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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9일부터 22일까지 볼리비아에서는 세계 기후변화 민중대회가 열린다. 전 세계 수많은 환경운동가와 대안적 진보 지식인들이 이 대회에 주목하고 있다. 민중대회 자체가 가지는 의미와 의의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진행된 UN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의 실패가 확실시된 직후,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전 세계 협상 대표단을 포함, 환경단체와 진보단체 등을 볼리비아의 코차밤바로 초대하여 '안티-코펜하겐'이라는 슬로건으로 세계 민중대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볼리비아 코차밤바를 주목해라 세계 민중대회는 UN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 대회의 공식적인 이름은 '기후변화와 어머니 지구의 권리를 위한 세계 민중 대회(World People's Conference on Climate Change and the Rights of Mother Earth, 이하 세계 민중 대회)'이다. 이 새로운 기후변화 민중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에서 수많은 참석자들이 볼리비아로 모여들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가 종료되는 날인 4월 22일을 지구의 날로 정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제안하고 있다. 

 

전 세계 126개국에서 국제적인 환경 단체인 지구의 벗(FOE)과 기후정의 네트워크(CJN), 국제 농민단체인 비아 캄빠시아(Via Campesina), 국제적인 기후 네트워크인 350.org 등을 비롯한 약 240여개의 환경단체와 사회운동 단체들, 70개국의 정부 대표단, 전 세계 약 300여 개의 언론사들이 공식 등록, 이 대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5일간 진행되는 이 대회에 전 세계 126개 국가에서 약 1만 5천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계적인 석학인 노암 촘스키가 공식적으로 세계 민중 대회를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나사(NASA) 기후과학자인 짐 핸슨, 환경 저널리스트이자 국제 환경운동단체인 350.org의 대표 빌 맥킬번, 인도의 세계적인 핵물리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반다나 시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진보지식인인 나오미 클라인, UN 산하 조직이자 개발도상국 모임인 G77의 의장 루뭄바 디아핑을 비롯하여 약 50명 이상의 기후 과학자, 사회 운동 지도자, 예술가들이 이 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왜 하필 지금 시기에, 볼리비아에서 열리는가?

 

이 대회가 시작된 가장 중요한 동기는 코펜하겐에서 수많은 대회 참가자들이 느꼈던 절망감이다. 이러한 절망감은 지난 몇 년간 UN 주도하에 제시되었던 정부 대표간의 무책임한 협상 방식과 낮은 수준의 합의문, 그리고 느슨하고 긴장감 없는 각국의 감축 행동에 대해 느꼈던 실망감을 의미한다. 실제 코펜하겐에서 느꼈던 사상 최대의 기대치는 회의가 끝나고 분노에서 절망으로 바뀌어갔고, 이제는 새로운 체제와 해결방식에 대한 요구를 불러일으켰다.
 
세계는 진정한 협상을 원한다.  코펜하겐 회의의 절망을 새로운 희망으로! 원주민 네트워크(IEN)회원들
또 볼리비아에서 열리는 이유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계 민중 대회가 가지는 주요한 정치적 의의는 제3세계 정치권의 급부상이다. 기존의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가 가지는 한계에 회의를 느끼는 환경운동 세력과 제 3세계 국가의 기후 정의 운동이 힘을 얻어가면서 새로운 정치적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볼리비아에서 새로운 기후정의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후변화 국제 협상에서 늘 변두리에서 힘없이 목소리를 냈던 약소국가들의 과거의 양상이 기후정의와 기후부채에 대한 국제적인 운동이 힘을 얻어가면서, 기후변화 취약국가에 대한 정치적인 세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이는 기후변화 취약국가이면서 동시에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항하여 새로운 21세기형 사회주의 국가 연합을 실험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더욱 정치세력화되고 있는데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국제정치 판이 새롭게 변화할 조짐이다.

 

실제 대회에 참석하는 스페인, 러시아, 프랑스를 비롯한 약 70개 국가는 정부 대표단이, 에콰도르, 파라과이, 니카라과, 베네수엘라에서는 국가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남미 국가들이 과거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항하며 연합해 왔던 양상을 살펴볼 때 이는 기후변화 문제를 중심으로 새롭게 자본주의 시스템과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항운동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주도권과 세력 싸움이 다분화되는 조짐으로 기존의 선진국과 개도국으로 양분되어 있었던 주도권 싸움이 EU, 미국, 중국의 3파전을 중심으로, 투발루를 중심으로 한 군서도시국가연합(AOSIS), 아프리카 나라들의 정치모임인 기후변화 취약가군 V11, 그리고 새롭게 대두되는 중남미 국가 연합으로 나뉘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9년 코펜하겐 회의에서 기후변화 취약국가연합이 공식 제출한 '1.5 도 상승 제한안건'이나 350ppm으로 대기 중 온실가스의 농도를 맞추자는 국제 기후행동인 '350 캠페인'이 세계 시민사회 운동과 결합하면서 힘을 얻어가는 가운데 중남미 국가연합들이 UN체제에 도전하며 새로운 기후변화 정치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당분간 기후변화를 둘러싼 국제정치는 더욱 더 치열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기후변화,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 희망은 있을까?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 해결이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이 시점에서 굉장히 유의미하다. 근본적인 질문이라 함은 자본주의적인 해결책에 대한 희의감과 우려다. 실제 UN 기후변화 회의에서 부유한 나라들의 주도하에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핵심 이슈는 금융, 탄소 시장,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철저하고 냉정한 자국의 이익(국익),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 등이다.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감축 목표와 효과적인 감축 행동에 대한 논의는 사실 거의 논의되지 않는다.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 참석하는 당사국들은 제사에는 관심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더불어 세계 민중 대회는 UN이 제시했던 방식과는 다른 방법을 논의하고자 한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제시한 대회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기후변화에 대한 구조적이고 시스템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모든 인류의 복지를 용이하게 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제안한다.

2. 어머니 지구의 권리에 대한 보편적인 선언을 이끌어내도록 토론한다.

3. 교토의정서와 UNFCCC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 결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제안에 대해서 동의한다.

4. 기후변화에 대해 세계 민중들의 국민 투표를 조직한다.

5. 기후정의문제와 기후 부채 해결을 위한 분석과 행동 계획을 이끌어낸다.

6. 어머니 지구의 권리와 기후변화에 대항하는 행동 전략을 정의내린다.

 

회의를 국제사회에 제안한 볼리비아 정부의 공식 정부 대표단이었던 알젤리카 나바로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지와 한 인터뷰에서 대회가 가지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우리는 진정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UN과 선진국 중심으로 결정되는 협상 방식과 문제 해결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가진다. 구속력 없는 코펜하겐 협의문이 나오기까지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지구 온도 4도 상승은 피할 수 없는 결과이다(현재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해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온도는 2도 상승이다).

 

코펜하겐 회의를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이 차가운 회의장 밖에서 지구를 위해 고함을 치고 있을 때 회의장 안에서 나온 결과물이 고작 구속력 없는 코펜하겐 협정문이라는 사실에 깊은 회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자본주의 시장의 실패로 인해서 기후변화라는 괴물이 탄생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어떻게 또다시 탄소 시장과 같은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단 말인가. 기후변화를 일으킨 구조적인 문제와 원인에 대해서는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 우리는 진정한 해결책을 토론하고 논의하고 싶다.'

 

볼리비아에서 퍼져나오는 세계 시민사회 운동과 진보 세력들의 뜻있는 목소리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각국 정부에 새롭고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것인가? 우리가 볼리비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고자료: http://pwccc.wordpress.com/  (세계 민중 대회 공식 홈페이지)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손형진은 녹색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 환경운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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