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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창간 10주년기념 특별기획으로 '유러피언 드림, 그 현장을 가다'를 연중 연재한다. 그 첫번째로, 시민기자와 상근기자로 구성된 유러피언 드림 특별취재팀은 '프랑스는 어떻게 저출산 위기를 극복했나'를 현지취재, 약 30여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말]
취재정리: 김영숙 시민기자
공동취재: 오마이뉴스 <유러피언드림:프랑스편> 특별취재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여자교사의 임신을 달가워 하지 않습니다."

유아교육 분야에서 13년째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그렇게 말했다.

한 달 전, 나는 김씨의 이 말을 듣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때가 때인지라 그랬을 것이다. 당시 나는 한국이 왜 저출산 위기를 맞았으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프랑스 등 다른 나라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고 있었다. <오마이뉴스>의 <유러피언드림: 프랑스편> 특별취재팀에 일반인 자격으로 포함돼 사전모임을 하면서.

"왜 그렇죠?"

김씨의 답은 좀 길었다.

"보육교사의 임신은 업무수행에 많은 제약을 가져옵니다. 아침이나 오후에 차량을 타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태우거나 내려주는 일에서 제외됩니다. 청소업무에서도 과하게 몸을 쓰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아이들 급식할 때 무거운 국통이나 반찬통을 들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수시로 안아주고 해야 하는데 무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발표회 등에서 율동을 아이들 앞에서 요란하게 보여주기 힘듭니다. 임신한 교사는 그만큼의 업무를 다른 동료교사들에게 떠넘기게 되기 때문에 다들 임신을 달가워 하지 않은 거죠."

원장도, 엄마들도, 동료들도 '임신'은 부담스러워

김씨는 임신한 보육교사는 동료뿐 아니라 엄마도, 원장선생님도 싫어한다고 했다.

"엄마들은 임신해서 몸이 힘든 교사가 자신의 어린아이를 잘 봐주지 못할까봐 우려하는 것이죠. 원장선생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를 가질 만한 기혼 교사에게는 넌지시 아이를 언제 가질 건지 떠보기도 합니다. 발표회나 입학식 등이 있는 시점을 피하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김씨는 "그래서 임신을 했다 하더라도 이런저런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유산하는 보육교사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근무여건과 낮은 보수 때문에 일부 국공립 보육시설(전체의 5.5%, 2008년12월기준)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립 보육시설에서는 보육교사들은 결혼을 전후해 다른 직종으로 옮기는 일이 많다고 한다.

"13년 전, 제가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했을 때만 해도 80명의 친구들이 관련 보육 시설에 취업 했는데요, 지금은 90%가 다른 일을 하거나 쉬고 있습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다. 보육기관에서 젊은 기혼 보육교사들의 임신을 꺼려한다면 아이를 다 낳은 '경력있는 엄마' 교사들은 환영하지 않을까? 김씨의 대답은 "그것도 아니다"였다.

"경력 교사들은 원장님이 부리기 어렵고, 월급도 많이 줘야 하기 때문에 또 꺼려합니다."

워킹맘도 사절? 그렇다면 보육시설의 원장님들이 바라는 보육교사는 젊은 미혼여성이거나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은 여성? 저출산을 강요하는 문화는 출산정책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육시설에서도 예외가 아니란 말인가?

우리와 다른 프랑스 "임신 교사 특별 대우 해준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크레쉬(탁아소) 크레센도(Crescendo)의 나탈리 로와나르 (Natalie Roynard) 원장.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크레쉬(탁아소) 크레센도(Crescendo)의 나탈리 로와나르 (Natalie Roynard) 원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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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질문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파리에서 '프랑스 출산율 2.0의 비밀'을 취재할 때 이 나라의 보육시설 교사에 대한 대우가 궁금했다.

지난 3일, 우리 취재 일행은 파리의 중심가 오페라 거리에 있는 크레쉬(탁아소) 'Crescendo' 를 방문했다. 원장인 나탈리 로와나르(Natalie Roynard, 52)씨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프랑스에서는 태어나서 만 3살까지는 크레쉬나 보모를 통하여 보육하고, 3살이 넘으면 유치원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이곳은 S.O.S라는 민간 협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15명 규모의 아이들을 돌보는 아담한 크레쉬였다.

