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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12일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내용을 듣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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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세 차례 보도(4월 6일, 8일)를 계기로 불거진 '봉은사 사태 청와대-한나라당 개입' 의혹이 '2차 진실게임'으로 번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였던 김영국씨가 예정된 기자회견을 하기 하루 전날 대통령 직속기구에 근무하는 전 청와대 행정관 A씨가 연결해준 전화통화에서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부터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는 회유-협박을 받았다는 김씨와, 이를 부인한 이동관 수석의 '진실게임'이 그것이다.

김영국(현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씨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봉은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명진 스님(서울 삼성동 봉은사 주지)은 물론, '봉은사 사태'를 계기로 불교의 자주성 회복을 추진하는 불교 개혁세력 전체가 도덕성의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반대로 이동관 수석의 해명이 거짓이라면 '봉은사 사태'에 개입한 청와대와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동관 수석은 13일 명진 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함으로써 이 '진실게임'은 사법의 영역에서 가리게 되었다. 명진 스님측은 고소와 관련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라"면서 "고소를 계기로 진실이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쉽게 규명될 것 같지도 않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1차 진실게임'은 '명진 판정승' vs '안상수 판정패'

'1차 진실게임'은 명진 스님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대결 구도였다. 명진 스님은 3월 21일 법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강남 부자 절의 좌파 스님' 운운하며 종단에 압력을 넣었다"고 폭로했다. "그 자리를 주선한 김영국씨로부터 들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즉각 "봉은사 주지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는 말로 '좌파 스님' 발언 및 '봉은사 주지 교체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 자리를 주선하고 배석했던 김영국씨가 3월 23일 기자회견에서 "명진 스님은 말씀은 모두 사실이다"고 증언함으로써 1차 진실게임은 명진 스님의 '판정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안상수 수첩에 적힌 '말조심' '말조심'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수첩에 7일과 8일 연이어 '말조심'이라는 단어가 쓰여져 있다.
▲ 안상수 수첩에 적힌 '말조심' '말조심'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수첩에 7일과 8일 연이어 '말조심'이라는 단어가 쓰여져 있다.
ⓒ 뉴시스/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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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증언 이후 안상수 대표는 봉은사 문제와 관련 "어떤 대응도 하지 않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아무도 그에게 침묵을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묵언수행'을 자처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일 국회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 도중 안 대표가 꺼내 본 수첩의 7일, 8일 메모 중에 '말조심'이라고 쓴 글귀가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수첩에는 '진실게임의 판정패'를 자인한 셈이다.

'2차 진실게임'은 '1차 진실게임'처럼 싱겁게 끝나진 않을 것 같다. 양측이 공통으로 인정하는 사실은 "A씨가 김씨와 동석한 자리에서 이동관 수석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 보고'를 했다"는 것까지다.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진술은 엇갈린다. 김씨는 A씨가 전화를 바꿔줘 이 수석과 통화를 했고 이 수석으로부터 회유를 받았다고 했지만, 이 수석은 "'김씨와 함께 있다'는 A씨의 보고를 받았을 뿐, 김씨와 직접 통화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의혹을 규명할 열쇠는 그날 밤 늦은 시각(11시경)에 이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 보고'를 한 A씨가 쥐고 있다. A씨는 김영국-이동관의 직접통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문제는 한명숙 전 총리 뇌물수수 의혹 사건의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진술만큼이나 A씨의 진술에도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동관-A씨의 해명과 부인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해소되지 않는다.

기자회견 전날 밤 광화문 카페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김영국 조계종 총무원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명진스님의 이야기가 사실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배석했다"며 말하고 있다.
 김영국 조계종 총무원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명진스님의 이야기가 사실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배석했다"며 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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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당시 상황을 '사건의 재구성'으로 접근하면 이렇다.

김영국씨는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지난 3월 22일 밤에 "술이나 한 잔 하자"는 대학 후배 A씨의 전화를 받고 나가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A씨가 자신을 만나자고 한 이유는 들어보지 않아도 빤한 것이었다. A씨는 이 자리에서 김씨에게 내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1시간 남짓 만류했다.

