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여론조사 지지율 1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 후보측이 지난 9월 27일 부시 미 대통령과의 면담 계획을 전격 발표했지만 미 백악관이 2일 "면담계획은 없다"고 공식 부인함에 따라 이 후보의 외교력에 한계가 드러난 것.

이를 두고 '아마추어 외교'니 '불도저식 외교'니 하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경제'는 강하지만 '외교'에는 약하다는 비판을 방어하기가 더 어려워졌다"(<한겨레> 4일자)는 지적은 이 후보에게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명박이 나한테 30번 구걸했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이 후보는 최근 성급하게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 사실을 발표했다가 미 백악관이 이를 공식 부인함에 따라 그의 외교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이 후보는 최근 성급하게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 사실을 발표했다가 미 백악관이 이를 공식 부인함에 따라 그의 외교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명박 후보 외교력의 실체를 보여주는 사례는 지난해 3월에도 있었다.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 후보는 미국 방문 중인 3월 13일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과 조찬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조찬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 이 후보가 미국을 방문하기 전 수차례에 걸쳐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에게 라이스 국무부 장관 등 미국측 고위인사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이다.

특히 럼스펠드 장관과의 조찬 계획은 이 후보가 미국을 방문하기 직전 언론에 공개됐다. 당시 이 후보측은 조찬이 성사된 경위와 관련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럼스펠드 장관의 최측근인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가 박대원 서울시 자문대사를 통해 럼스펠드 장관이 이명박 시장과 만나고 싶어 한다며 이명박 시장 출국 직전에 연락을 해왔다."

하지만 당시 이 후보측의 설명과 달리 이 후보측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럼스펠드 장관과의 조찬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그 '비공식 채널'이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미국 스파이 의혹사건' 관련 검찰수사기록에 드러나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백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명박이 나한테 30번을 구걸했다"는 녹취록 내용을 추궁했다. 검찰에 제출된 녹취록에 따르면, 백 회장은 지난해 10월 18일 다음과 같은 미묘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런데 저 누구야? 서울시장. 그 이명박이. 그 놈은 나한테 30번을 구걸해! 작년에도… 그 놈은, 그 이명박이는 나한테 구걸했다고.… 성공을 할 거라고. 그게 다 딴 게 아니야."

검찰은 이 녹취록 내용을 토대로 이 후보가 백 회장에게 구걸했다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집중 캐물었다. 이에 백 회장은 이렇게 답변했다.

"2005년 말경 내지 2006년 초경에 이명박 서울시장이 저에게 여러 번 연락하여 자신이 미국에 간다고 하면서 저의 지인인 미국의 국회의원과 행정부 직원 아니면 라이스 국무부장관을 만날 수 있도록 연결시켜 달라고 하여 라이스 국무부장관은 전혀 모른다고 하였고, 또한 거기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서 제 지인인 미국의 국회의원과 행정부 직원을 소개시켜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뜻으로 말한 것입니다."

이어 백 회장은 거듭된 검찰의 추궁에 "이명박 시장이 저에게 럼스펠드 장관을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니라 라이스 국무부 장관 등 조야의 지인을 만나게 해 달라고 여러 번에 걸쳐 부탁했을 뿐"이라며 "제가 럼스펠드 장관과의 면담을 주선해준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미국 스파이 의혹사건'과 관련,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사진 왼쪽)은 검찰조사에서 "이명박 시장이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 등과 연결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스파이 의혹사건'과 관련,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사진 왼쪽)은 검찰조사에서 "이명박 시장이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 등과 연결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오마이뉴스

관련사진보기


잇따른 면담 불발은 '지나친 언론플레이' 때문?

하지만 백 회장과 아주 가까운 사이인 리차드 롤리스 국무부 부차관이 럼스펠드 장관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백 회장이 롤리스 부차관을 통해 조찬을 주선했다는 주장이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19일자 <주간한국>에 주목할 만한 내용이 보도됐다. 이 후보에 관한 '사정기관판 X파일'을 다룬 기사인데, 여기에는 '미국 스파이 의혹사건'에 이 후보의 측근이 연루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검찰이 이 전 시장과 관련해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서울시장 재임시 이 전 시장 측에서 대선을 의식해 백 회장을 매개로 미국 고위층과 연결을 꾀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 전 시장의 비서가 백 회장에게 국내 사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백 회장에 앞서 검찰조사를 받았던 신현덕 전 경인방송 대표도 백 회장과는 전혀 다른 진술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백성학 회장에게 미국 방문시 비공개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을 만나게 해 달라고 수차 부탁하여 이를 주선했었는데, 이명박 서울시장이 미국을 방문하러 출발하기 전에 국내 언론에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을 면담하기로 하였다고 발설하여 그 약속이 취소되었다는 취지로 말을 하였습니다."

결국 비선라인을 통해 조찬을 추진했던 이 후보측이 사전에 조찬 면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는 바람에 조찬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이번에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이 불발된 배경에도 이 후보측의 '지나친 언론플레이'에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명박 후보와 백성학 회장은 2003년부터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백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2003∼2004년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관계로 만났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이 후보가 기대려고 했던 백 회장의 미국 인맥이 주로 CIA, 국무부, 국방부 등에서 고위간부로 근무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그의 미국 인맥은 지난 1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통해 '목록'의 형태로 드러났다. 

백 회장의 미국 인맥에는 존 볼튼(전 국무부 차관), 제임스 알 릴리(전 주한 미 대사), 리차드 롤리스(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 젭 부시(전 플로리다 주지사, 부시 대통령 친동생), 단 그레그(전 주한 미 대사), 테레스 샤힌(전 대만대표부 대사), 다니엘 아놀드(전 CIA 태국 지부장), 존 사노(전 CIA 한국 지부장) 등이 포함돼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