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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는 29일(목)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민주통합당의 미디어렙법 야합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는 29일(목)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민주통합당의 미디어렙법 야합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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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조중동종편 2년 광고 직접영업', '방송사 미디어렙 지분 40% 허용'을 골자로 한 미디어렙 법안의 '연내처리' 방침을 정한 데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29일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통합당이 '도로민주당'이 됐다며 민주통합당을 향해 "조중동특혜법 야합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7일 민주통합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미디어렙법 재논의'를 결정했으나, 하루만에 입장을 뒤집고 연내처리를 당론으로 정했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앞으로 2년 동안 조중동종편은 직접 광고영업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또 방송사의 미디어렙 지분 출자는 40%까지 가능해져 SBS는 당장 사실상의 자사 미디어렙을 갖게 되고, 조중동종편도 2년 후부터는 자사 미디어렙을 통해 사실상의 직접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

네트워크는 이 같은 법안이 "미디어렙의 취지를 근본부터 흔든다", "조중동방송과 SBS를 위한 특혜법"이라며 "지금이라도 야합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연우 상임대표는 "민주통합당은 종편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한다고 했고, 조중동방송에 대한 특혜철회, 국정조사를 얘기해 왔다"면서 "조중동방송을 합법화해주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왜곡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이 법안을 처리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야합안은 조중동종편에 대한 특혜를 영구히 터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야합안은 조중동종편에 대한 특혜를 영구히 터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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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방송과 광고를 분리하는 미디어렙법 입법 취지를 제대로 담고 있느냐가 핵심인데, 야합안은 이를 무너뜨리고 조중동종편에 대한 특혜를 영구히 터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민주통합당이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데 대해 "제1 야당이 이렇게 줏대가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미디어렙법뿐만 아니라 FTA에서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론스타에 대해서도 국정조사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데 결국 이번 국정조사에서 빼기로 한나라당과 야합했다"며 강력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기, 고양, 대전, 전북, 광주, 충북 등 지역의 언론단체 활동가들도 참여해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의 타협안이 미디어렙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결국 지역언론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민 전북민언련 정책실장은 “방송사 지분 제한 40%는 미디어렙법을 하지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박민 전북민언련 정책실장은 “방송사 지분 제한 40%는 미디어렙법을 하지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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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전북민언련 정책실장은 언론운동진영이 그동안 "제대로 된 미디어렙법안을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최근 일련의 과정에서 '연내입법이냐 아니냐'라는 프레임으로 왜곡되면서 "한나라당으로 하여금 꽃놀이패를 잡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방송사 지분 제한 40%는 미디어렙법을 하지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광고취약매체들이) 5년을 배려 받았지만, 전체 광고 시장이 약탈적으로 변하고, 취약매체는 고사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네트워크는 또 "지난 일주일 동안의 상황 전개와 민주통합당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민주통합당이 한나라당과의 야합안 수용을 기정사실로 두고 '연내처리'의 수순을 밟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김진표 원내대표와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의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21일 민주통합당 문방위와 언론노조가 기자회견을 열어 '조중동방송 광고 직접영업 금지' 등 기존의 원칙을 강조했으나 바로 다음 날부터 "민주통합당이 한나라당의 요구를 다 들어주려 작정했다"는 소문이 언론계에 파다했다고 주장했다.

또 25일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연내 처리'를 강조하는 단체들을 중심으로 언론단체들과의 간담회를 열어 "한나라당은 요지부동이니 이 법안이라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말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하나라도 더 얻어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도 부족할 판국에 '연내처리'를 요구하는 언론단체들을 불러 모아 '조중동특혜법'을 합리화할 명분이나 쌓고, 연내처리의 책임을 외부에 돌리려 했던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네트워크는 미디어렙 법안을 놓고 언론단체들 사이의 입장이 갈라진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언론노조 등 '연내처리'를 주장하는 단체들에게 "미디어렙법과 같은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를 놓고 단체들의 의견이 달라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하는 데에서 나아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단체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일을 삼가라"고 주문했다.

네트워크는 지난 22일까지 언론노조도 "(미디어렙법이)시한에 쫓기고 국회의 숫자놀음에 휩쓸려 정략적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법안 처리 막바지에 '연내처리'를 더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다른 단체들을 비난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디어렙법안을 심의하기 위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는 오는 30일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여야가 법안에 최종합의하게 되면 미디어렙법은 연내에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미디어렙법, #조중동저지네트워크, #조중동방송특혜, #직접광고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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