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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아직도 칼바람의 추위 속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용산 참사 유가족'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달여간 누리꾼들의 추천을 받았고, 편집국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했습니다.

1년여전 용산에 투입된 경찰특공대의 폭력 진압은 2009년 사회 곳곳에서 진행된 '불도저 대한민국'의 우울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입니다. 입으로는 친서민을 외치면서, 희생된 철거민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조차 외면하는 MB정권. 수사기록 3000쪽에 남아 있는 진실은 깊이 숨겨둔 채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저항에 불법 낙인을 찍은 검찰. 불타버린 남일당 건물은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가슴처럼 을씨년스럽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내년에도 용산 참사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집자말]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337일째를 맞이한 22일 저녁 고 윤용헌씨 부인 유영숙씨, 고 한대성씨의 부인 신숙자씨,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 고 양회성씨 부인 김영덕씨, 고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씨가 참사 현장인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앞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337일째를 맞이한 22일 저녁 고 윤용헌씨 부인 유영숙씨, 고 한대성씨의 부인 신숙자씨,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 고 양회성씨 부인 김영덕씨, 고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씨가 참사 현장인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앞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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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재개발지역 건물들이 철거작업으로 폐허가 되어가는 가운데, 그 한가운데 있는 한 건물에서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생활하고 있다.
 용산 재개발지역 건물들이 철거작업으로 폐허가 되어가는 가운데, 그 한가운데 있는 한 건물에서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생활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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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유가족들은 결코 '올해의 인물'이 되고 싶지 않았다. 벌써 11개월째 장례도 치르지 못한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오마이뉴스>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도 반가워하지 않았다. 고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씨는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기자 역시 축하의 인사를 전할 수 없었다.

용산참사가 일찌감치 해결됐다면, 아니 애초부터 그날 남일당에 경찰특공대가 투입되지 않았다면 유가족들은 이름없는 철거민으로 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세입자 생존권을 보장하는 재개발 정책을 추진했다면 이들은 철거민도 아닌 평범한 식당 사장님이었을 것이다.

유가족들은 다시 힘겨운 겨울을 맞았다. 참사 발생 337일째인 지난 22일 찾아간 용산 남일당에는 난로가 놓여 있었다. 건물 앞 천주교 신부들의 천막도 보온을 위해 스티로폼 판과 비닐을 둘렀다.

가족들이 생활하는 삼호복집은 바닥을 온돌 처리했고 가족마다 오리털 이불도 갖췄지만, 가정용 건물이 아니라서 외풍이 세다. 잘 때마다 코가 시리다.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는 "여기도 이렇게 방 안에서도 추운데 우리 아들은 얼마나 춥겠냐"면서 이충연 용산4구역철거대책위원장을 걱정했다.

"협상? 정치 쇼 하면서 마음 흔들지 말라"

요즘 용산 범대위는 참사 1주기를 맞는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그 때까지 사태가 해결 안 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진 않지만, 1주기는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22일 오후 용산철거민참사 현장인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고 윤용헌씨의 부인 유영숙씨가 참사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고 윤용헌씨의 부인 유영숙씨가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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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참사 현장인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고 윤용헌씨의 부인 유영숙씨가 고인들의 영정앞에 마련된 초에 불을 붙이고 있다.
 유영숙씨가 고인들의 영정앞에 마련된 초에 불을 붙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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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를 몇일 앞둔 22일 오후 용산철거민참사 현장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건물 1층 합동분향소에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남일당 건물과 농성천막 모형이 정성스럽게 포장된 채 놓여 있다.
 크리스마스를 몇일 앞둔 22일 오후 용산철거민참사 현장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건물 1층 합동분향소에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남일당 건물과 농성천막 모형이 정성스럽게 포장된 채 놓여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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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헌씨 부인 유영숙씨는 이날 남일당 빈소에 앉아 영정을 바라보며 "애들 아빠가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너무 보고 싶다"고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다. 지난 11일 생일을 맞은 그에게는 이번 달이 더욱 끔찍했다.

윤용헌씨는 해마다 아내 생일에 직접 미역국을 끓이는 자상한 남편이었다. 2년 전 식당이 철거된 날은 마침 유씨의 생일이었다. 그 경황없는 와중에도 윤용헌씨는 "아침에 못 해줘서 미안하다"면서 저녁 식사로 미역국을 차렸다.

