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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교를 신봉하는 사립학교에서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며 1인 시위 등을 벌여 퇴학을 당했던 강의석(24)씨가 재학 당시 특정종교 강요와 위법한 퇴학처분으로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며 모교를 상대로 위자료 소송을 벌여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대광고의 종교교육과 강의석 반발

평소 종교를 가지지 않았던 강씨는 평준화정책에 따른 학교 강제배정에 따라서 대광학원이 기독교 정신을 건학이념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대광고등학교에 2002년 3월 입학했다.

그런데 대광고는 학생들에게 자율적 참여나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고 동의도 없이 매일 아침 찬송과 기도를 하는 경건회 시간과 매주 수요예배를 진행했으며, 매년 3박4일 동안 합숙하면서 기도와 성경 읽기 등을 하는 생활관 교육을 실시했다.

또 부활절이나 추수감사절 등에는 정규수업 대신 예배를 실시하기도 했고, 기독교 교리를 가르치는 종교수업을 진행하면서 대체과목을 개설하지 않았다.

심지어 성탄절 예배에는 교회에서 출석을 부르기도 했고, 음악시험의 가창곡목으로 '주기도송'을 부르게 한 적도 있고, 각종 예배시에는 자비로 성경책을 구입해 소지하도록 하면서 그 지참 여부를 검사해 소지하지 않은 학생은 벌을 주기도 했다.

이에 강씨는 2002년 1학기 말 학생회 부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그 자격요건인 '교회에 1년 이상 다녀야 한다'는 규정을 시정해 주도록 학교에 건의했고, 2002년 말에는 교목 선생님에게 "예배를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냐"며 각종 예배참가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했으며, 2004년 초경에는 담임선생님에게 "예배는 잘못된 것이니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2004년 6월16일 대광고 방송실에서 "학교가 학생들에게 매주 수요일마다 예배를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수요예배를 거부하겠다. 학교를 떠나게 되는 상황이 되더라도 그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할 것이다"라고 방송했다.

담임교사 등이 말리자 강씨는 이날 수업을 마치고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헌법 제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예외다!"라고 쓰인 피켓을 목에 걸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에 담임교사는 "앞으로 학교에 적대적인 모든 대외활동을 중단하고, 학교에 사과하라"고 권유하면서 "만약 학교의 명예와 위신을 실추시키는 행동을 계속하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으나, 강씨는 "그만 둘 수 없다"고 대답했다.

결국 학교는 2003년 11월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강한 반발과 불손한 태도로 불응한 점(담임교사의 설득에 주먹으로 벽을 친 것 등), 학생회장 신분으로 학생들을 선동한 점(교내방송 등) 등을 들어 일단 전학을 권유하고, 거부하면 퇴학처분을 내리기로 한 방침을 강씨와 부모에게 전했다. 그러나 강씨는 전학을 거부했고, 학교는 2004년 7월 퇴학처분했다.

퇴학을 당한 강씨는 학교를 상대로 퇴학처분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해 2005년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강씨는 "대광고의 종교교육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이므로 이로 인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또 "서울시교육감은 대광고에 대한 관리 감독의무를 소홀히 해 위법한 종교교육이나 퇴학처분에 대해 시정조치 권한 등을 행사하지 않은 위법이 있으므로 역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90단독 배기열 판사는 2007년 10월 강씨가 학교법인 대광학원과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광학원은 원고에게 15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신앙의 자유 침해 인정...위자료 500만원

재판부는 "종교단체가 선교 등을 목적으로 학교를 설립했더라도 공교육 속의 학교로 존재하는 한 선교보다도 교육을 1차적인 기능으로 삼아야 하고, 비록 학생들의 올바른 심성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더라도 종교에 관해 학생 스스로 판단해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데 그쳐야지 특정 교리와 의식을 주입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원칙적으로 학생의 신앙의 자유는 학교를 설립한 종교단체의 선교나 신앙 실행의 자유보다 더 본질적이며, 인격적 가치를 지닌 상위의 기본권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학생의 기본권이 보다 더 존중돼야 한다"며 신앙의 자유 침해를 인정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입학식 날 신입생을 대표해 기독교교육을 받겠다고 선서한 적이 있고, 학생회장으로 취임하면서도 학교 교육방침에 따르겠다고 서약한 적이 있으며, 원고가 1학년 때에는 적극적으로 종교교육과 예배시간에 참여해 앞장서서 손뼉치고 큰소리로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다고 시인하는 점, 종교가 문제가 됐다면 다른 학교로 전학 갈 수 있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퇴학처분은 징계권 남용...위자료 1000만원