김씨의 권유로 정치권에 들어온 A씨는 국회 문방위에서 오래 활동한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현 국회 문방위원장)을 함께 보좌했다. A씨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실의 문화체육관광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들어갔다가 지난해 말부터 대통령직속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A씨의 만류는 선배의 앞날을 걱정한 데서 비롯한 개인적 충정일 수 있지만 대통령 직속기구에 근무하는 공직자여서 현 정권의 만류로 간주될 소지는 충분했다. 더욱이 A씨는 김씨와 함께 있는 술자리에서 이동관 홍보수석과 한나라당 김효재-조해진 의원에게 전화를 해 "영국이형이란 함께 있다"면서 '상황 보고'를 했다.

불교 신자인 김효재 의원은 김씨와 평소에 호형호제 하는 친밀한 관계였고, 조해진 의원 또한 지난 2003년 당시 김씨와 함께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낸 가까운 선후배 사이였다. A씨가 김씨와 함께 있는 술자리에서 두 사람에게 전화를 한 것도 이런 인간 관계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자신이 몸담았던 한나라당과 두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이 정치권에 데려온 A씨와의 인간적 관계 때문에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A씨가 김씨와 별로 친분이 없는 이동관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김영국씨가 내일 기자회견 안하겠다고 합니다"라고 '상황 보고'를 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씨는 결국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명진 스님은 말씀은 모두 사실이다"고 증언했다.

이동관 "기자회견 취소하면 뒤 봐주고, 강행하면 뒷조사 할 수밖에"

여기까지는 김씨와 A씨, 그리고 이동관 수석, 김효재-조해진 의원의 해명이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김씨는 A씨가 연결해준 이동관 수석과의 전화통화에서 "기자회견을 취소하라"는 회유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이같은 사실을 3월 29일 지인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털어놓았다. 김씨를 포함해 열 명이 모인 그 자리에 기자도 있었다. 기자는 김씨 바로 옆자리에 있어서 김씨의 얘기를 그 자리에 있던 누구보다도 정확히 들을 수 있었다.

"이동관 수석이 기자회견을 취소하면 뒤를 봐주겠지만, 기자회견을 강행하면 여러 가지로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무슨 얘기냐, 취소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이 수석이 '뒷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기자는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두 사람에게서 확인 절차를 거쳐 4일에는 김씨를 다시 만나 이동관 수석과의 통화 사실과 통화 내용을 재확인했다. 명진 스님은 11일 법회에서 김씨를 통해 들은 얘기를 전하면서 이동관 수석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당시 이동관 수석은 김영국 거사에게 '선거법 위반으로 사면 복권이 아직 안 됐을 텐데, 모두 풀어줄 테니 기자회견 하지 마라, 네가 원하는 것 다 해주겠다'고 회유했다. 김 거사가 기자회견을 취소할 수 없다고 하니, 이동관 수석이 전화기에 대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욕을 다했다."

김영국씨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 후보를 돕는 과정에서 선거법을 위반해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사실이라면 '봉은사 외압' 의혹에는 개인의 약점을 동원한 치졸한 회유협박이 추가되는 셈이다.

이동관-김효재-조해진 한 목소리 "김영국과 직접 통화한 적 없다"

 한나라당 김효재(왼쪽) 의원과 조해진(오른쪽) 의원(자료사진).
 한나라당 김효재(왼쪽) 의원과 조해진(오른쪽) 의원(자료사진).
ⓒ 권우성/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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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4월 6일 이동관 수석과 김효재-조해진 의원, 그리고 A씨를 대상으로 확인취재에 들어가자 세 사람은 한 목소리로 "A씨가 '김영국씨가 함께 있다'며 전화를 해와 A씨와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김씨와 직접 통화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세 사람은 A씨를 매개로 한 '간접 통화'의 여지를 남겼다.

조해진 의원은 "그 전날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김씨에게 2~3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아서 A씨에게 김씨의 연락처를 물었는데 그 때문에 A씨가 '김씨와 함께 있다'고 전화를 해왔으나 (통화하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어 (김씨와) 직접 통화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자신이 먼저 김씨와의 통화를 원했으나 막상 통화가 연결이 되었을 때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해 통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효재 의원은 "A씨가 (전화를 해와) 나하고 상의하면서 '김영국씨와 전화를 바꾸겠다'고 하길래 '그럴 필요 없다'고 했다"면서 "그분(김씨) 입장에서는 만류한 것으로 받아들였는지 모르지만, 회견을 앞두고 얼마나 괴롭겠나 싶어 만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직접 통화 사실은 부인했으나, A씨가 '김영국씨와 함께 있다'면서 김씨 문제를 상의해온 사실과 함께 김씨 입장에서는 자신이 만류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동관 수석도 "김씨와 직접 연결한 일은 없다"면서 A씨가 중개한 '간접통화'의 여지를 남기기는 했다. 독자의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오마이뉴스> 취재기자와 이 수석의 문답 취재를 '날 것'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일부 격한 표현도 있으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가감없이 옮겼다).

