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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제기된 의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많은 의문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다음은 이날 국방부의 해명과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항목별로 정리한 것이다.

[의문 ①] 정확한 사고 시간은?

군당국은 천안함 침몰 사건 직후부터 정확한 사고 발생 시각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였다. 당초 군은 국방부가 해군작전사령부로부터 보고받은 시점인 26일 오후 9시 45분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다음날 9시 30분으로 정정했다. 이날 군당국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시간은 천안함 포술장 김광보 대위가 휴대폰으로 사고사실을 제 2함대사령부에 보고한 시간이다. 하지만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김태영 국방장관은 사고 발생 시간을 5분 앞당겨 9시 25분이라고 보고했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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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9시 30분경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입장을 내세우다가 1일이 되어서야 사고 시간이 9시 22분이라고 밝힌 것이다. 국방부가 사고 시간을 9시 22분이라고 내세우는 가장 유력한 근거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사고 당일 백령도 근해에서 포착한 지진파다.

천안함이 침몰하던 26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사고발생지점으로 추정되는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1.5의 지진파를 감지한 시간이 오후 9시 21분 58초라는 것이다.

또 백령도 해안초소에서 열상감시장비(TOD)로 침몰중인 천안함을 촬영한 해병대 초병의 증언과 TOD 영상기록에 나타난 시간도 한국지질자원연구소가 지진파를 감지한 시간대와 비슷하다는 것이 군당국이 사고시점을 9시 22분경으로 보는 유력한 근거다.

하지만 해양경찰청이 사고 발생시각을 9시 15분으로 적시하고 있는데다, 천안함의 한 실종자가 사고당일 9시 16분경 휴대전화 통화 도중 "비상사태가 생겼다"고 말했다는 실종자 가족의 증언이 있고, 같은 시간에 문자 메시지가 끊어졌다는 또 다른 진술이 나오고 있는 정황으로 보아 사고 시점을 오후 9시 22분으로 단정하기는 힘들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군당국은 이런 혼선이 빚어졌던 상황에 대해 "군은 상황 보고시 최초, 중간, 최종보고의 절차가 있으며, 최초보고는 정확성보다는 신속성을 강조해 다소 오차가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고 발생 시간이 정확하게 파악되어야 사고의 성격과 군당국의 사후 대처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서 정확한 사고시점 규명은 필수적이다.

[의문 ②]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포착한 지진파는 무엇?

정황상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사고당일 측정한 지진파는 천안함 침몰의 직접적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이희일 한국지질자원연구소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사고 당일 감지된 지진파의 규모는 170~180Kg의 TNT가 폭발한 것과 같은 위력"이라며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진파가 감지됐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을 뿐 그 원인이 함정이 암초에 부딪힌 것인지, 내부 폭발이나 외부 폭발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질자원연구소가 감지한 지진파가 꼭 폭발에 의해서만 생겼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리히터 규모 1.5 정도의 지진파는 2차대전 당시 사용했던 폭탄의 규모 또는 배가 전속으로 항해하다 암초에 부딪쳤을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즉 기뢰로 의심되는 물체가 수중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천안함이 암초에 부딪쳤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지 어민들은 사고 해역에 암초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선의 흘수선(물에 잠기는 깊이)와 천안함의 흘수선(2.9m)에 차이가 있고 사고 당시 파도의 높이에 따라 그동안 파악되지 않았던 암초에 좌초했을 가능성도 있다.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은 지난 27일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함장실에 있는 순간 쾅하는 충돌음과 함께 배가 오른쪽으로 직각 90도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최 중령이 말한 충돌음이 천안함이 암초에 부딪쳤을 때 발생한 소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화약 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그의 증언도 폭발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의문 ③] 천안함을 두 동강 낸 폭발 있었나?

합창 이영기 대령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지난 26일 밤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을 열영상관측장비(TOD)로 찍은 동영상 전체를 공개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합창 이영기 대령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지난 26일 밤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을 열영상관측장비(TOD)로 찍은 동영상 전체를 공개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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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군당국이 공개한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에는 절단된 함수 부분에서 특별한 열이 감지되지 않았다. 폭발에 의해 함체가 직접 손상을 입었다면, 절단면에서 상당한 열이 감지되야 하지만, TOD로 촬영된 동영상에서 천안함의 함수는 생존자들의 체온보다 더 온도가 낮아 해수면과 비슷한 온도를 나타내고 있었다.