프랑스에는 다양한 형태의 크레쉬가 있다. 국공립 크레쉬, 기업 크레쉬, 부모 공동 크레쉬, 민간협회 크레쉬, 그리고 소규모로 운영되는 마이크로 크레쉬와 아파트 크레쉬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이든 정부기관인 보건부에서 관리하며, 보육교사의 급여도 국가에서 전부 또는 일부 지급한다.

원장 로와나르씨에게 이렇게 질문을 해봤다.

- 이곳 보육교사들은 결혼과 임신에 상관없이 계속 일하는지 궁금하다.
"(질문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당연히 그렇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임신한 교사는 '특별대우'를 해준다. 임신한 교사가 있을 때는 의사가 지속적으로 체크하면서 무리가 되지 않는지 확인한다. 대부분 별 부담 없이 일을 하고, 본인이 정 힘들면 미리 쉬기도 한다. 그리고 출산 후에 복직하는 데도 문제가 전혀 없다. 실제 이곳에 근무하는 4명의 교사 모두 아이 엄마들이다."

로와나르 원장은 워킹맘에 대한 차별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는 경험자를 선호한다. 그들에겐 더 많은 임금을 준다. 55세, 59세가 되어도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일할 수 있다."

- 아이 대 교사의 비율은 어떻게 되나?
"법적으로 영아(만 2세 미만)의 경우는 교사 1명이 5명의 아이를 돌보고, 유아(만 3세)는 8명까지 돌보게 되어 있다(한국의 경우 만1세까지 1:3, 만2세까지 1:7, 만3세까지 1:15의 비율). 우리의 경우는 전체 아이 15명을 4.5명의 교사가 돌보고 있다. 그 중에는 유아심리교사, 간호교사가 매일 반나절 정도 근무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아니! 탁아소에서도 파업을 한다고 ?

 오마이뉴스의 <유러피안 드림> 프랑스 특별취재팀이 3일 방문한 크레쉬(탁아소) 크레센도(Crescendo).
 오마이뉴스의 <유러피안 드림> 프랑스 특별취재팀이 3일 방문한 크레쉬(탁아소) 크레센도(Crescendo).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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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와나르 원장은 보육교사들의 대우와 권리를 이야기하면서 "곧 있으면 보육교사들이 파업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 또 무슨 말?

"프랑스 전체에서 보면 현재 크레쉬 수가 모자란다. 그런데 정부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니까 보육교사들이 조만간 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아이를 봐주는 기관에서도 파업을 한다고? 우리로선 상상 할 수 없는 근로자의 권리가 여기에서도 펼쳐지고 있었다.

"아마 정부에서 관리하는 국립 크레쉬는 대부분 실제로 파업을 할 것이다. 민간 협회 소속인 우리는 파업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파업의 경과를 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우리도 파업에 동참할 수도 있다."

크레쉬가 파업을 하면 엄마들은 아이를 어디에 맡기나? 아이 핑계를 대고 일하러 나가지 않을 수도 없을 텐데. 듣는 내가 걱정이 다 된다. 그러나 로와나르 원장은 단호했다.

"보육교사들도 권리가 있다.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가 충분히 충전되어 있어야 한다."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한국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원장 중에 그처럼 보육교사들의 권리를 챙겨주는 이가 몇이나 될까? 임신할까봐, 임신했다고 눈치주기 보다 의사의 지속적 보살핌을 챙겨주고, 출산 후에도 복직을 환영할 원장님은 또 얼마나 될까? 그건 단순히 원장님 성향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보육교사의 월급을 어떤 식으로든 지원해주는 프랑스와 보육교사의 월급을 국공립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원비로 충당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

보육시설 여자 교사들이 아이 갖기를 두려워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그것은 한국의 세계최저 출산율 1.15명과 프랑스의 안정적 출산율 2.0명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마이뉴스 <유러피언드림:프랑스편> 특별취재팀 :
오연호 대표(단장), 김용익 서울대 의대교수(편집 자문위원), 손병관 남소연 앤드류 그루엔 (이상 상근기자) 전진한 안소민 김영숙 진민정(이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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