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6월 29일 한국동물보호연합과 동물사랑실천협회의 활동가들과 부천의 한 애견숍을 방문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의 회원인 제보자에 따르면 그 애견숍은 주인이 이사 간 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으나 그 안에 동물들이 아직 남아있다고 했다. 입구에서부터 배설물과 쓰레기 냄새가 진동했다.

애견숍에 방치된 토끼
 애견숍에 방치된 토끼
ⓒ 전경옥

관련사진보기


애견숍의 주인이 부재중이었으나 동물들의 상태가 위험해 긴급구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 앞에는 차우차우종 개 한 마리가 묶여 있었는데 엉킨 털 사이로 목줄이 끼어 있어 구조하기가 쉽지 않았다. 쓰레기 더미와 배설물 사이의 우리 안에는 코카스파니엘종 개, 고양이, 토끼가 각각 한 마리씩 있었는데 온통 배설물 천지였다.

문앞에 묶여있던 차우차우.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줄로 묶여 배설물 사이에 살고 있었다.
 문앞에 묶여있던 차우차우.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줄로 묶여 배설물 사이에 살고 있었다.
ⓒ 전경옥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쓰레기 더미 안 작은 새 우리에 쥐들이 있었다. 입구가 막혀 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 일부러 쥐들을 가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새 둥지 안에 쥐들이 막 낳은 것으로 보이는 새끼들이 보였다. 새는 죽어 있었고 그 옆에 쥐들이 새끼를 낳은 것이다.

새장에 갇혀 새끼를 낳은 쥐 한쌍.
 새장에 갇혀 새끼를 낳은 쥐 한쌍.
ⓒ 전경옥

관련사진보기


안쪽으로 새들의 우리가 보였다. 어두운 방안은 온통 새들의 배설물 냄새로 가득했다. 애완조류부터 일반 닭까지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있는 우리 안에 물과 모이는 전혀 없었다. 한 우리 안에는 죽은 새의 사체가 보였다.

배설물로 뒤덮혀 악취가 나는 새우리가 있는 방.
 배설물로 뒤덮혀 악취가 나는 새우리가 있는 방.
ⓒ 전경옥

관련사진보기


새들의 우리 안쪽으로 작은 방이 있었다. 그 작은 방안에는 개집이 겹겹이 쌓여 있었고 그 중 두 마리의 개가 배설물에 뒤덮인 채 방치되어 있었다. 개집에서 개들을 꺼내니 몸의 구석구석에 털과 배설물이 엉켜있었다.

배설물로 뒤덮힌 우리에 방치된 개.
 배설물로 뒤덮힌 우리에 방치된 개.
ⓒ 전경옥

관련사진보기


주변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오랫동안 애견숍을 하던 주인은 그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보상금 때문에 동물들을 두고 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방치되어 있다 죽은 새의 사체
 방치되어 있다 죽은 새의 사체
ⓒ 전경옥

관련사진보기


한국동물보호연합의 이원복 대표는 "애견숍의 동물들이 주인의 소유물로 되어 있지만 동물들의 상태가 너무 열악해 긴급히 구조할 수밖에 없었다"며 "주인을 찾아내 동물판매업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동물복지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 시설만 갖추고 있다고 판매업을 하게 두어서는 안된다"며 "앞으로 판매업자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해 자격이 없는 사람은 판매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천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애견숍에 방치된 동물들의 상태는 매우 위험해보였다. 한눈에도 동물들이 학대받았다는 흔적이 명백하지만 현행법상 학대의 규정은 매우 모호하다. 2008년부터 실효된 개정동물보호법에 규정된 학대의 범위는 제한적이다.

목을 매다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이는 행위,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 신체, 재산의 피해 등 농림부령이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이는 행위(7조 1항)

도구 약물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 살아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는 경우,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 수의학적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 신체 재산의 피해 등 농림부령이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상해를 입히는 행위(7조 2항)

결국 골절이나 외상이 뚜렷이 보여야 학대로 규정될 소지가 크다. 하지만 방치된 동물들의 생명은 위태로워 보였다. 학대의 규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깃털이  빠진 닭. 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서로 깃털을 쪼아 심하면 죽기도 한다. 동물이 자신의 생태에 맞게 살 수 없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은 모두 학대가 아닐까?
 깃털이 빠진 닭. 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서로 깃털을 쪼아 심하면 죽기도 한다. 동물이 자신의 생태에 맞게 살 수 없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은 모두 학대가 아닐까?
ⓒ 전경옥

관련사진보기



태그:#애견숍방치, #동물학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동물을 위한 행동 Action for Animals(http://www.actionforanimals.or.kr)을 설립하였습니다. 동물을 위한 행동은 산업적으로 이용되는 감금된 동물(captive animals)의 복지를 위한 국내 최초의 전문단체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