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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그들만의 이전투구 진창싸움 또라이 바보 격투기 더러운 쓰레기 show ~ / 어차피 내가 투표하나마나 안 바뀌어 차라리 쿨하게 무시하고 놀러 갈래~"

 

그랬다. 정치에 냉소적인 일부 젊은층에게 '투표'는 "시간낭비"고, 투표하는 날은 "놀러가는 날"이다. 3인조 작곡팀 '상상소년'이 26일 공개한 노래 <Back 2da Basic>(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자)은 또래의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냉소와 무관심을 힙합풍의 리드미컬한 랩으로 독백처럼 읊조리고 있다. 

 

그런데 '상상소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무섭게 다그친다.

 

"그게 바로 죄!! 무관심은 죄!! 쿨한 삶을 빙자한 구린 찌질이 자세 / 우리를 관심 없게 염증을 느끼게 해 지들 멋대로 가려는 협잡질에 놀아나는 죄!!"

 

 3인조 작곡팀 <상상소년>이 26일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하는 노래 'Back 2da Basic'(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자)을 발표했다.

그랬다. 이 노래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투표송'이다. 하지만 선관위 등에서 제작한 여느 '투표송'과는 판이하게 차원이 다르다. "모두 랄라 하며 웃고 룰루 손을 잡고 함께 투표 해봐요"하며 해맑게 웃는 '소녀시대'의 발랄함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의 '투표송'은 비장하다 못해 처절하다.

 

"Back 2da Basic, 투표해!! 두 발로 땅을 딛고 떳떳이 숨 쉬고 싶나? /  Back 2da Basic, 생각해!! 아니면 피 빨리는지도 모르는 채 웃으며 말라죽고 싶나 / Back 2da Basic, 투표해!! 선택은 바로 당신, 두 손에 달려 있는 것 / Back 2da Basic, 생각해, 행동해, 그리고 투표해!!"

 

'이끼'에서 영감 느껴 만든 <Back 2da Basic>... "무관심은 죄" 

 

'상상소년'은 26일 이른바 '투표운동본부' 사이트에 신곡 <Back 2da Basic>의 동영상을 발표하면서 "어쨌든 중요한 건 운동의 확산이오니 널리 퍼 날라주소서, 인터넷상에서도 촛불 한번 켜봅시다"라고 제안했다.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임불요(25, 본명 임태민)씨는 "15년 전 엑스세대로부터 시작해서 무슨 세대 무슨 세대 이렇게 이어져 왔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네오폴리탄(Neopolitan, 신인류·신시민) 세대가 등장해 젊은층의 투표율을 역대 최고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이들이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세상을 바꿔가는 인간형, 즉 네오폴리탄 운동은 그들이 노래에서 줄기차게 외치고 있는 "투표로 세상을 바꾸자"는 외침과 연결돼 있다. 임불요씨는 "거리로 뛰쳐나올 필요도 없이, 피 흘릴 필요도 없이 그냥 세련되고 단순하게, 조용히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 바로 투표로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윤태호 작가의 인기 웹툰 <이끼>에서 영감을 느껴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끼>가 '무관심은 죄'라는 각성을 불러일으켰다면 <Back 2da Basic>은 그 각성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행동지침서인 셈이다.

 

 3인조 작곡팀 <상상소년>이 26일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하는 노래 'Back 2da Basic'(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자)을 발표했다. 사진은 노래를 작사.작곡한 임불요(25.본명 임태민)씨.

"이 노래는 <이끼>에 바치는 노래다. <이끼>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을 실천으로 옮기자는 노래다. <이끼>에서 각성을 논했다면 우리는 '두잉(doing)'을 말한 것이다."

 

'상상소년'이 처음부터 이처럼 과격하고 공격적인 투표송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당초 투표를 독려하는 풋풋한 노래를 떠올렸다. "착한 대학생을 콘셉트로 '소녀시대' 수준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의 재기발랄한 노래를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일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이 발표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가사와 곡을 전부 뜯어고쳐서 완전히 새로운 방향의 노래를 만든 것이다. 

 

임불요씨는 "우리는 진보·보수, 좌·우, 야당·여당, 어느 쪽도 아니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이를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한쪽은 화두를 자꾸 '북풍 vs. 노풍' 쪽으로 몰아가고, 다른 쪽은 거기 말려서 어떻게든 노풍을 움직여보려고 하는데, 우리의 시각으로는 둘 다 진짜 화두가 아니"라고 말했다. "언론의 헤드라인을 선거 외의 얘기들로 덮으려는 것이 너무 티 나게 눈에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화두는 투표율"이라며 "유권자들이 어느 쪽을 고르건 그 선택의 방향은 둘째 치고, 낮은 투표율로 그 존재 자체를 잃어가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려는 그들의 노래 곳곳에 그대로 녹아나 있다.

