한줄 뉴스'처럼 간단하게 처리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통계를 잘못 인용한 걸 지적하는 일은 맞다. 13.5%인데 15%라고 말했다면 틀린 거다. 21일 문재인-안철수 후보 토론에서도 문 후보가 '가구마다 민간 의료보험료를 20만원씩 부담한다'고 말하자 안 후보가 '월 기준이냐, 연 기준이냐'고 묻던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문 후보가 순간 당황하던데, 이게 이런 식으로 공방이 오갈 수 있구나 싶었다. 말꼬리 잡기일 수도 있는데, 사실 중요한 정보다. 월 20만원이면 몰라도 연 20만원이면 논쟁거리가 안 된다. 아무리 작은 숫자여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파악해서 전달하는 건 중요하다.

구 : 저도 숫자에 둔감한 편인데, 사실검증팀을 하면서 숫자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 많이 들었다. 예전에는 대충 쓰기도 했는데, 아마 틀린 게 있을지도 모른다.

사회 : 자료를 찾다보니까 <오마이뉴스>가 틀린 것도 많았다. 내 기사가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됐다.(웃음)

김 : 숫자도 숫자지만, 진짜 근거를 잘 찾아서 기사 써야겠다고 느꼈다. 담당 공무원에게 두 번씩 확인했는데도 그 내용이 틀려서 오보를 낼 뻔했다. 공무원도 사람이라 실수할 수 있겠더라.

 젊은 보수우파의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명 '일베')에서도 '오마이팩트' 기사는 관심을 끌었다.
 젊은 보수우파의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명 '일베')에서도 '오마이팩트' 기사는 관심을 끌었다.
ⓒ 일간베스트저장소

관련사진보기


하이퍼링크, 원본자료 찾기… 기자는 힘들어도 독자는 편하다

구 : '독자들이 숫자에 관대하다'는 것뿐 아니라 '하이퍼링크'의 의미도 새삼 느꼈다. 오늘은 사실검증이 아닌 일반기사를 쓰면서도 참고글을 기사 안에 하이퍼링크로 연결했다. 그럼 독자가 편하다. 독자가 관련자료를 찾을 필요가 없어진다. 기자들이 평상시에도 기사 안에 참고자료를 하이퍼링크해주면, 기사 신뢰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홍 : 원본 자료를 찾기 힘들지만, 그 중요성을 느낀 게 안철수 후보의 국회의원 정수 논란 때다. 당시 안 후보는 '나는 100명을 줄이자고 한 적 없는데, 언론이 몰아간다'고 말했다. 원래 발언을 확인해보니 "예를 들면 100명을 줄인다고 해보죠"라고 돼 있더라. 하지만 모든 언론이 '100명 축소가 공약'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지면에서도 그런 기사들이 나오더라.

박 : 저는 4대강 자료 찾는데, 박근혜 후보가 '대운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발언한 기억이 있어서 검색해봤다. 그렇게 말했다는 기사가 꽤 있던데, 실제로는 유승민 의원이 '대운하 사업은 국민을 상대로 한 거짓말'이라고 했더라. 그걸 옮기는 과정에서 '대국민 사기극'으로, 박 후보가 말한 걸로 바뀌고. 원본 자료를 찾는 게 기자들한테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에게도 중요하다.

사회 : 사실 검증 기사의 성과라고 느낀 점이나, 보도 후에 후보나 캠프 쪽 반응을 접한 것은 없었나. 사실검증팀을 '검증'해야 한다는 댓글도 달렸는데.

구 : 우리가 20여 일 동안 활동했지만, 처음에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었다. 근데 우리나라 외에도 선거날이 공휴일인 국가들이 있다는 걸, 주한외국대사관들과 직접 통화하며 찾아냈다. 또 민주당이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 현수막에 잘못 쓴 내용을 보도했더니 새누리당이 이걸 바탕으로 기자회견하고, 다른 언론사들이 기사로 썼다. 더 재밌는 건, 당사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는 모습이었다. 안 후보의 경우 노인 빈곤율이나 캠프 내 자원봉사자 숫자 같은 것 고쳐서 말하더라. 김정길 전 장관도 '박근혜 후보가 해양수산부 폐지 법안을 대표발의했다'는 트위터 글을 '공동발의'로 다시 썼다.

홍 : 민주당 현수막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전화 한 통하면 되는 일이었다. 한국 언론의 정치기사는 대부분 논박정도인데, 그 가운데에도 확인하면 상당 내용의 사실 여부를 가릴 수 있다. 전화 한 번 걸면 되는 것조차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

사회 : 사실 검증은 기자의 기본이고, 기자가 하는 일이 그건 데도.

구 : 보통은 남의 말을 받아 적는 게 기자의 일이다. 특히 정치팀은 정치인 발언을 전달하는 데에 치중하다 보니 사실 여부를 확인할 겨를도, 의지도 부족하다. 우리도 따로 팀을 꾸리지 않았으면 정치인들의 말을 전달하는 데서 끝났을 거다.

사회 : 아쉬운 점은 없는지?