다른 유가족들의 심경도 "억울하고 허전하고 슬프고 외로운" 마음이었다. 이날 오후 삼호복집에 모여있던 권명숙씨, 전재숙(고 이상림씨 부인)씨, 김영덕(고 양회성씨 부인)씨는 "연말이라서 그런지 오늘따라 울적하다"면서 인터뷰도 힘겨워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마음을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오래오래 싸우겠다는 뜻이다. 문규현 신부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날의 결심이다. 목숨을 내걸고 함께 싸우는 신부님들을 생각하면 서둘러 사태를 해결하려는 생각도 욕심이라는 생각에서다. 

정부와의 협상에 대해서도 "정치 쇼 하면서 괜히 가족들 마음 흔들지 말라"면서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지난 10월 협상 과정에서 받은 상처가 컸다. 청문회 과정에서 용산 참사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던 정운찬 총리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말라"면서 실망을 나타냈다.

당시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해 정 총리와 악수까지 나눈 권명숙씨는 "정부가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협상을 받아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우리가 지쳐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오기가 생겨서 못 그만 둔다"면서 "용산참사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엔 서울시 선거에서 낙선운동 하겠다"고 말했다.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337일째를 맞이한 22일 저녁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앞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생명평화미사가 열리고 있다.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337일째를 맞이한 22일 저녁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앞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생명평화미사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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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337일째를 맞이한 22일 저녁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참사 현장인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앞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생명평화미사가 열리고 있다.
 용산철거민참사 337일째를 맞이한 22일 저녁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참사 현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생명평화미사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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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337일째를 맞이한 22일 저녁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앞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생명평화미사에서 문정현 신부가 손모아 기도를 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생명평화미사에서 문정현 신부가 손모아 기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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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째 용산에서 촛불미사를 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 역시 "1년을 버텼는데 쉽게 끝나겠냐, 누가 더 오래가는지 누가 더 답답할지 두고 보자"고 결의를 밝혔다.

동생 문규현 신부는 지난 1일 퇴원해 전주 평화동 성당으로 내려간 뒤에도 아직까지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는 "온몸이 다 아프다고 한다, 한번 죽었던 사람인데 예전 상태로 돌아올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큰신부(사람들은 문정현 신부를 '큰신부', 문규현 신부를 '작은신부'라고 부른다)님도 건강 조심하셔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그는 올 겨울 용산을 떠나지 못한다. 생사람 5명이 죽은 참사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고 그는 말했다.

2009년 성탄절, 아기 예수는 어디에 오실까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참사 현장인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 1층에 마련된 대책위 사무실 겸 식당에서 유가족과 대책위 회원들이 한 성당에서 보내온 밥과 국으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22일 오후 남일당 빌딩 1층에 마련된 대책위 사무실 겸 식당에서 유가족과 대책위 회원들이 한 성당에서 보내온 밥과 국으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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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22일 오후 참사 현장인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여학생들이 분향을 하고 있다.
 22일 저녁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온 학생들이 남일당 건물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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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가족들을 지탱하는 힘은 '이렇게 추운 날엔 사람이 없을 텐데 내가 가봐야지'라는 마음으로 엄동설한 속에서 남일당을 찾아오는 시민들이다.

연말이 되면서 용산에는 손님이 늘어났다. 부산·광주 등 멀리서 일부러 용산을 찾아온 시민들은 "늦어서 미안하다"고 가족들의 손을 잡고, 직접 오지 못하는 대신 쌀·김치·귤·고구마 등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덕분에 남일당과 삼호복집에는 전국의 특산물이 모여있다.

유영숙씨는 "우리가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남일당을 지켜주는 천주교 신부들, 긴 수배생활을 견디고 있는 범대위 대표들, 용산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노래를 만드는 문화예술인 등 용산 유가족을 사랑한 사람들은 한둘이 아니다.

그의 내년 소원은 올해 받은 사랑을 갚으면서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용산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을 하고 장례를 치러야 한다.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이 곳에서는 미사와 예배가 연이어 열린다. 문정현 신부는 "아기 예수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을 향해 말구유에서 태어났다"면서 "오늘날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면 바로 용산으로 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한국의 말구유는 장로님이 살고 있는 청와대가 아닌 불타버린 용산 남일당이다.

 용산철거민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되어 가는 가운데 22일 오후 참사 현장인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앞에 경찰과 호송버스 여러대가 대기하고 있다.
 용산철거민참사가 1년이 되어 가도록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참사현장 주위에는 항상 경찰병력이 대기하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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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용산철거민참사 현장인 서울 한강로 남일당 빌딩의 가림막 사이로 재개발로 완성된 고층아파트가 불을 밝히고 있다.
 용산철거민참사 현장인 남일당 빌딩 가림막 사이로 재개발로 완성된 고층아파트가 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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