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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20대는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세상을 바꾸려 무던히 노력했다. 한국 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4·19, 6·10은 '행동하는 학생들'의 힘으로 이뤄냈다. 현재 20대의 모습은 어떤가? 학창시절 IMF에 무너지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다. 사회에 나갈 때가 되자 지독한 경제침체가 발목을 잡는다. 20대는 점점 세상 밖으로 나오길 두려워하고 있다. '88만원 세대', '인턴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해 제 몸값 높이기에 몰두한다. 이를 두고 20대가 보수화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오마이뉴스>는 '우향우 20대?' 기획을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20대를 재조명 해보고자 한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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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한경쟁과 골방공부는 20대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한 행동양식이 돼버렸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로 20대의 '우향우'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온 사회현상이다.
ⓒ 오마이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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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후보가 무능하고 부패하고 비리후보인 데다가…(중략) 정책화돼서는 안 될 공약을 가지고 있는 것 잘 안다. 그러나 평준화로 일어날 폐해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 생각한다." - 평준화를 반대하고 공 교육감을 지지한다는 글을 온라인상에 올린 한 서울대생

"무엇보다도 학생이 '부패해도 좋다', '내가 좋으면 표를 준다'는 내용에 정말 할 말을 잃었다. 이런 아이들이 졸업해서 과연 사회를 생각하겠느냐고…." -  제자 글을 보고 '버럭'하며 댓글을 단 최영찬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최영찬 교수를 만나기 전, 지난해 여름 그와 그의 제자가 벌인 논쟁을 다시 유심히 살폈다. 누리꾼들 반응도 되짚었다. 대다수는 제자를 몰염치한 이기주의자로 몰았고, 스승은 바른말하는 참지식인으로 치켜세웠다. 나아가 화살은 20대 전체에게로 향했다. "이기적이고 학연·지연에 당파싸움하던 조선시대 양반같이 사는 대학생만이 있을 뿐"(누리꾼 '김관연')이란 투의 글이 빗발쳤다.(공정택 지지하는 서울대생 글과 교수의 반박문)

어색하다. 젊은 학생이 부패를 용인하고, 나이 든 교수가 혀를 차며 실종된 정의를 걱정한다? 열심히 화염병 던지던 '그 시절' 대학생들 모습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이 논쟁을 <오마이뉴스> E노트에 옮겨온 누리꾼 '그람시'는 "학생과 교수가 거꾸로 된 것 같은 현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라며 씁쓸해했다.

하루 이틀 사이 생긴 문제는 아니다. 20대 보수화는 진작부터 제기돼온 사회현상이다. 심지어는 "극한경쟁과 골방공부는 20대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한 행동양식이 돼버렸다"(우석훈 박사)는 지적까지 나온다. 김용민 한양대 교수는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는 글로 사실상 '20대 포기선언'을 하기도 했다.  

"부정부패 분노 않는 젊음 보편화"   
 
 최영찬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최영찬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송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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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그들에겐 희망이 없는 걸까. 해답의 실마리를 구하고자 7월 25일 서울대 교정에서 최영찬 교수를 만났다. 그는 당시 제자와 논쟁을 벌인 것이 화제가 된 것에 대해 "별 의도 없이 사실관계만 바로잡으려는 마음으로 올린 댓글이었는데"란 짧은 말로 입을 열었다.

특히 그는 서울대 총학 간부의 위조 식권 사건 등을 예로 들며 "부패에 분노하지 않는 젊음이 보편화되고 기를 쓰고 승자가 되려는 풍토만이 만연하다"는 우려를 재차 내비쳤다.  
  
"지금 대학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 서울대 총학이 두 번 연이어 비리를 저질렀음에도, 큰 문제라 생각을 안 한다. 굉장히 절망적인 일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는 죽어가고 있다."

대화 중 그는 '보수화'란 말을 쓰길 꺼렸다. 그러나 유독 '죽음', '실종' 등의 표현은 자주 썼다. 왜일까? 그 또한 20대를 포기한 걸까?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소개한다.

- 작년에 제자 글에 댓글을 달고 논쟁을 벌여 화제가 됐다. 계기가 뭐였나.
"논리는 사실을 바탕으로 전개해야 한다. 글을 쓴 사람이 서울대 학생이어서 오류를 잡아주려고 댓글로 지적했을 뿐이다. 미국의 상황을 오도해 우리하고 잘못 비교하는 오류가 많아 읽는 사람들이 잘못 판단할 것 같아서였다." 

