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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한국 소방관들의 직업성 손상으로 인한 사망률은 미국의 3배이며 산재보상시스템과 공상처리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작년 9월 서울에서 지하철 재난대비 종합훈련을 벌이고 있는 119구조대원들.
 최근 10년간 한국 소방관들의 직업성 손상으로 인한 사망률은 미국의 3배이며 산재보상시스템과 공상처리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작년 9월 서울에서 지하철 재난대비 종합훈련을 벌이고 있는 119구조대원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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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초 미 오하이오주에서는 술에 취한 중년 여성이 응급구조대인 911에 남자친구소개 및 데이트를 요구하는 전화를 여러 차례 했다가 업무방해죄로 수감되는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도 남편감을 찾는다면서 한 시간에 5번이나 전화를 한 다른 여성이 3일간 감방신세를 진 적도 있었다.

지난해 6월 국제적인 여론조사기관(GfK)이 직업집단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911대원이 92%로 가장 신뢰받는 직업군으로 나타났고, 교사(85%), 우체국직원, 의사, 군인(모두 81%) 순이었다. 반면 정치인과 변호사에 대한 신뢰도는 낮았다.

서유럽의 경우에는 의사(85%), 교사(83%), 우체국직원(82%), 군인(77%), 경찰(76%) 순이었고, 특히 독일에서는 소방관(98%)과 의사(89%)의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의 경우도,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진 <시사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가장 신뢰받는 직업은 소방관(93%)으로 나타났고, 간호사(90%)와 환경미화원(89%), 직업 운동선수(82%)와 의사(81%) 순이었다.

공공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그들에게 신뢰를 주는 만큼 처우가 좋아야 하는 것이 상식일 게다. 그런데 이러한 신뢰도 최고집단인 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고 산재사고가 잦아 이슈가 되고 있다.

8월 중 미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에서는 4차례의 소방관 건강관련 연구논문 발표가 있었다. 발표자는 한국의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부교수 및 산업의학과장을 맡고 있는 안연순 교수(46, 여).

한국 소방관 직업성 사망률 미국의 3배

최근 10년간 한국 소방관들의 직업성 손상으로 인한 사망률은 미국의 3배이며, 그 중 소방차 등의 승하차 및 점검 등 교통사고 이외에도 차량 관련 사고가 10% 정도이다.

여기에 산재보상시스템은 더 엉망이다. 소방관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기금으로 운영되는 산업안전보건공단도 소방관에 대하여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는 실정이다. 소방관은 공무원이라서 공무원 및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에 의해 최소한의 공상이 보상되고 있을 뿐이다.

이 공상 처리에도 문제는 산적해 있다. 산재보험법에 의한 산재인정은 최근 10년동안 산업의학전문의와 시민단체 등의 노력으로 절차와 결과에 많은 진보가 있었지만, 공무원 공상 처리는 과정이 불투명하며 산업의학 전문의들이 참여하고 있지 않아 직업적 노출과 질병과의 관계를 잘 모르는 집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안연순 박사로부터 연구관련 에피소드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직업병 역학조사 업무를 10년간 수행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근로자 코호트(장기추적 연구그룹)를 구축하여, 집단발생하는 암을 직업병으로 인정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어떤 연구들을 해왔는지.
"그동안 P제철소 근로자 5만명, 여천공단 1만명, 주물공장 2만명, 방사선노출근로자 8만명, 소방관 3만 7천명 등의 코호트를 구축하여 직업적 노출과 암 발생과의 관계를 연구해 왔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제철업 종사자, 석유화학종사자의 조혈계암, 주물공장 근로자의 조혈계암 및 폐암 등이 직업병으로 인정되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환경연구와 관련하여서는 작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충남 광천 및 보령 석면광산 주변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를 수행하여 집단 석면폐증 실태를 밝혔다. 이를 계기로 환경부에서 전체 석면광산 주변으로 역학조사를 확대 수행하였고, 세계에서 프랑스, 일본 다음으로 환경성 석면질환을 보상하는 국가가 되는 구제법을 통과시키는데 일조하였다."

"일반 건강진만도 못한 특수 건강진단"

- 한국에서 119대원들의 처우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알고 있다. 소방관의 야근 수당 행정소송이 그 예인데, 공무원인 소방관이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하는 중에 각 소방서 간부 등이 소송을 취하할 것을 종용하여 사회이슈가 된 바 있다. 연구를 하게 된 배경이 이와 연관이 있는지.
"몇 년전 언론에서 소방관 문제를 기획보도 한 이후, 소방관들의 사고, 질병, 처우문제가 대두되면서 방재청에서 소방관의 건강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결과 2004년부터 특수건강진단을 시행하였고, 이후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관의 안전을 위하여 현장을 지휘하는 안전대장(safety commander)도 두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매우 형식적이고, 방재청 직원 등 일부를 제외한 대원들이 지방공무원 신분이어서, 지방 재정에 따라 특수건강진단이 일반건강진단만도 못하게 이루어지는 데가 많다. 이에 방재청이 동국대 의대팀에 특수건강진단 모델을 개발할 것을 용역의뢰하였다. 연구제목은 '재난현장 보건안전 유해인자 분석연구 및 소방업무종사자 특수건강진단 모델 개발'이다."

