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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시민사회 후보가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박원순이 이겼다. 여론조사 30%, 패널조사 30%, 국민참여경선 40%를 모두 합산한 결과, 종합 1위 '금메달'을 딴 격이다. 종합 지지율은 52.15%다. 45.57%를 얻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6.58%p 앞섰다. 최규엽 민주노동당 후보는 2.28% 얻는데 그쳤다. 3일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단일후보 경선 결과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29일 저녁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에서 예측했던 '51 : 49'는 아니었지만, 6%p 안팎의 차이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박원순 시민후보에게 내줬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국민참여경선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민의 뜻을 민주당이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계기가 됐고,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도록 당이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히고 떠났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번 경선 결과에 적잖은 충격과 심리적 박탈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들어 급증한 '자발적 시민의 힘'에 상당히 놀란 분위기다. 조직 동원 없이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아마추어 같은 생각'이라고 했지만, 이날 발표된 국민참여경선 결과를 놓고 보면, '아마추어 같은 생각'이 박원순 후보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민주당 조직 표 동원했지만, 국민참여경선에서 압도적 승리 못해

 

국민참여경선 투표 결과를 보면,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9132표로 51.08%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박원순 시민후보는 8279표로 46.36%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두 사람의 표 차는 853표다. 당초 민주당이 조직 동원을 통해 큰 표차로 압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민주당이 '가까스로 이겼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에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건 민주당이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현장"이라며 "새로운 변화에 대한 열망을 직접 보고 느끼니 참 감회가 새롭다"고 평가했다.

 

실제 정치사회학자들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개혁정치세력들이 '새로운 정치적 요구'를 어떻게 받아 안고 실천할 것인지 아주 중요한 숙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경선 결과는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개혁 정치세력에 대한 엄중 경고"라며 "이번 경선은 박원순 대 박영선이라는 인물 대결도 중요했지만, 정당정치와 시민정치의 대결 측면도 강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교수는 "진보적 유권자는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며 "앞으로 정당정치와 시민정치가 어떻게 생산적으로 결합할 것이냐, 이 점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를 이루는 3대 요소, 즉 인물과 비전(정책), 소통이 중요한데 이중 진보개혁 정치세력의 리더십, 인물도 취약했고 비전이나 정책도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진보개혁 정치세력은 시민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야 했지만 그 부분에서도 충실히 자기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안철수 현상'과 '박원순 현상'에 기존의 진보개혁 정치세력이 정확히 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번 국민참여경선에서 드러난 '박원순 현상'은 '안철수 현상'과 긴밀히 연관돼 있고, 이 지점을 민주당이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안철수와 박원순 현상은 연합정치라는 방법론을 넘어 진보개혁 정치세력의 콘텐츠 부족과도 연결돼 있다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며 "콘텐츠 부분에서 진보개혁 정치세력이 일대 혁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한국정치가 일대 전환에 돌입했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 같은 상황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예측했다.

 

87년 체제 수명 다했지만 새로운 정치세력 재조직화 요구 봇물

 

 3일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시민사회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날 현장을 하루종일 지켜본 김수진 이화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민정치의 열풍을 보면서 한국 정당정치의 펀더멘털이 바뀌고 있다고 절감했다"며 "변화에 대한 시민의 욕구를 기존 정당들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 심각한 회의가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진 교수는 "이것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노무현 정부와 17대 총선 탄핵 열풍을 끝으로 87년 체제가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여전히 시민 속에 잠재했던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이 폭풍우처럼 몰아치고 있다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87년 체제는 수명을 다했지만 이를 대체해줄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갈망을 담을 새로운 정치세력의 재조직화가 필요한 게 아닌가 판단을 하게 됐다는 김수진 교수는 "민주당 외곽에 포진한 PK 친노와 시민단체 내부의 정치지향 세력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통합 부결 이후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진보정치인들이 새롭게 혁신과 변신을 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줘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자문해온 김수진 교수는 "민주당 중심으로 뭉칠 수 있겠다는 내 생각에 심각한 회의가 생겼다"며 "구태의연한 조직동원 방식이 안 먹힌다는 게 드러난 만큼 이것밖에 못하는 정당이라면 이들만으로는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는 "새로운 차원의 정치가 시작됐다"며 "안철수나 박원순, 조국은 단순히 제3의 후보 수준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미 안철수 현상으로 한국 정치의 지축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었다"며 "안철수 현상은 거품이 아니고 거대한 변화의 시작의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그는 "새로운 시민정치의 등장으로 민주당이 불안해하는데 도저히 그 이유를 잘 해석하지 못하겠다"며 "민주당은 정당 개편의 중요한 축이며, 자유주의 정당의 대개편에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요한 문제는 민주당이 주도권을 갖고 있음에도 그 변화에 걸맞은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점도 밝혀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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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입니다. <장윤선의 팟짱> 진행자이기도 해요. 지은 책으로는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 <소셜테이너> 등이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 기자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모든 워킹맘을 응원합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