퇴학 처분과 관련, 재판부는 "학교가 퇴학처분의 징계사유로 삼은 것 중 '담임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반발하고 불순한 태도를 보였다'는 부분 외에는 대부분 적법한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없는 것이고,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부분도 학생 신분까지 박탈하는 퇴학처분을 한 것은 원고가 저지른 잘못의 내용이나 정도에 비춰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징계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불법적인 퇴학처분에 따른 위자료 1000만 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학생 신분을 상실한 2개월은 대부분 방학 중일 때에서 학습권 침해가 얼마 일어나지 않은 점, 교장이 퇴학처분을 하기 전에 원고에게 먼저 스스로 전학을 감으로써 퇴학처분을 면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했음에도 원고가 선택권 행사를 거부한 점, 특히 학교장의 배려로 원고가 졸업 후 서울법대에 진학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감독 과실 인정 안 돼

재판부는 그러나 강씨가 서울특별시 교육감이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가 위법하게 기독교 종교의식인 수요예배 등을 실시하면서 교육부 고시를 위반해 종교과목을 두면서도 다른 대체과목을 편성하지 않고 있음에도 서울시 교육청 담당공무원이 시정명령 등을 발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감독기관으로서의 조치가 다소 미흡했다고 할 수 있을지언정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관련 법령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사립학교 운영자 사이에 학교 운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지휘 및 감독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시 교육청 공무원이 직무집행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한' 행위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국가배상책임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퇴학 처분 징계권 남용 아니다" 원고 패소 판결

하지만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17민사부(재판장 곽종훈 부장판사)는 2008년 5월 대광학원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립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은 폭넓게 허용돼야 하는 점이나, 원고가 재학 당시 보인 행태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종교교육은 원고의 의사에 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사회적 허용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대광학원은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가 담임교사 등에 행한 행동은 학칙상 퇴학처분까지 가능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그 내용이나 퇴학처분에 이른 경위를 종합하면 퇴학처분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의 징계권 남용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립학교 종교교육 한계 넘으면 손해배상책임 첫 판결

그러자 강씨는 "▲ 종교행사는 강제로 이루어진 것이고 종교과목에 대한 대체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것은 위법하고 ▲ 퇴학처분도 원고의 교내 방송과 교육청 앞에서의 1인 시위에 대한 보복적 차원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교육적 차원의 선도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아 위법할 뿐만 아니라 ▲ 서울시 교육감의 지도 감독이 불충분해 서울시는 불법행위책임을 져야 한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이 종교단체가 설립한 사립학교의 종교교육의 한계를 다루는 중대한 사안으로써 사립학교와 학생의 기본권 문제가 결부된 점을 감안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지난 1월21일 공개변론을 열어 쌍방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학계의 전문가(교수)들을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의견을 들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이용훈 대법원장, 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22일 재학 당시의 강제적인 종교교육과 위법한 퇴학처분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한 강씨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광학원이 강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고교평준화 제도에 따른 강제배정으로 학생 선발권과 학교 선택권이 제약을 받게 된 사립학교와 학생 간 각각의 종교의 자유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학교법인의 종교교육이 허용되는 한계를 넘어 불법행위로 성립하기 위한 요건을 명확히 함과 아울러 종교단체가 설립한 사립학교가 그 한계를 넘어 종교교육을 실시할 경우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한 첫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춰 용인될 수 있는 한계 벗어나"

재판부는 "대광학원이 실시한 종교행사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강제배정으로 입학하게 된 학생의 기본권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고, 실시한 종교과목 수업 역시 대체과목을 개설하는 등으로 학생들에게 선택의 기회나 실질적인 참가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은 것으로, 모두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원고의 종교에 관한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또한 "대광학원의 위법한 종교교육에 대해 원고가 취한 항의의 표현방식과 내용이 경미한 것은 아니지만, 원고가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된 동기, 학교가 시정요구를 묵살한 사정, 원고의 평소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징계사유만으로는 학칙이 정한 퇴학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퇴학처분에 나아간 학교의 조치는 원고에 대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울시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서울시 교육감의 일부 필요한 시정조치만으로는 대광학원의 위법한 종교교육이나 퇴학처분을 막기에는 부족했다고 하더라도, 교육감이 더 이상의 시정ㆍ변경명령 권한 등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거나 그와 같은 상황 아래서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사회적 타당성이 없다고까지 볼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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