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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는 날에는 파전과 막걸리가 인기다. 이유가 무엇일까.
 비 오는 날에는 파전과 막걸리가 인기다. 이유가 무엇일까.
ⓒ 김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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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엔 역시 파전에 막걸리가 최고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지난 9일 오후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주변에서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그런데 왜 비가 오는 날에는 파전과 막걸리가 생각나는 것일까?

우선, 소리에 의한 연상작용이라는 설이 우세하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히거나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는 부침개를 부칠 때 나는 지글대는 소리와 비슷하다. 부침개 소리가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먹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이른바 '파블로프식 학습효과'인 셈이다. 비오는 날에는 부침개를 굽는 기름 냄새가 더 멀리 퍼져나가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이를 의학적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높은 습도와 저기압으로 인해 짜증이 나면서 인체의 혈당이 떨어지는데, 혈당치를 높여 주는 식품으로 전분이 가득 든 밀가루 요리, 즉 파전이 제격이라는 것이다. 탄수화물(전분)이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당으로 바뀌어,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 정도로 낮고 단백질을 비롯해 이노시톨, 비타민B, 콜린 등 영양분이 풍부하며 새콤한 맛을 내는 유기산도 들어 있어 갈증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과 비타민B엔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란 성분이 있는데 밀가루와 막걸리에 많이 함유돼 있다"며 "밀가루는 가슴이 화끈거리고 답답한 증상을 풀어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비 오는 날엔 부침개를 많이 부쳐 먹는다.
 비 오는 날엔 부침개를 많이 부쳐 먹는다.
ⓒ 영화'비오는날의부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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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엔 파전에 막걸리 외에도 따뜻한 국물을 찾게 된다.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부침개에 들어있는 파나 부추, 막걸리 역시 우리 몸의 혈액순환을 좋게 해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에선 습도가 높으면 몸에서 기름진 것을 원한다는 주장도 있다. 비오는 날 부침개가 유난히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농경중심 사회에서 내려온 전통적 습관이라는 주장도 있다. 아이디 'ing59'라는 누리꾼의 설명이다.

"농경사회에서는 비오는 날 일을 할 수가 없었다. 특히 장마를 끼고 오는 고온 다습한 날씨에는 농부 뿐만 아니라 가축 역시 지쳤기 때문에, 여름철 비가 오게 되면, 일은 못하지, 항상 고된 일에 치이지, 이럴 땐 술 생각이 안 나겠는가?

요즘에야 소주와 맥주가 흔하지만 그 시절에는 누룩으로 빚은 걸죽한 동동주가 한끼 식사를 대용하기에는 그만이었다. 파전이 '땡긴다'고 했지만 예전에는 파전이라기보다 빈대떡의 형식이었다."

농촌에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 농민들은 자연스럽게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으로 몰려들었고, 막걸리에 부침개를 부쳐 먹으며 환담을 하는 식으로 무료함을 달랬다. 이런 향수 때문에 비가 오거나 추워서 밖에 나가기 곤란하면 파전과 막걸리가 생각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사람들은 비가 오는 날 파전에 막걸리를 많이 먹을까?

비 오는 날에는 대형할인마트에서도 부침가루와 막걸리의 매출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마트에서 비가 내린 지난 6월 2일부터 3일까지 매출을 날씨가 화창했던 그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본 결과, 전체 매출은 고객수가 줄며 4% 감소했지만 부침가루와 막걸리 매출은 각각 36.5%, 17.9% 증가했다는 것이다. 반면, 맥주 매출은 전주보다 2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학 GS리테일 주류 MD는 "비 오는 날에는 막걸리와 파전 재료를 함께 진열하고, 막걸리의 발주량도 평소보다 2배 정도 늘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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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좋아합니다. 술을 더 좋아합니다. 근데, 밥이나 술 없이는 살아도 사람 없이는 못 살겠습니다. 그래서 기자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