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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가 고시 강행 이후 이제 전환점을 돌았다.

 

촛불운동은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끈질김과 창발성 그리고 자발성으로 한국 민중의 민주주의 정신과 지혜로움과 정의로움을 인류사에 찬연하게 기록해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인류 역사에서 한 국가가 전쟁에 패하거나 외교정책에 커다란 과오가 있었을 때 그 정권들은 대부분 붕괴되었다. 실로 이번 쇠고기 사태에서 이명박 정권의 매국적 성격과 함께 무능성, 사기성 그리고 반민중성은 여실히 드러났으며, 그 성격을 백일하에 분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데 촛불시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6월항쟁을 발전시켜 '제2의 국민운동본부' 건설해야

 

그렇다면 이제 과연 촛불시위는 어떻게 더 발전시켜 가야 하는 것인가? 우리가 그간 토론회를 통하여 정권퇴진이냐, 쇠고기투쟁에 국한할 것이냐를 둘러싸고 진지하게 논의해왔다. 그러나 현실의 실천은 난해했던 논의의 수렁(?)을 간단하게 뛰어넘어 이미 쇠고기투쟁과 정권투쟁이 효과적으로 결합되어 전진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우리는 촛불시위를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계속 전개해 나아가야 한다. 비록 경찰의 원천봉쇄로 난관을 맞았지만 다양한 형태로 조직화를 지향함으로써 게릴라 방식의 시위와 대규모집단시위의 형태를 적절히 결합시키고 시기와 역량에 맞춰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KBS와 'PD수첩' 지키기 그리고 조중동에 대한 압박 운동 등 이제까지의 각 실천운동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야 한다. 동시에 이제 우리의 운동을 보다 광범한 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사제단이 밝혔듯이 이명박 정권이 최소한 대화와 타협으로 일정 정도 대중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간주했지만 이명박 정권은 어이없게도 스스로 퇴로 없는 배수진을 치고 시대착오적이고 오만한 강경 카드를 집어 들었다. 유모차들이 대규모 시위현장에 나온 것도 대단한 일이다.

 

또한 그간 관망하고만 있던 민주당이 대거 시위현장이 동참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를 계기로 하여 이제 불교계를 비롯하여 기독교, 민주진영 그리고 교수를 비롯한 각 전문가집단들도 여러 가지 형태로 동참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마치 전두환의 시대착오적인 4·13호헌조치가 전 국민 각계각층의 호헌철폐 서명운동과 대중투쟁이라는 요원의 들불로 연결되었듯이 이제 우리의 운동도 각계각층의 운동으로 확대되고 6월항쟁 시기의 국민운동본부와 같은 조직이 건설되어야 한다.

 

6월항쟁 당시와 비교하여 현 상황은 양김과 같은 상징적이고 정권의 대안으로서의 강력한 대체세력이 부재하다는 차이가 엄존하고 있고, 이것이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적지 않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현재의 광우병대책회의가 그간의 희생적이고도 훌륭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다만 '활동가그룹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음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국민들에게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소수의 사회 원로들로 운동본부를 구성하도록 하고(여기에서 일반 제도 정치권의 참여 정도는 제도정치권에 대한 대중들의 불신 정도를 참작하여 최소화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각계각층이 튼튼하게 연대하며 이것이 동시에 네티즌들과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반이명박 정권의 대오 아래 조직적인 실천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네티즌들은 종교계나 정당 등 자신과 관련이 있는 기구나 단체부터 요청하고 나아가 네티즌들이 집단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분수령으로서의 위헌 판결

 

특히 미국산 쇠고기 불매운동은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며, 이 운동은 향후 각계각층을 묶어내는 좋은 매개로 운용될 수 있다. 노동운동을 비롯하여 각계각층의 운동은 미국산 쇠고기 불매 운동이나 각자 자신들의 문제에서 출발하여 서명운동을 비롯한 다양하고도 집단적인 움직임을 실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대의민주주의의 약점을 극복하는 직접민주주의의 구현으로서의 국민투표 관련법(국민의 일정 비율 이상 서명을 얻으면 국민투표를 요구할 수 있는 법률) 제정 등의 법률 및 제도 쟁취의 실천은 제도정치권을 위시하여 민주진영을 묶어낼 수 있는 이슈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고시의 위헌판결 문제는 운동의 분수령이 될 것인 바, 여러 모로 명백하게 위헌인 고시의 위헌 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 활동도 효과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위헌으로 판결될 경우 그나마 정권과 민중의 마지막 타협점으로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위헌판결조차 되지 않을 경우 그야말로 사법부조차 불신 당하면서 정권의 총체적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다양하고 광범한 각계각층의 운동, 운동본부의 결성, 네티즌의 운동 등의 실천들이 촛불운동에 총체적으로 결합되어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반드시 이명박 정권의 시대착오적이며 반민중적 반민족적 억압의 '산성'을 무너뜨리고 참다운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열어젖힐 것이라 확신한다.

 

더 큰 연대로 촛불을 커다란 들불로 만들자.

덧붙이는 글 | 소준섭 박사는 6년간 중국 상해 복단대에서 국제관계학(석·박사)을 공부한 뒤 2004년 9월 귀국해 외국어대 중국어과 겸임교수를 지냈습니다. 


태그:#촛불시위, #국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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