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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왼쪽)와 아이폰 3GS 비교 모습(오른쪽은 옆 모습)
 갤럭시S(왼쪽)와 아이폰 3GS 비교 모습(오른쪽은 옆 모습)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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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삼성 소송을 놓고 "결국 올 것이 왔다"면서도 한편으로 저런 게 소송 거리가 될까 하는 의문을 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 갤럭시S나 갤럭시탭 출시 당시 애플 아이폰 3Gs나 아이패드와 닮은 부분을 지적해 왔던 이들조차 이번 애플 소송에 대해 동감은커녕 반감을 품는 이유다.

닮아도 문제가 돼?... 미국선 외관-느낌 비슷해도 권리 침해 

애플이 문제삼은 아이콘들. 왼쪽 열이 아이폰 iOS 아이콘, 오른쪽이 삼성 터치위즈 아이콘
 애플이 문제삼은 아이콘들. 왼쪽 열이 아이폰 iOS 아이콘, 오른쪽이 삼성 터치위즈 아이콘

이번 소송에서 눈길을 끄는 것도 기술 특허권보다 제품 디자인과 사용자 이용환경(UI) 등 상품 외장을 뜻하는 '트레이드 드레스'가 강조됐다는 점이다. 실제 애플이 이번에 제기한 16가지 클레임 가운데 6가지가 트레이드 드레스나 상표권과 관련돼 있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미국에서 상품의 전체적인 외관과 느낌(look and feel)을 보호하려고 도입한 지적재산권 제도로 최근 '히트 상품 베끼기'를 차단할 목적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실제 애플은 '트레이드 드레스'를 문제 삼아 타 IT업체에 소송을 건 전력도 있다.

애플은 지난 15일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삼성은 자신들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독창적인 삼성 스타일을 창조하거나 개발하는 대신, 자사 제품에 애플의 기술,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혁신적 스타일을 베끼는 것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갤럭시S 4G', '에픽 4G', '넥서스S', '갤럭시 탭' 등 삼성 제품들을 지목해 외형과 포장 박스뿐 아니라 '터치위즈'라 불리는 삼성 고유의 사용자 이용환경(UI)까지 문제 삼았다.

특히 애플은 '트레이드 드레스' 제도를 앞세워 갤럭시S 등에 적용된 기본 아이콘들과 문자 메시지가 사용자별로 정렬되고 대화형으로 표시되는 방식까지 iOS를 베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1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휴대용 통신기기 사업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공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기술 개발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포함하는 지적재산권 강화 등 노력을 지속해 왔다"면서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가 출시했던 휴대용 통신기기들은 그러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반박하고 맞소송하겠다고 나섰지만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애플 소송 핵심은 특허권 아니라 트레이드 드레스" 

미국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이자 IT전문매체 <엔가젯> 편집자였던 닐레이 패텔(Nilay Patel)은 19일 애플의 삼성 소송 송장을 분석한 글(Apple sues Samsung: a complete lawsuit analysis)에서 이번 소송에서 특허권 침해보다는 트레이드 드레스, 트레이드 마크 등 상표권 관련 항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텔은 애플과 삼성이 특허권 문제는 크로스 라이선싱 협상 등을 통해 결국 합의하겠지만 터치위즈와 iOS 유사성 같은 트레이드 드레스는 여전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로선 삼성 소송을 계기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기반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들을 단지 '모방꾼'으로 압박하는데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실력 행사에 나선 셈이다.  

삼성 갤럭시 탭(오른쪽)과 애플 아이패드(왼쪽)
 삼성 갤럭시 탭(오른쪽)과 애플 아이패드(왼쪽)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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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체결되면 국내에도 영향 불가피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박진기 서울지식재산센터 변리사는 "국내에선 디자인 관련해서 이른바 '콘셉트' 개념이 법적 보호가 안 되는데 미국에선 '트레이드 드레스'라고 해서 디자인 패턴과 같은 콘셉트를 보호하는 제도를 마련했다"면서 "기존 좁은 의미의 상표권 개념에선 아이폰과 갤럭시S의 아이콘 모양이 다 다르기 때문에 권리 행사를 할 수 없지만 애플 디자인과 사용자 이용환경(UI)을 관통하는 고유한 이미지가 있을 경우 이를 보호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애플의 삼성 소송에 대해 박 변리사는 "우리나라에서도 한 번쯤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라면서 "미국은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우리보다 선진국이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보호법 개정을 통해 물품 제한은 없애는 등 디자인 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예전엔 벤츠 자동차를 그대로 모방한 장난감 모형이 있어도 상품 종류가 달라 문제가 안 됐지만 이젠 벤츠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한미FTA가 체결되면 미국의 지적재산권 관련 제도들이 국내 법 제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UX(사용자 경험) 디자인 전문가인 고윤환 캘커타커뮤니케이션 대표는 "UI 디자인 관점에서 이번 애플 소송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애플 제품을 따라가는 삼성 입장에선 UI 모방 문제는 태생적 빌미가 될 수밖에 없었고 애플은 뛰어난 제조 역량을 가진 경쟁사를 견제할 적절한 시기를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애플, #삼성전자, #아이폰, #갤럭시S, #아이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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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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