- 글을 보면, 상당이 격앙된 어조였다.
"그 친구는 공 교육감의 '경쟁교육'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경쟁해야 할 곳은 대학과 사회지, 초중고가 아니다. 우리를 보면 대학도 사회도 제한적 경쟁만 펼치고 있다. 예컨대 SKY대 나오면 경쟁에서 이미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다. 그들끼리의 카르텔을 형성해 덜 경쟁적인 특권사회를 만들고 있다. 그러니 입시 때 인생의 모든 경쟁을 집중하는 비정상이 지속된다. 정말 경쟁해야 할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잘못 짚고 있는 것 같았다.    

그 글에 격앙되었던 이유는 비리나 부패가 별거 아니라는 듯한 내용 때문이다. 그건 대학생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대학 시절은 사회 나가기 전 준비 단계다. 사회 나가면 회사원이든 공무원이든 어떤 형태든 사회에 기여한다. 기여하면서 자기실현을 한다. 부패·비리, 이런 것은 기여가 아니라 사회를 해치는 일이다. 법의 바탕 또한 도덕성이다. 그러나 그 학생이 쓴 글은 비도덕적이었다. 경쟁도 공정경쟁을 강조해야 한다. 불공정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그 사회는 망가지기 시작하는 거다."

"보수화? 생각 자체가 없는 것"

- 본론으로 들어가자. 20대가 보수화 됐다는 말에 동의하나.
"개념부터 명확히 하자. 보수는 일반적으로 기존질서·도덕성·자유시장 등을 강조한다. 그 학생처럼 부패·비리를 가볍게 여기는 것을 보수라고 볼 수 있을까. 젊은이들이 기성세대들의 부정의에 대해 분노하는 마음이 없는 것. 이걸 단순히 정치적으로 보수화됐다고 규정짓기는 어렵다. 생각이 없거나 무관심하다고 보는 게 맞다. 그래도 예전에 학교에 있던 사람들은 부당함 대해 문제시할 줄 알았다. 이젠 완전히 실종됐다. 사회가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출세하고 돈 버는 게 최고선이고 나머지 가치들은 무시되는 거다. 젊은이들마저 그러면 정말 미래가 없다. 진보 보수의 문제를 넘어선 것 같다."

- 보수화란 표현이 적절치 않다?
"우리 사회는 보수·진보 개념의 혼란이 있다. 나는 보수라고 무조건 부정하고 진보라고 무조건 긍정 않는다. 나 자신도 진보라고 생각지 않는다. 난 시장주의자다. 다만 공정경쟁을 강조하자는 거다. 보수가 기득권 인정하는 게 아니라 사회질서를 지키자는 본래 의미로 해석되면, 사실 나는 보수다. 그러나 현실은? 삼성이 엄청난 비리를 저질러도 사회에 기여한 바가 있으니 봐주잔 논리가 법원서 나온다. 반면 중소기업은 가차 없이 처벌이다.

이런 현상들이 학생들에게 어떤 신호를 주겠나. 돈 많이 벌면 그 자체가 법이고 질서다, 공정택을 옹호한 학생처럼 대학 들어갈 때 이겨서 사회정의는 돌보지 않고 무조건 승자가 되고 싶다, 이렇게 되지 않겠나. 이러면 사회는 망가질 수밖에 없다. 기득권을 인정하고 공정한 경쟁이 없는 시장을 지지하는 것이 진정한 보수라고 할 수 있나?"
 
- 20대 문제는 이념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인가?
"보수·진보의 개념이 없는 거다. 사실 사회 전체가 그렇다. 기득권과 잘못된 질서를 이용하려는 세력과, 그것에 맞서 도덕성 회복을 주장하는 세력만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거다. 가장 민감해야 할 20대들마저 침묵하고 있고 사회에 그냥 동조하고 있다. 나는 이를 '보수화'라는 정치적 판단의 단어로 표현하기가 꺼려진다.

촛불집회 때도 중고생들은 분노하고 나오는데, 20대는 드물었다. 10대들은 교과서에서 본대로 순수한 판단에 따라 행동했지만, 20대들은 이미 사회가 힘과 돈으로 움직인다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체념하고 동조한다. 약자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만 매달리니 딴 생각할 시간이 없다. 이렇게 자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간다면 부정부패에 둔감할 것이 명약관화하지 않은가. 우리는 굉장히 위험한 미래를 키우고 있는 거다."  