또 생존자 중에 화상 환자가 1명도 없고, 배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통상 파손된 함체와 배 안에 있던 물건 등이 대량으로 주변 바다에 흩어지지만 천안함의 경우 부유물이 없었고 일부 수거한 것도 불에 탄 흔적이 없다는 점이 폭발이 있었는지 의심이 되는 대목이다.

수중폭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전문가들은 수중폭발의 경우에도 상당한 규모의 연무와 수증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군당국이 공개한 TOD 동영상에는 연기나 수증기로 의심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찍혀 있지 않았다.

[의문 ④] 속초함이 사격한 표적, 새떼 맞나

사고 당일 천안함 인근에 있던 초계함 속초함이 76mm포로 사격을 한 것은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에 의해 피격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천안함이 침몰하기 시작한 직후에 사고해역 남방 49Km 해상에 있었던 속초함을 서해북방한계선(NLL) 남단까지 전진배치 시켜 경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속초함은 오후 10시 55분경 백령도 북방에서 고속으로 북상하는 미확인 물체를 포착하고,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이를 북한 함정이 천안함을 공격한 후 숨어 있다가 도주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2함대사령부의 승인을 받아 경고사격 후 격파사격을 했다는 것이 군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군당국은 사격이 끝난 뒤 분석한 결과 미확인 표적을 새떼로 판단했다. 레이더 상에서 표적이 두개로 분리되었다가 다시 합쳐지는가 하면 표적이 최종적으로 사라진 지점이 육지라는 것이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했다고 군당국은 밝혔다.

군당국은 속초함과 속초함이 포착한 미확인 표적까지의 거리가 9.3Km 정도였으며 사거리를 감안해 76mm포(유효 사거리 12Km)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천안함 사고 직후 속초함이 사격한 표적이 새떼라는 군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먼저 대공레이더를 장비하지 않은 속초함이 9.3Km 떨어진 새떼를 포착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군당국은 "(속초함이 장비한) 해수면레이더는 함정포착용이지만 수면에 가깝게 나는 새떼도 포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실제 사격에는 사거리가 긴 76mm포를 사용한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또 이날 군당국은 군사보안상의 이유로 미확인 물체에 발사한 포탄의 종류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초계함의 주포인 76mm 포는 대함 표적에 사용하는 포탄과 대공 표적에 사용하는 포탄을 모두 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속초함이 발사한 포탄이 정확하게 무엇이었는지 밝혀져야 군당국의 해명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의문 ⑤] 천안함 사고 항로 비정상적이지 않다?

해양경찰청은 1일 오후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당시 해경 501함 고속단정에서 촬영된 구조 현장 근접 촬영 동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한 구조대원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천안함에서 생존 승조원들이 모여 있는 곳을 가리키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1일 오후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당시 해경 501함 고속단정에서 촬영된 구조 현장 근접 촬영 동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한 구조대원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천안함에서 생존 승조원들이 모여 있는 곳을 가리키고 있다.
ⓒ 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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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당국은 천안함이 사고 당시 백령도 해안으로 비정상적으로 근접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에 대해 "천안함은 승인된 정상적인 경비구역 내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백령도에 다소 근접하여 기동한 것은 북한의 새로운 공격 형태에 대응하여 경비작전시 지형적 이점을 이용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과거에 비해 기동 공간 측면에서 함장에게 좀 더 많은 융통성을 부여했다고 부연설명했다. 군당국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제 최원일 천안함장이 2008년 부임 이후 이 같은 권한을 10여회에 걸쳐 사용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공개했다.

상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비구역 이탈과 달리 경비구역 안에 있었기 때문에 함장의 재량으로 사고해역을 지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당국의 이러한 설명은 천안함이 대북 작전계획상의 정해진 항로를 항행했다는 해명과 배치된다.

앞서 지난달 31일 김태영 국방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통상적인 작전수역이기는 하지만 사고 당시 파도가 높아 천안함이 그곳으로 피항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전계획상의 정해진 항로가 아니라 천안함장의 재량으로 사고 해역에 진입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고 해역이 북한과 인접한 NLL 인근이었다는 점에서 함장이 미리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재량으로 항로를 바꿀 수 있었겠냐는 것이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1200톤급 초계함이 그처럼 북한과 근접한 항로를 지나갔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상부로부터 특별한 지시를 받았거나 사고 수역으로 들어가야 할 급박한 상황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천안함이 사고 수역으로 왜 들어갔는지 규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천안함의 교신기록이 공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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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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