이동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왜 통화해?...직접 연결한 일은 없다"

- 천안함 사건 나던 주의 월요일(22일) 밤 김영국씨와 통화한 적 없었나?
"아니, 아니...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왜 통화해? 직접 연결한 일은 없어요."

- 김영국이 다음날 기자회견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이 수석이 "회견 취소하면 뒤를 봐주겠지만 강행하면 여러 가지로 힘들어질 것"이라고 얘기했다는데... 기억이 안 나는 것인가, 그런 일이 없는 것인가?
"(2~3초간 머뭇거리다가) 누군가 그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전화한 것 같은데, 늦은 시간 술을 먹고 들어가는 중이라서... 가만, 내가 확인해 보고 전화 드릴게. 내가 무슨 거짓말 하려는 게 아니라 혹시라도 해서... 난 분명히 (김영국과) 통화한 일이 없거든."

이 수석은 처음에는 "늦은 시간 술을 먹고 들어가는 중이라서 (기억이 잘 안 난다)"라고 했다가 2분여가 지난 뒤에 '누군가'(A씨)와 통화한 뒤에는 단호하게 이렇게 말했다.

"아니, (김영국과) 통화 안 했어. 내가 왜 하겠어? 알지도 못하는 놈한테..."

다시 계속된 이 수석과의 문답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12일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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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국씨가 이 수석에게 들었다는 워딩을 불러 줄게요. "회견 취소하면 뒤를 봐주겠지만 강행하면 여러 가지로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더라.
"내가 확인해본 건데... 내가 필요하면 통화기록까지 보여줄게요. 중간에 연결해준 친구가 '내가 옛날부터 잘 아는 친구라서 (김영국을) 만났는데, 내일 기자회견 안하겠다고 합니다'라고 했다. 나는 그때 저녁식사 약속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그렇다면 잘된 일이다' 그 말 하고 끊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좌파라는 얘들은 그렇게 후안무치한가? (기사 나가면) 소송 내서 끝까지 할 거니까 알아서 하라고 해."

- 김영국은 좌파도 아니고 한나라당 당직자였어요.
"아니, 좌파고 뭐고 간에 그런 식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다니는 건 말도 아니지. 앞뒤가 맞는 소리를 해야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 전화를 왜 받겠어?"

- 김영국과 통화한 적 없다?
"100% 없다. 내가 왜 나서냐? 정무(수석) 같은 데서 할 일이고... 터무니없는 소리 하면 안된다. 이를 테면, 옆에서 내가 (A씨와) 통화하는 걸 들었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왜 내가 통화하지도 않은 것을..."

김씨와의 직접통화 사실에 대해서는 "100%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옆에서 내가 (A씨와) 통화하는 걸 들었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왜 내가 통화하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그러는지 모르겠다)"이라고 여지를 남긴 것이다.

A씨가 밤 11시에 이동관에게 '상황 보고'를 한 까닭은?

대통령 직속기구에서 근무하는 A씨가 밤늦은 시각에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전화를 해 "김영국씨와 함께 있다"고 '상황보고'를 한 이유도 석연찮다. 이 수석은 A씨가 보고한 까닭을 묻자 "내게 '자기가 막았습니다' 하는 식으로 자랑하는 사람이 많다"고 답했다. 자신이 대통령 측근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공명심을 내세워 접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뉘앙스의 해명이다.

A씨의 해명도 석연찮다. 그는 심지어 이동관 수석에게 전화한 까닭을 묻자 "내가 그때 갑자기 왜 전화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다음은 4월 6일 A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역시 독자의 객관적 이해를 위해 '날 것' 그대로 옮긴다.

- 3월22일 김영국 만나서 다음날 기자회견 만류했나?
"나는 당연히 걱정돼서 후배 입장으로 얘기했다."

- 이동관 수석에게는 왜 전화했나?
"그냥, 술을 많이 먹어서 기억이 안 난다."

- 술김에 전화한 거냐? 전화한 이유가 뭐냐?
"내가 전화를 했나? 기억이 안 난다."

