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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에 찍히는 교통 요금이 다르더라."
"10km가 분명히 안 되는 거리인데 항상 추가요금이 붙는 거야, 전화로 환불했어."

평소 지인들은 버스 요금 단말기에 대해 이러한 불만을 토로했다. 나 역시 출근과 퇴근 시간에 찍히는 교통 요금이 다르고 10km가 되지 않는 거리에 추가 요금이 붙었던 경험을 했지만 100원, 200원 때문에 환불을 신청하는 것이 더 번거로운 일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이뿐 아니라 만원 버스에서 하차하다가 단말기에 카드를 찍지 못하거나 고장 난 단말기로 인해 다음 승차 시 요금이 이중 부과되기도 했지만, 굳이 소액에 신경 쓰는 일은 귀찮을 뿐 아니라 번거롭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 시간, 또 다시 만원 버스에 시달리다가 떠밀려 내동댕이치듯 내려진 후, 환승한 버스 단말기에 찍힌 '1600원(패널티요금)'이라는 숫자를 보자 문득 억울해졌다.

그렇다고 달리는 만원 버스에서 "아저씨 저 아직 교통카드를 못찍었어요!"라고 용감히 말하면서 그 무수한 승객들의 짜증섞인 눈초리를 감내할 자신이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건 이중고에 삼중고다! 나름대로 비장한 생각이 든 나는 "다음 번엔 꼭 환불만이라도 받아야지"라는 다소 소심한 다짐을 했다. 하지만 그 '다음 번'은 생각보다 일찍 왔고, 인터넷 서핑을 한참 한 끝에 '교통 과다요금 환불신청'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단순히 단말기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내 생각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생각이었다. 문제는 환급 과정 도처에 널려 있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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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당 요금을 환불받기 위해 작성해야 하는 항목은 무려 12개에 달한다.
ⓒ 안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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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00원~200원, 많아야 700원 정도 환불받을 문제에 대해 적어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아울러 심사 후 입금이 되는 시스템에서 예금주나 계좌번호를 굳이 먼저 적어야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잘못된 교통 요금에 대해 환불하는 절차가 간단한 것도 문제라는 생각에 꼼꼼히 적고 접수를 완료했다. '과연 이것이 처리가 될까? 처리가 된다면 얼마나 걸릴까?'하는 궁금증에 조금 두근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며칠 후, 처리 결과를 조회해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답변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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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 내역을 확인해 정확한 사용일시를 기재하지 않으면 처리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안내문은 어디에도 없다.
ⓒ 안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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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한 카드 번호가 정확한 번호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카드 번호가 아니라 사용일시가 문제였다. 사용일시는 날짜만 정확하면 된다는 생각에 시각을 정확히 입력하지 않았던 것이다(그러나 기실 자신이 몇 시, 몇 분에 승차를 했던 것이 문제인지 아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미리 생각하고 버스를 타지는 않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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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사항의 항목이 적은 것이 환승 신청 과정에서 주의할 일이 적다는 뜻은 아니다.
ⓒ 안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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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카드 사이트에 들어가서 사용 내역을 확인한 후 정확한 시간을 찾아 다시 입력해야 했다. 정말 번거로운 작업이다. 더욱 번거로운 것은 나의 문의내역을 다시 조회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데 있다. 단지 나는 사용일시만 수정해서 재문의 하면 되는 상황에서 또 다시 고객명, 카드번호 등등의 12가지 항목에 대해 빼곡이 재작성을 해야 했다.

슬슬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며칠 전까지의 나만 해도) 이 상황에서 '까짓것 안 받고 말지'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 많은 부당이익에 단순한 환불 절차의 불편함이 일조하고 있다면 나만은 끝까지 문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시 12가지 항목을 적는 지루한 작업이 반복됐다.

그런데 관련사이트에서는 이렇게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문제에 대해 어떠한 주의사항도 찾아볼 수 없는 걸까? '사용일시를 정확히 입력해주시지 않으면 조회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 주십시오'라는 안내문 하나만 있었어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길고 지리한 작업을 다시 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다.

또 다시 시간이 흘렀다. 두 번째 대답이 돌아왔다. 그 오랜 시간을 기다려 얻은 대답은 바로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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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기다림 끝에 받게 되는 상담 내용은 너무나도 무성의하다.
ⓒ 안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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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을 하시면 마지막 하차시에도 태그가 정상 처리되는 것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12개 항목에 대해 두 번이나 빼곡히 적은 수고를 감내하고 듣게 된 대답으로는 너무나 일반적이고 당연한 얘기였다. 내가 접수한 문제의 핵심은 하차시에 태그가 정상 처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내리는 문쪽에 있는 하차태그 기계는 '단 하나'뿐이고, 내리 사람은 수십 명. 그 많은 사람들이 기계 하나에 매달려 카드를 찍고 내리다 보면, 누구 카드는 정상처리 됐고 누구 건 안 됐는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너무 아까웠다. 세 번째 접수, 다시 12가지 항목의 길고 지루한 반복적 작업을 해야 했다. 그리고 환불 청구 내용에는 "퇴근 시간의 만원 버스에서 그럴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같은 내용의 긴 청원을 입력했다. 역시 캡쳐해서 비교하고 싶지만, 관련 사이트 어디에도 지난 문의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곳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또 다시 길고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찾아왔다. 그런데 결과는 매우 허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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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 내용은 추후 삭제됐다.
ⓒ 안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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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해명도 없이 '입금완료'라는 말로 모든 것이 무마되는 순간이었다(다만 이상한 점은 당시에는 심사 내용으로 하차태그 인식 오류라는 말이 쓰여 있었는데 다시 조회해보니 사라졌다는 것이다. 심사 내용도 나중에 계속 바꾸나보다. 당시에 캡쳐해 놓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될 뿐이다).