- 학교에서 느끼기에, 어느 때부터 20대들 성향이 급격히 변한 것 같나.   
"90년대 초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그때부터 서서히 변화해온 것 같다. 언제부턴가는 아예 잘된 부분도 잘못된 부분도 모두 동조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 캠퍼스에서 보기에, 젊은이들의 보수화 경향이 어떤 형태로 목도되는지.
"지난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비리로 사퇴했다. 지금 총학의 한 간부도 위조 식권 만들어 팔다 걸려 재판 중이다. 학생이 그랬다는 건 정말 충격이다. 대학서 위조 식권을 만든 건 사회에서 위조 지폐를 만든 것과 같다. 그 학생은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그랬단다.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지면 총학이 공동책임지고 그만두는 것이 맞다. 그런데 변화가 없다. 일부는 분노를 했지만, 다수는 그냥 그런가 보다한다. 이건 정말 무서운 현상이다."   

"낙오되면 죽는 거 잘 알기에, 기를 쓰고 승자되려 하는 것"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학생회에서 붙인 자보. 교수들은 나서서 시국선언을 하는데, 대학생들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학생회에서 붙인 자보. 교수들은 나서서 시국선언을 하는데, 대학생들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 송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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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구조를 외면하고 특정 세대의 문제로 몰아가는 데 대한 우려도 많다.
"맞다. 사회를 보자. 약자가 되면 살기가 힘든 세상이다. 회사에서 해고되면 벼랑 끝이다. 재개발사업하면 세입자들은 쥐꼬리 전세금 받고 쫓겨나 길거리로 나앉게 된다. 용산과 쌍용차 사태가 그런 경우 아닌가. 북유럽처럼 복지가 잘 돼있으면 재취업이 용이하고 생존권이 보장되기에 해고도 크게 두려워할 것이 없다. 우리는 낙오자가 되면 그대로 끝이다. 극렬히 저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 노동자 부인이 자살했다. 생존권을 보장해야할 정부는 되레 압력을 넣고, 회사 측은 위해를 가한다. 자살을 택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20대들은 이런 상황을 보면서, 낙오되면 죽는 길밖에 없는 걸 너무 잘 알기에, 기를 쓰고 승자가 되려 하는 거다. 그래도 우리 때는 대학 나오면 웬만한 직장은 보장됐다. 지금은 대학 나와서 88만원 받으면 기본 생활조차 유지가 안 된다. 약자가 되면 살 길이 없다. 그러니 사회문제에 눈을 감는다. 강자가 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좋은 대학이라는 곳에서 더 그렇다." 

- 캠퍼스에서의 '스펙' 쌓기 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 옆에서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왜 이런 상황으로 치달았는지에 대한 공부가 없기 때문이다. 깨닫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가치 없는 경쟁을 계속 하고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면 왜 도는지 모르고 돈다. 관성이다. 철창 밖으로 나가야 되는데, 철창을 열어야 된다는 생각도 여유도 없어 보인다."
      
- 이유야 어찌됐건, 현 20대는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그 어느 세대보다 많다. 학점은 기본이고 공부 양도 엄청나다. 고급 인재들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입시의 연장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좋은 대학에 오기 위해 공부했던 것처럼, 좋은 직장을 잡기위한 수단으로서의 공부를 하고 있다. 지식의 양 자체는 많아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역사와 사회의 발전에 대한 이해는 부족해졌다.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가치판단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논술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고전과 유명소설들을 읽어봤냐고 물어보면, 소설내용을 읽은 게 아니라 소설에 대한 배경지식만 외웠다고 있다. 시험에 나올 만한 지식을 찍어서 공부하지, 책을 읽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학생들이라면, 소설도 보고 시사·교양서적도 보고 해야 하는데, 관심이 없다. 오로지 전공 열심히 해서 학점 잘 받고 사회적인 승자가 되는 데만 관심이 있다. 그런 분위기가 대학에 팽배해졌다."

"투표부터 잘 하자!"
 