"근골격계 질환 보상 어려워 공상처리 대신 자비치료"

안연순 동국대 교수
 안연순 동국대 교수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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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두되는 소방관들의 건강상 위해 요인들에 대해 말해달라.
"첫째, 놀랍게도 화재진압, 구조 등 응급현장이 아닌 곳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40%(교육훈련 포함)이고, 응급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소방차에 타고 내리는 동안 일어나는 사고, 도로 교통사고 등이 매우 높은 부문을 차지했다. 환자 수송 중 발생하는 사고도 상당수 소방관과 환자가 동시에 위험에 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차량 디자인의 개선 및 철저한 안전교육 등이 필요한 이유다.

화재발생건수당 사고 사망률은 미국의 약 3배로 나타났다. 또 응급의료서비스의 경우 많은 소방관들이 근골격계질환 또는 사고관련 손상이 있는데 근골격계질환의 경우 보상이 어렵다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소방관들은 공상처리를 하지 않거나 불승인 받은 후 눈치 봐가며 자비 치료를 하고 있었다.

둘째, 화재현장에 대한 노출을 평가한 결과 많은 종류의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확인되었고, 일부 물질은 노출기준을 초과하고 있었다. 근골질환 위험성과 심박동수도 파악하였다. 상당수 작업내용이 고위험작업으로 확인되었다.

셋째, 현재 소방관은 국제암연구원(IARC)에서 group 2B로 인정하고 있는데, 관련성이 높은 암이 고환, 전립선, 비호지킨림프종, 다발성골수종이다. 또 야간교대근무와 관련하여 대장암도 의심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서도 대장암과 비호지킨림프종이 우리나라 일반인구집단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다. 기타 근골질환으로 인한 입원, 여성 소방관의 유산 등 많은 질환이 우리나라 일반 인구집단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다. 이런 질환들은 향후 공상처리되어야 하지만 현재는 근골질환 일부를 제외하고 안되고 있다.

넷째, 10% 이상이 우울증, PTSD 등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기타 질환도 높음을 확인하였다. 스트레스 및 멜라토닌 호르몬을 교대주기에 따라 작업전후로 측정하였는데, 2조2교대보다 3조2교대가 더 스트레스가 크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1주 단위로 교대근무하는 것 때문으로 파악된다. 교대주기를 최소 3개월 이상 길게 하여야 할 것이다."

"몸짱이던 소방관들의 몸이 40대 중반이후 나빠진다"

- 연구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방서에 상주하다 보니 국민들이 소방관에 대하여 너무 예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방관에게 가장 힘든 업무는 화재진압, 구급, 구조가 아니라,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달라', '문을 열어달라', '술취한 남편을 찾아달라' 등 좀 비상식적인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런 요구에 소방관들은 구조적으로 거부할 수 없어 일단 신고가 되면 출동해서 해결을 해주어야 한다.

국민의 인식전환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와서 조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미국에서는 소방관들의 안전이 먼저다. 그래서 응급상황에 대처할 때 뛰지 않으면서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응급환자나 화재를 해결하려다가 다치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데 한국은 평가의 일부를 신고 받고 출동까지의 시간을 체크하여 반영한다고 한다.

그러니 뛰게 되고, 소방서에서 다치고, 차를 타다 다친다. 도로교통사고도 너무 많다. 소방관은 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자신의 안전을 먼저 지킬 수 있도록, 이런 평가 기준은 없애야한다. 소방관의 신체변화를 우리나라 국민과 비교해보니 40대 이전까지는 정말 완벽한 몸짱(낮은 BMI, 낮은 콜레스테롤, 낮은 혈압 및 혈당)이었다가 40대 중반 이후는 국민들에 비하여 나빠진 것으로 나왔다.

나이가 들면서 행정쪽으로 전환하면서 오는 운동부족, 밤샘 근무와 야식(질나쁜 고칼로리, 저영양)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 소방관의 균형된 건강을 고려한 식단 개발 및 야식비 등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119 소방관들이 구조장비 숙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119 소방관들이 구조장비 숙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황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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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으로 단련하는 소방관들 보고 놀기만 한다니"

- 2007년 '소방관들이 일하는 시간에 딴 짓한다'는 부산시 공무원의 인터뷰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국민들과 방재청의 반응에 대한 생각은?
"일부 국민들은 소방관이 매일 놀기만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출동이 없을 때 족구 등 운동과 체력단련을 하는 것을 보고 그렇게 반응한다. 소방관은 운동으로 몸을 단련해야 한다. 가장 위험하고 힘든 직업이기 때문에 체력단련이 중요하다. 소방관들에게는 운동도 일의 연장이다. 그런데 놀기만 한다고 민원을 넣고, 방재청은 이에 반응하여 '노는 인상을 주지말라', '휴식공간을 없애라'고 한다. 이런 국민도 어이 없고, 국민을 설득 못하는 방재청도 어이없다.

또 하나 건강진단비용이 지역마다 차이가 나다 보니 비용이 좀 높았던 지자체 시의원들이 국민 세금으로 건강진단이나 한다고 몰아붙였다고 들었다. 그 지자체의 건강진단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당시 2만원 정도의 허술한 건강진단을 해주는 지자체가 문제다. 국민세금은 이런데 쓰라고 있다. 소방관의 안전이 국민의 안전보건이다.

국민은 소방관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적은 월급을 주면서 종처럼 부리기를 원하고 있다. 또 일을 하는데 있어 신이기를 원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신처럼 일할 수 있도록 운동하고, 체력을 단련하는 것은 논다는 이름으로 용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 얼마나 모순인가? 또, 신고 후 늦게 도착하였다고 소방관을 폭행하는 등 최근 10년 동안 폭행으로 수 십 명이 공상처리를 받기도 하였다. 국민들이 달라지고 이런 폭행으로부터 보호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태그:#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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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역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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