 

"눈을 돌리려 해, 시간을 끌려 해 / 그들이 원하는 건 젊은 너희들의 염증… 관심을 딴 데로 돌려, 이슈를 자꾸 만들어 선거를 앞두고 터뜨리는 사건 사고들 / 이슈들에 벌떼처럼 달려들어 싸우는 새 정작 투표 얘긴 포털 한 구석에 처박혀 / 그들의 교만함과 역겨운 속임수들.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 없어 분개해~"

 

"투표해!! 똥파리에 이카루스 날개를 달아줄래?"

 

또 다른 문제는 유권자와 투표라는 행위가 '실체화'되지 못하고, 괴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에게 '투표'는 "그냥 길거리에서 유세차량들이 떠들어대는 시끄러운 행위" 정도로만 인식된다는 것이다. 특히 포털 뉴스의 헤드라인에서 투표는 천안함과 대북 강경책 등 다른 수많은 이슈들에게 자리를 뺏겨 버린 상황이다. 임씨는 "이대로라면 투표라는 것은 그냥 연예인 가십 정도의 존재감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베플들은 당장 혁명 날 기세!! 그런데 정작 투표 날엔, 음. / 그게 바로 죄! 게으름이 죄! 키보드 앞에서만 정의투사 워리어들 / 악플을 천 개 만 개 달아봐라, 세상은 그대로. 노예를 벗어나고 싶나? 오직 투표뿐~"

 

그래서 이들은 네오폴리탄 운동의 행동 강령을 마련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누리꾼들의 힘으로 "내 투표소 찾기"라는 여섯 글자를 마지막 1주일 내내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창 1위에 올려놓는 것. 임씨는 "힘으로 누르던 시대에는 힘으로 저항했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 교묘하게 지배하는 시대에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며 "작은 힘으로 선거기간 마지막의 화두를 제대로 되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결정의 그 순간엔 모두 똑같은 한 장 강자도 약자도 친일파도 애국자도 딱 한 장 / 이토록 강력한 우리들의 권리를 망각!! 시키려는 게 그들의 전략 / Sports, Sex, idol & 각종 이슈들에 현혹되지 마. 스스로 통찰해 / 이를 따르든, 또는 의를 따르든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투표해!!~"

 

 3인조 작곡팀 <상상소년>이 26일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하는 노래 'Back 2da Basic'(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자)을 발표했다. 사진은 <상상소년>이 작업하는 모습.

임씨는 신곡이 담긴 동영상 자막을 통해 "그들은 '망각'과 '현혹'이라는 덫을 놓고 우리를 '무관심'과 '무기력'이라는 함정에 빠뜨리려 하고 있다"며 "그들에게 잠식당하지 않은 마지막 하나 남은 헤드라인, 바로 '실시간 검색어 순위' 부분, 이곳에 이 여섯 글자를 1위로 올려놓자"고 제안했다. '상상소년'의 신곡 <Back 2da Basic>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투표해!! 똥파리에 이카루스 날개를 달아줄래? / Back 2da Basic, 잊지 마,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 바로 오늘, now 지금 여기 Right Now, You Must Just 투표해!!~"

 

한편 이들은 앞서 발표했던 <El dorado>(엘도라도)라는 곡에 '21세기의 진정한 혁명은 개인의 각성과 투표'라는 주제의 내레이션을 담은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오는 28~29일 발표할 계획이다.

 

"똘끼충만 돈키호테 삼인방"... '상상소년'은?

'상상소년'은 전혀 다른 장르의 작곡가 3명이 모인 음악 제작팀(music producing team)이다. 모던락·팝 기반의 작곡가이면서 랩과 비트메이킹을 담당하는 힙합밴드 출신의 임불요, 클래식·재즈·뉴에이지 기반의 작곡가이면서 팀 내 유일한 음악 전공자인 세이티 아룬(22), 일렉트로니카 기반의 작곡가이면서 지금은 현직 의사로 일하느라 음악활동을 쉬고 있는 JC(32)로 구성돼 있다. 3명의 가장 큰 공통점이라면 "음악에 미친 창의적 독종들"이라는 것. 이른바 "똘끼충만 돈키호테 삼인방".

 

2007년 세계 최초로 '연재음악'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들고 나와 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자작곡을 홈페이지에 올려 직접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입소문만으로 1만여 명의 회원을 모았다. 특히 이들이 올린 동영상은 누적 조회 수가 500만 회에 육박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서태지의 음악을 패러디한 '교실이데아 2009'가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임불요씨는 "앞으로도 용산참사, 미디어법 통과 2주년 등을 맞이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은 음악을 내겠다"며 "이 음악들을 모아 Witness(목격자)라는 정식 음반도 발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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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좋아합니다. 술을 더 좋아합니다. 근데, 밥이나 술 없이는 살아도 사람 없이는 못 살겠습니다. 그래서 기자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