- 386세대와 비교하며 20대의 '생각 없음'을 질타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386은 전공 이외의 사회공부도 많이 한 세대다. 물론 당연히 전공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 그러나 내 전공이 사회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모르는 건 문제다. 아인슈타인은 원자력이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잘못 사용되면 재앙이 될 것이라는 사회적인 통찰을 했다. 대운하를 두고, 토목학회 사람들이 건설사들 돈 많이 버는데 왜 반대하냐는 생각을 하는 것, 자기 전공분야가 이득을 보니까 대운하를 찬성한다는 웃지 못 할 사태가 벌어지는 이유가 뭔가. 자기 전공만 있고 사회적인 판단은 전혀 고려를 않는 것이다. 20대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게 이런 거다. 전공 물론 좋다, 그러나 사회에 대한 관심과 공부도 같이 하자. 386에게 배울 게 있다면 그런 점이다." 

- 대안을 만들어가려면, 20대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가장 기본부터. 20대는 투표권이 있다. 그런데 절반 이상은 투표권을 포기한다. 그만큼 자기 권리를 포기하는 거다. 결과적으로 사회의 잘못을 방치하는 거고,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이야기해보면, 학생들도 초중고에서 무한경쟁 시키는 건 잘못됐다고 느낀다.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가 그 정도로 막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은 많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냐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다. 바꾸는 길은 뭔가. 공 교육감 같은 사람 뽑지 않는 거다. 부정을 저지르면서도 남에겐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그게 우리사회의 자화상이다. 이런 것을 인정하자고 외치는 학생들이 있는 건 정말 섬뜩한 일이다."

- '촛불세대'라 불리는 10대들은 20대들과 다를 거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판단하기 힘들다. 다만, 사회의 잘못을 비판하며 거리로 나오는 중고생이 있다는 것. 우리 교육이 대학입시만을 강조하는데도 어린 학생들이 그런 자각을 할 수 있다는 건, 선생님들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가치판단에 대한 교육을 어느 정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처럼 보였다. 조금은 희망적이라고 느꼈다."
  
- 대학에는 그런 희망이 안보이나.
"사실 지금의 대학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 서울대 총학이 두 번을 연이어 비리를 저질렀음에도, 자신들이 선택한 총학임에도 큰 문제라 생각을 안 한다는 사실. 이건 굉장히 절망적인 사건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는 죽어 가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길러내는 학생들이 부정부패에 대해 관대하다면 그것은 대학의 정신이 없는 거다. 대학은 사회 속에 있지만 사회하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비판을 하는 곳이다. 이 기능이 죽었다는 건, 대학, 엄밀하게 말하면 학생사회가 죽었다는 말과 다름없다." 

- 현 20대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는 부분은 없나.
"황우석 사태 이후 학문윤리란 과목을 가르치는데, 강의를 해보면 듣는 학생들이 예상외로 많다. 이 모습을 볼 때는, 우리 학생들이 도덕과 윤리에 완전히 눈 닫고 있는 건 아니구나. 승자와 패자를 분명히 하는 살벌한 질서에 엄청난 중압감을 받고 있지만, 일말의 가능성은 숨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곤 한다. 사회가 공정질서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학생들의 긍정적인 면도 점차 발현될 것이라고 본다." 

"약자 어려움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젊음 됐으면"

- 20대들에게 필요한 건 질책인가, 격려인가.
"둘 다 필요하지 않을까. 위조식권 만들고, 승자가 되기 위해 비리를 당연시 여기는 모습을 보일 때는 당연히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 한편에서는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 우리가 만든 가치관에 젊은이들이 찌들어가는 데 대한 반성 말이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게 보다 공정한 사회를 물려주도록 노력해야 하고, 젊은이들이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함과 더불어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은 이들이 생각하고 여유부릴 공간이 너무 없다."   

- 마지막으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20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당당하고, 끊임없이 성찰하되 약자의 어려움에 대해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젊은이들이 됐으면 좋겠다.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려면 공정한 경쟁과 낙오자에 대한 배려가 절실하다. 배려가 없는 사회는 인간이 사는 사회가 아니다. 젊은이들이라면 사회적인 가치가 훼손되는데 대해 분노도 할 줄 알아야 한다. 힘과 돈 앞에서 불의와 타협하는 굴욕을 받아들이지 말고, 힘없는 약자에 대해 관용을 나누는 일에 주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사회의 책임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결국 나의 책임이라는 걸 인식할 줄 아는 젊은이들이 됐으면 좋겠다. 길거리에서 폐휴지 줍는 할머니들의 고충을 볼 때 함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마음, 젊은이들이 이런 온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용산 철거민들의 삶, 평택 노동자들의 고충이 어땠을까, 이런 고민과 관심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젊은이들, 나아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식인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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