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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안전부가 비영리단체들에게 보낸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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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전안전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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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시민단체들의 연대기구인 사회단체연대회의 소속 회원단체로부터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행정안전부가 매년 실시하는 비영리민간단체 공익사업 지원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었다. 행정안전부가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들에게 중간보고서를 제출할 때 단체회원 명단을 함께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요새 기업들의 고객명단 관리 부실로 개인정보 유출의 문제는 국민들의 관심사이기도 해서 시민단체들도 회원들의 개인정보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시기에, 개인정보 보호 정책의 책임부서이기도 한 행정안전부가 아무 근거를 적시하지 않은 채 전체회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공문에는 회원명단을 제출해야 할 근거를 적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상 시민단체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행정안전부의 공모사업에는 없다. 그렇다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데, 그 이유가 궁금하여 연대회의의 사무국장이 공문을 발송한 담당자와 통화를 했다.
우선 담당자 본인도 전체회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할 근거는 없다는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그가 말하는 근거는 비영리단체로 등록할 때 100명의 회원명단을 제출하고 있는 점을 그나마의 근거로 들었다.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정부가 들여다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의도를 드러낸 셈인데, 한동안 이어진 통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크게 3가지 정도이다.
행정안전부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단체의 임원들이나 회원들에게 인건비가 지급되는가를 보려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회원들이 허수가 많아 실제 회원 수를 확인하려 한다는 것이다.(도대체 어떻게 일일이 확인한다는 것인지,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 시민단체들을 세세히 실사해 보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세 번째는 실제 총회를 통해 의사결정 하는 지 보려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행정안전부 공모프로젝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시민단체의 활동 전반을 감시해 보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시민단체에게 행정안전부의 공모사업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 시민단체의 조직 활동을 보고해야 할 의무는 어디에도 없다. 정부가 민간단체에게 그같은 요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시민사회의 자율적인 활동을 규제하고 간섭하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당연하게도 행정안전부의 요구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회원명단을 제출해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다. 오히려 근거 없이 회원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법적인 대응도 가능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관련 부처가 아무런 감수성 없이 노골적으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행정안전부는 공모사업에 참여한 시민단체들에게 회원명단 제출을 요구한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한다.
아마도 행정안전부는 그저 중간 보고서를 낼 시기라 중간 보고서를 받겠다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뻔하디 뻔한 공식멘트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환경연합에 대한 이해하기 어려운 과잉수사 논란이 있었고, 정부 각 부처가 지난 몇 년간 시민단체들과 협력했던 사업 전반을 보고하라는 요구하는가 하면, 기업후원금도 조사하고 있다는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는 시기에 도달한 공문이고 보니 정부가 시민단체 전체를 정치적으로 탄압하는 움직임이 비슷한 시기에 정부 여러 각 기관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시민단체들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으로 여겨지는 데, 참 '치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과 정부 스스로가 국민들에게 사과함으로써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한 셈인데, 뒤늦게 그에 대한 보복조치들을 취하고 있으니 참으로 염치없는 권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조치들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소위 신지호 법안, 즉 폭력시위에 참가한 회원이 있는 단체에는 정부의 보조금이나 정부가 지원하는 공모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는 법안의 통과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자신들과 견해가 다른 시민사회진영을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퇴행적-이분법적 사고를 계속하는 한 정부와 국민들과 겪어야 할 갈등의 폭은 커져만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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