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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순 교수.
 박석순 교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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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손석희씨가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전 한나라당 운하정책 환경자문교수단 단장)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게 매번 바뀝니까? 어떻게."

그간 박 교수는 경부운하를 건설하면 본류구간에 5000톤급의 배를 띄우겠다고 말하면서 교각 11개만 바꾸면 된다고 주장했는데, 교각을 절반 이상 교체해야 한다는 건설사의 실측보고서가 공개되자, 이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것이다.

5000톤급 → 2500톤급 → 이젠 1000톤급?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냐하면 배의 톤급을 좀 줄이는 거죠."

박 교수는 또다시 말을 바꿔 이번에는 작은 배를 띄우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손석희씨는 이렇게 반문했다.

"이게 당초 5000톤급이었습니까? 2500톤급으로 줄였다가 지금 박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다시 그것보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건데요."

26일 오전 방송된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이런 식으로 진행됐다. 박 교수는 지난 25일 발족한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교수모임'에 대해 "문국현 선거전략"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우선 박 교수는 손씨의 질문에 "한반도대운하는 물류보다는 수질개선 효과라든지 관광효과라든지 이게 크기 때문에 물류의 비중을 좀 줄이자, 그러면 배의 톤급을 좀 줄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함께 출연했던 홍종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되물었다.

"예를 들어 2000톤급 밑으로 내려가겠다. 이런 얘기하는 것은 완전히 경제성 면에서 달라지는 얘기거든요."

문국현씨 선거전략?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제1공약이었다가, 이번 총선에서는 공약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고있는 '이명박 운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화다. 정치권의 '운하 전도사'를 이재오 의원이라고 한다면 그에 필적할만한 학계의 운하 전도사는 박 교수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지난 10년간 운하만을 연구한 100명의 학자'중의 대표격이다. 

그런 그의 이날 인터뷰 내용의 일부를 발췌해 재구성해보았다.

"(115개 대학 2446명의 교수들의 모임인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 교수모임'을 지칭하면서) 상당히 참여하는 교수들을 보니까 문국현씨의 어떤 선거전략 중에 하나인지 아닌지 이런 생각이 듭니다."(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전 한나라당 운하정책 환경자문교수단 단장)

"누가 그렇다는 말씀입니까?"(손석희 방송인)

"거기 나온 분들을 보면 제가 누구라고 얘기하지 않지만 그렇다는 거죠. 자세한 건 잘 모릅니다. 어제 잠시 내가 본건데 자세하게는 모릅니다."(박 교수)

"(운하건설에 참여할 건설사 컨소시엄 보고서에서 한강과 낙동강에 설치된 교량 136개중 68개를 허물거나 고쳐야 한다는 실측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이게 매번 바뀝니까? 어떻게."(손석희)

"자세히는 잘 모릅니다.(중략) 만약에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상당히 돈이 들어갈 겁니다. 돈이 들어가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냐하면 배의 톤급을 좀 줄이는 거죠."(박 교수)

"이게 당초 계획할 때는 5000톤급이었는데, 2500톤급으로 줄였다가 박 교수의 말씀에 따르면 다시 그것보다 절반으로 줄어드는건데요."(손석희)

누가 정치인일까?

"한반도대운하는 물류보다는 다른 수질개선효과라든지 관광효과라든지, 이게 크기 때문에 물류의 비중을 좀 줄이자, 그러면 배의 톤급을 좀 줄이는 것이죠. 그럼으로 해 가지고 충분히 활용 가능성이 있죠."(박 교수)

"찬성쪽 전문가들이 굉장히 오랫동안 이 연구를 해오셨다고 들었는 데 다리 실측도 제대로 안해보고 배 크기라든지 이런 얘기를 어떻게 쉽게 할 수 있었는지 사업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배를 더 줄이겠다. 예를 들어 2천톤급 밑으로 내리겠다. 이런 얘기하는 것은 완전히 경제성이 달라지는 얘기거든요."(홍종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한편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지난 2월4일 SBS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대운하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들은 너무 정치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는 박 교수가 전국교수모임을 향해 '문국현씨의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2월 당시 서울대 교수들은 "대체 누가 정치인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추씨의 주요경력을 보면 그가 정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람이며, 김대중씨에 대한 자문도 이명박씨에 대한 자문도 가리지 않고 다 하는 프로 정치지망생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박 교수는 어떠할까? 그는 이번 총선에서 경산·청도에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의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중에 포기했다고 한다.


태그:#경부운하, #이명박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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