12월 13일 첫 접수 후 12월 30일 세 번째 접수까지, 대답이 오는 시간은 더욱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약 3주가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이 엄청난 노동을 투입하여 900원의 환불을 받으려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신 이용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것을 환불한 지 겨우 한 달이 지난 2월 1일 다시 이용하게 되었다. 바로 그 버스의 하차 단말기가 고장이 나서 어떤 카드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과다요금 청구의 12가지 항목과 그 길고 지루한 과정이 떠올라 다시 도전하고 싶지 않았고, 당시 적혀 있던 고객 전화로 문의하게 되었다. 그러나 역시 만만치 않았다.

고객 전화 역시 여러 항목을 물어본 후, 심사위원회에 넘기겠고 전화를 통해 심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결국 다시 인터넷으로 환불 신청을 하게 되었다. 이번엔 사용일시도 카드회사에서 정확히 확인해 입력해 넣었다. 그리고 어떠한 문제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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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문의 내용에 대한 대답이 상이하게 다르다.
ⓒ 안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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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하차 단말기가 고장났으면 승차 단말기를 이용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하차 지점에 서 있다가 고장이 난 것을 확인했으면 다시 반대편 승차 단말기 방향으로 가서 찍고 내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승객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류의 대답을 예상했던 나로서는 버스 하차 단말기의 고장에 대한 책임을 승객에게 전가하려는 이러한 한국스마트카드측의 태도가 납득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아울러 이같은 상황은 만원버스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출퇴근 시간에 버스를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스마트카드에서는 버스를 타지도 않는 사람이 심사를 한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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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스마트카드는 자신들의 환불 안내에 따른 내용도 따르지 않고 있다.
ⓒ 안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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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놓고 버젓이 고객지원센터에는 단말기 고장일 경우 환불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승하차 단말기 모두 고장나야 환불한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으며, 그 아무리 좋게 생각하더라도 하차시에는 하차 단말기만 체크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다.

아직 이 심사는 진행중이다. 나는 벌써 3번째 12가지 항목을 채워넣으며 항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티머니는 계속된 동어반복으로 접수자를 지치게 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지난 문의 내역을 볼 수 없어 계속 같은 내용의 환불상세내용을 써야 하는 상황은 지나치게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고객상담전화(080-389-0088)로 문의하니, 운영팀에 문의해주겠다고 답변한다. 심사 내역에 대한 문의 역시 심사팀에 재문의해주겠다는 말이다. 즉, 고객상담전화는 상담 및 처리만 해줄 뿐, 직접 소통창구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카드 번호 수정에도 12가지 항목을 채워넣어야 하는 부분에 대한 문의 역시 '앞으로 시스템 개선을 건의하겠다'는 대답이다. 지극히 모범답안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문의가 무용지물처럼 느껴진다. 같은 사항에 대해 세 번이나 문의할 때는 '지난 문의 내용과 동일'이라고만 써서 제출했다. 그랬더니 '하차 시점이 확인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 문의를 참고하지 않은 모양이다. 별 수 있는가. 소시민으로서 12가지 항목에 다시 한번 빼곡히 적어내는 수밖에.

그럼, 만원버스에서 내릴 때마다 겪는 '하차태그'의 고통과 12가지의 항목을 매번 적는 고통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선, 환불을 위해 빼곡히 적어야 하는 항목과 관련하여 최광민 한국스마트카드 홍보팀 과장은 "티머니카드는 무기명 카드기 때문에 누구 것인지 확실히 해줘야 한다"며 "환불신청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것들이기 때문에 (항목을)줄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또 글을 쓴 뒤 내가 작성한 글을 볼 수 없는 것에 대해선 "홈페이지 리뉴얼 할 때 그 부분은 검토한 뒤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하차태그 관련 최 과장은 "하차태그의 어려움에 대한 컴플레인이 많아 내부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재 언제, 어떻게 시행할지 확정된 건 아니지만 하차단말기를 양쪽으로 다는 방법과 가운데다 양면기계를 다는 것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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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문의 내역조차 확인하지 않는 한국스마트카드의 불성실함에 맞선 길고 지리한 청원은 계속되고 있다.
ⓒ 안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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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마트카드의 불편부당한 행동에 대해 열변을 토하면 친구들은 "그냥 900원 내가 줄게"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대중 교통 이용자의 90%가 이용하는 교통카드에 대해 같은 행태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시금 국민에게 전가될 뿐이다. 한국스마트카드는 과다청구된 교통요금 환불에 대한 지나치게 까다로운 심사과정과 계속 바뀌는 심사내용, 안내 내용, 다른 심사규정 등에 대해 조속히 시정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일반 시민으로서 자료 요구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 스마트카드의 소관 부처가 어딘지 검색해봤지만 미천한 검색 실력으로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아울러 관련 기사도 거의 없어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소액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부당 이익에 대한 지적이 미비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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