구 : 주장을 넘어서 양쪽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사안들, 예를 들어 하금렬 대통령 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의 MBC 사장 인사 관여 의혹은 사실 검증이 필요한 문제다. 근데 우리는 아무래도 매일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 보니 큰 논란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다.

홍 : 사안이 터질 때마다 바로바로 다룰 수 있으면 좋은데, 인력이 한정된 탓에 어렵다.

호감 있는 후보의 거짓말? "검증하면서 오히려 속 시원했다"

사회 : 각자 지지하는 후보는 없나? 있다면 기사 쓸 때 마음에 걸리지는 않는지.

구 : 저는 없다. (거짓말한 게) 걸리면 팬다(웃음).

홍 : 저도 없다.

김 : 선호하는 후보는 있지만, 제가 주로 박근혜 후보를 맡아서, 불편한 일은 없다. 선호하지 않아서 검증하는 건 아니다.

박 : 조금 더 호감 가는 후보는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검증 건수가 적은 안 후보의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있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

홍 : 박근혜 후보 검증거리를 찾을 때는 '다른 후보들이랑 똑같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을 때가 있었다. 가혹하게 (웃음), 검증할 것도 안 되는데 억지로 하지 말아야 겠다고.

구 : 저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를 검증하면서 오히려 속 시원했다. 상대적으로 호감 간 후보들이 거짓말을 했다고 할 때 쾌감이 느껴지던데? 호감도 때문에 톤을 낮춰야 하나 싶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기사를 쓰는 게 후보들에게도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편파적이지 않다는 건 '일베'(젊은 보수우파 커뮤니티 '일일베스트저장소'의 약칭)가 증명해주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오마이뉴스>가 이런 기사를?' 하는 반응이 있었다.

김 : 그러게요, 홍현진 기자는 민주당 현수막 기사로 거기서 주목받고 있다.

구 : 심지어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좌천당한 기자들이 모인 곳'이라는 말도 나왔다(웃음).

홍 : 그동안 <오마이뉴스>에도 투표시간을 연장하자는 기사가 많았지만, 민주당이 '우리만 오후 6시까지 투표한다'는 현수막 내용은 분명 틀린 정보였다. 그건 바로 잡아야 하는 일이어서 당파를 따지지 않고 검증했다. 이건 가치 판단을 한 게 아니다.

구 : 아무튼 우리가 편파적이거나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들을 잠재워준 일베에 대단히 감사하다. 앞으로도 계속 사실검증 기사들을 주의 깊게 봐 달라.

"편파성 시비는 일베가 증명… 좌천당한 기자들이 사실검증팀이란 말도"

김 : 그래도 일베 회원들은 기사를 꼼꼼히 본다. 하지만 대부분의 댓글들, 특히 반응 좋았던 기사들 중에 의외로 제목만 보고 단 댓글들이 많았다. (기사)내용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부정적인데 제목만 보고 트위터에서 리트윗(RT)했더라.

홍 :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에 정말 인적쇄신을 요구했나' 기사에서 민주당이 낸 자료의 사진을 썼는데 그걸 안 후보 쪽에서 발표했다고 공격하는 댓글도 많더라. 기사를 저희가 짧게 쓰는데도 (웃음) 최소한 댓글 달고, RT하려면 기사라도 읽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지지 후보에게도 좋은 일이다. 근데 캠프에서도 허위사실 등에 명확하게 대응했으면 좋겠다. 안 후보 딸 호화유학 논란을 취재하면서 대변인실에서 '월 2천 달러 정도 내고 살았고, 증빙서류도 있지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물론 '후보 딸까지 괴롭히냐'는 생각도 들겠지만, 우리는 명확히 정리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고, 캠프에서도 보도자료까지 냈다. 그럼 명확한 증거를 내놓고 대응했어야 했다.

구 : 임대계약서 사본을 공개하면 제일 좋았다. 그게 호화인지 아닌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근거자료인 임대계약서가 없으니까 살았던 사람들 이야기나 부동산 시세 등 추정된 수치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 : 제가 알기론, 대선 체제에서 '사실 검증' 이름을 걸고 따로 팀을 만든 게 한국 언론으로는 최초다.

홍 : 미국 드라마 <뉴스룸>에서, 그 배경인 방송사가 사실 검증과 유권자들에게 정확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을 상당히 중요시한다. 이걸 보면서 '우리는 항상 상황에 치이는데 가능할까'란 생각에 나중엔 불편했다. 하지만 이번에 사실검증팀을 하면서 그나마 한 발자국 다가갔다는 생각에 책임감과 자부심이 생겼다. 물론 큰 사안을 다루면 좋지만, 사실을 밝혀내는 데 있어서 크고 작음을 구분할 수 없다.

구 : 또 1보의 함정, 오류가 있다. 빨리 전달하다 보면 진실을 다 못 담을 수 있는데, 그 때 폐해가 크다. 사실 검증이란 게 새로운 무언가를 한다기보다는 이미 있는 걸 다시 들여다보고 2보를 하는 것인데, 그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 있다. 또 작은 사실들 때문에 대선 후보 한 사람이 휘청거릴 수 있다. 가는 비에 옷이 젖는 법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 sost3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