- (김씨에게) 전화 바꿔준 기억도 없나?
"그것도 모르겠고... 전화했는지 안 했는지 아리까리하다. 전화 와서 받았지만 이상한 방향으로 엮지는 말아 달라. 영국이형 걱정돼서 만났을 뿐이다."

- 오늘 아침 이동관 수석한테 전화도 받지 않았나?
"이동관 수석이 네가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이런 전화가 오냐고 하시더라. 나도 기억이 안 나서 '그럴 리 없다'고 말씀드렸다."

- 청와대에서 근무하신 분이 술 먹었다고 상관에게 전화했다는 게 말이 되나?
"영국이형 만나서 인간적으로 부탁했다. 형이 이런 일 휘말려봐야 좋을 게 없다고 얘기했고 그 형도 알았다고 헤어졌다."

A씨 "내가 그때 갑자기 왜 (이동관에게) 전화했는지는 기억 안 난다"

- 처음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오전에 이동관 수석한테 전화까지 받은 분이 마치 오래 전 얘기를 갑자기 떠오른 것처럼 말씀하네요?
"이 수석에게 전화건 것을 부인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내가 말실수했다. 내가 이 문제에 엮이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

- 이 수석이 업무 성격상 여러 사람과 통화하는 것은 알겠지만...왜 그 자리에서 이 수석에게 전화했냐?
"내가 그때 갑자기 왜 그랬는지는 기억 안 난다. 어쨌든 수석에게는 내 나름대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게 있었다. 이 수석에게 이런 사람 만났는데 기자회견 안 한다고 얘기했고, 이 수석은 그렇다면 다행이라고 말하고 끊었다. 조해진 형에게도 상황만 얘기해줬다. 김효재 의원도 (전화해 상의했지만) '네가 알아서 하라'고만 했다. 영국이형과 직접 통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직속상관도 아닌 이동관 수석에게 왜 상황보고를 했는지를 물었을 뿐인데 A씨는 "조해진 형에게도 상황만 얘기해줬다. 김효재 의원도 (전화해 상의했지만) '네가 알아서 하라'고만 했다"면서 "김영국 형과 직접 통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묻지도 않은 것까지 먼저 해명을 했다.

A씨는 또 11일 <한겨레>와 통화에서는 "내가 김 위원을 만나고 나오면서 잠깐 이동관 수석과 통화한 적은 있지만, 이 수석이 김 위원과 직접 통화한 적은 없다"면서 "선거법 사면복권 얘기는 내가 김 위원에게 '정부랑 등을 져서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먼저 꺼냈던 얘기다"라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이 수석도 12일 "명진 스님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면서 "김영국씨와는 면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직접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 수석과 친한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아는 사이다"고 했다.

'2차 진실게임'도 '1차 진실게임'과 닮은꼴

'1차 진실게임'과 닮은꼴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명진 스님을 모른다고 부인했지만, 명진 스님이 안 대표의 지역구인 과천의 연주암 선원장을 10년 지낸 동안 부처님 오신날이면 안 대표가 연주암까지 올라와 공양을 함께 한 사실과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되었다.

사실 "어떤 외압 발언도 없었다"는 안상수 대표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굳이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고위 관계자들이 직간접으로 나서 김씨의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회유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수석의 어법을 빌리면, 대통령의 발언과 메시지를 관리하거나 '마사지'하는 직책이지 안 대표의 발언을 '마사지'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에서 '봉은사 외압' 의혹은 청와대로 증폭된다.

그래서 이런 추정이 가능하다. 이 수석이 김씨와의 직접통화 사실은 "100%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옆에서 내가 (A씨와) 통화하는 걸 들었다고 하면 모르겠지만…"이라고 여지를 남긴 것을 보면, 혹시 흥분한 이 수석이 '쌍욕'이 옆에서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A씨에게 이렇게 외친 것은 아닐까?

"김영국이, 그 ××한테 똑똑히 전해.,, 기자회견 강행하면 가만 안 둔다고."

그렇다면 '진실게임'의 의문이 풀린다. 이 수석은 김씨와 직접 통화한 적이 없지만, 김씨는 이 수석의 육성을 직접 들었으니까. 더구나 이 수석은 "늦은 시간 술을 먹고 들어가는 중이라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고, A씨도 "그날 술을 많이 먹어서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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