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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반민규명위·위원장 성대경)가 27일 1005명의  친일 반민족 행위 결정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장지연 <황성신문> 주필, 김창룡·홍난파·안익태·장면·정일권·최승희 등은 보고서에서 제외됐지만 짧게는 4년 6개월, 길게는 이승만 정권시절 반민특위가 해체된 지 60년만에 국가가 친일 반민족 행위자를 발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반민규명위의 친일 명단은 지난 8일 민간기구인'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한 4389명과 함께 조국 해방 64년 동안 청산하지 못한 친일 청산에 대한 첫 발걸음이다.

 

민간과 국가 친일 청산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면 당연히 언론은 지지하고, 앞으로도 완전한 친일청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자신들의 전 사장이 친일명단에 포함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반성보다는 비판하기 바쁘다.

 

<조선일보>는 28일자 사설 '외눈박이 친일반민족조사위의 발표를 보고'에서 "김성수와 방응모는 자신의 전 인생과 전 재산을 민족언론, 민족학교의 건립에 쏟아부었다"면서 "외눈박이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대한민국 수립 6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키고 키운 이들을 친일의 오명(汚名) 속에 빠뜨려 파묻으려 하는 것은 과연 누구의 이익을 위해서이고 누구를 쓰러뜨리기 위해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설은 이어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든 전(前)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3년 3·1절 기념사에서 '한국 현대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고 규정했다"고 지적해 반민규명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든 기구임을 떠올렸다. 한마디로 반민규명위는 정치편향성을 가진 기구라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사설은 "만일 대한민국이 정말 그런 나라였다면 오늘 우리가 5000년 역사 이래 처음으로 세계의 선진국을 목전(目前)에 두고 민족의 힘을 모을 수 있었겠는가. 이제 그들이 대답할 차례다"고 했다.

 

<조선일보>에 묻고 싶다. 5000년 역사 이래 나라가 주권을 잃은 것이 언제든가, 바로 일제 식민지 35년간이다. 당연히 나라를 팔아먹은 자, 일제에 충성하라고 부추긴 자, 생명을 빼앗는 전쟁에 전쟁물자를 공급한 자를 밝혀내 나라와 민족, 그리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 다시는 이런 자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싶은가? 그럼 친일행위자들을 밝혀내는 것이 먼저다. 선진국 중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고, 정의와 평화를 해친 이들을 가만히 둔 나라가 어디 있던가.

 

<동아일보>도 같을 날자 사설 '좌편향 위원회가 건국세력을 친일로 낙인찍었다'에서 "노무현 정권 때 구성된 규명위는 11명 전체 위원 가운데 6명이 노 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추천한 사람들이다"라며 "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건국에 부정적인 좌파 학자들의 시각을 그대로 옮겨 '우리 역사는 정의가 패배한 역사'라고 거듭 말했던 인물이다"고 해 반민규명위를 색깔론으로 몰아 순수한 친일파 청산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또 반민규명위가 <동아일보> 김성수 전 창업주를 포함 시킨 것에 대해 "김성수 선생은 일제강점기 교육 언론 기업 부문에서 큰 공적을 세운 인물이라는 폭넓은 평가를 받아왔"고 "고려대 중앙고 등 교육기관을 운영하면서 인재를 양성했으며 경성방직이라는 민족기업을 육성했"는 데도 "규명위는 인촌의 이런 공로에는 눈을 감았다"고 주장했다. 김성수가 이런 공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래 내용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그가 창간한 동아일보는 1940년 강제 폐간 때까지 20년 동안 정간 4회, 발매금지 2000회 이상, 신문 압수 89회의 고난을 겪으며 민족의 표현기관 역할을 했고 어느 의미에선 국가를 대신했다.

 

'국가'를 대신했다고? 어이가 없다. 아무리 김성수를 옹호하고 싶어도 어느 정도이지 나라를 대신했다는 말까지 해버리면 옹호가 아니라 숭배에 가까운 일이다. 김성수를 옹호를 넘어 숭배에 추켜세웠던 사설은 여운형 선생이 포함되지 않는 것에 딴죽을 걸었다.

 

규명위는 좌익 인사 여운형에 대해서는 감싸기로 일관했다. 총독부 기관지 등에 여운형 명의로 학병 권유 글이 실린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성대경 위원장은 '입수한 자료가 1건밖에 없었으며 독립운동의 공적이 있기 때문에 조사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세력은 흠만 찾아내고, 현 좌파세력이 떠받드는 대표적인 인사는 공만 따진 이중 잣대다.

 

'색깔론'이다. 결국 색깔론 밖에 반박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색깔론 외에는 반박한 근거가 없는 사설은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떠나 자기변호를 할 수도 없는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친일 너울을 들씌운 행위야말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로 마무리했다.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고? 바로 이번 일이 지난 64년 동안 하지 못한 친일 행위에 대한 역사 심판이다. 친일을 했어면서도 심판보다는 오히려 기득권을 누렸던 자들이 반성보다는 색깔론으로 비판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조선>과 <동아>가 할 일은 반성이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이 일에 함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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