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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새로운 국경 보안 강화 조치의 일환으로 시작한 외국인 지문 채취와 사진 촬영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한국 승객(자료사진).
ⓒ AP=연합뉴스

"올 11월부터 매년 700만명이 넘는, 일본에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이 의무화됩니다. 서명에 동참해 주세요!"

하얀 제의를 입고 조용히 앉아 있던 오사카 마츠우라 주교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외쳤다.

지난 5월 20일 오사카의 다마츠쿠리 성당에서 미사가 막 끝나가는 시점에 벌어진 풍경이다. 이날은 가톨릭 오사카 교구에서 매년 주최하는 '국제협력의 날'이었다. 성당 안팎으로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절반 이상이 인종과 언어를 달리하는 외국인이었다. 물론 그 가운데 한국인도 많이 있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듣는 소리라는 듯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이미 작년 5월에 통과돼 올 가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악 출입국관리법, 외국인 생체 정보 수집

작년 일본의 164회 통상 국회에는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를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주요 법안이 제출돼 있었다. 공모죄 신설 법안, 국민투표법안, 교육기본법 개정안, 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법(입관법, 아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등이었다. 이 법안 중 일부는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처리가 미뤄졌지만, 그 중 하나는 여론의 별다른 관심도 얻지 못한 채 간단하게 통과됐다. 그리고 법 시행을 몇 달 앞둔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는 이 법안을 거의 홍보하지 않고 있다. 다름 아니라 외국인의 생체 정보 수집을 의무화한 개정 출입국관리법이다.

"일본에 입국하고자 하는 외국인은, 상륙심사 시에 전자적 방식에 의한 지문 등의 개인 식별 정보(지문 채취와 얼굴 사진 촬영)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단 특별영주자, 16세 미만, 외교와 공용, 국가의 행정기관의 장이 초빙하는 자는 제외함)."

일본에서 지문채취와 같은 생체 정보 수집은 범죄자에 한정해 이뤄져왔다. 예전에 외국인에 대한 지문채취 제도가 있었지만, 1980년 한 재일교포가 구청에서 지문채취를 거부함으로써 외국인 지문채취 거부 운동에 불이 붙었고 2000년 전면 폐지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개정 법안 통과로 이 성과는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 개정 출입국관리법안에 따라 특별영주자와 외교 업무로 일본에 거주하는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거주 외국인(130여만명)은 모국 방문이나 해외여행 등으로 일본 출국 후 돌아올 때마다 매번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에 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신규 입국자를 포함하면 한 해 700여만명이 일본에 입국하는데, 이들 모두 일본 입국 시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에 응해야 한다. 한국인만 해도 2백만명(2005년)에 이른다.

특별영주자란 2차대전 이전부터 일본에 살고 있던 한국과 북한, 타이완 출신 사람들 및 그 자식들이다. 간단히 말하면 재일교포 1, 2세 등이다. 2005년 일본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백여만명이며 그 중 특별영주자는 45만여명이다.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위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대의명분은 테러 방지였다.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는 각국에 테러에 대한 경계심을 확산시켰다. 이를 계기로 일본도 자국의 사회적, 경제적 불안에 대한 심리적 돌파구를 외국인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에서 다시 찾았다. 이 시기를 즈음해 일본에서는 역사교과서 문제와 이시하라 신타로의 망언이 나오고 교육기본법 개정론, 헌법 개정론 등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우경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이런 흐름은 새로운 외국인 관리 법안이 테러 방지라는 국제적인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만든다.

일본의 프로테스탄트 단체와 연합해 '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 청원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톨릭 오사카 교구의 마츠우라 주교는 "지금까지 많은 시민사회단체에서 외국인 차별 조항을 철폐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번 출입국관리법 개악으로 외국인 지문채취 및 사진촬영이 의무화돼 과거 이룩한 성과마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마츠우라 주교는 "현재 일본에서 지문채취와 같은 생체 정보 수집은 범죄자에게만 행하고 있고 일본에서 사물이 아닌 인간에게 '관리'라는 용어를 적용하는 법은 외국인등록법과 출입국관리법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모든 외국인을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잠정적 범죄자로 취급함으로써 기본적 인권마저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 가톨릭 오사카 교구에서 주관한 '국제협력의 날' 풍경.
ⓒ 전은이

수집된 생체 정보를 남용할 여지도 있고 테러리즘에 대한 국제적인 정의 또한 확립되지 않은 가운데, 개정 법안이 독립운동 등을 부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기계의 오작동 가능성, 인증 기준 등의 애매함을 감안하면 개정 법안이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또한 테러 방지가 이번 법안의 목적이므로 입국심사 종료 후엔 수집한 생체 정보를 바로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제기됐다고 한다. 하지만 중의원 법무위원회에서는 한번 수집된 외국인의 생체 정보를 70~80년 동안 보관하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개정 법안이 통과되기 이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장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는 이 법안이 국제인권규약에 위배됨은 물론 생체 정보 수집이 법안에 규정된 것보다 더 광범위한 대상을 상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를 담았다. 기자는 이러한 발언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음은 성명서 중 일부다.

"본 개정안을 계기로 (정부는) '자동화 게이트'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는 제공된 지문 정보 등을 이용해서 출입국 심사의 신속함을 꾀하고자 하는 것으로, 일본인과 특별영주자 또한 대상으로 삼을 예정이며 이런 형태로 제공된 생체 정보가 범죄 조사와 그 밖의 분야에 이용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심의 중에 명백해졌다."

출입국 시스템을 이용한 미국의 세계 전략

이번 출입국관리법 개정은 정말 테러 방지를 위한 일본 자국 내 규정 정비를 위한 법률적 조처에 불과한 것인가. 취재를 거듭할수록 새로 드러나는 사실들은 기자에게 이러한 의문을 강하게 제기하게 만들었다.

위 성명서에서 언급한 '자동화 게이트'란 새로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운용될 시스템 용어 중 하나다. 정식 명칭은 생체정보에 의한 '출입국관리 인증장치 및 자동화 게이트'며, 외국인에게는 지문과 사진 촬영에 의한 인증 장치를 통과하는 것이 의무화한다. 자국인에게는 자동화 게이트 통과를 임의 사항으로 하고 있지만, 일본인이나 특별영주자가 자기 희망에 따라 사전에 지문을 등록하면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동화 게이트를 통한 입국심사가 종료되는 시스템이다.

또한 앞으로 확대될 예정인, 칩이 들어간 전자 여권(통신기능 내장) 사용자도 이 자동화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이 여권을 통해 사진 생체 정보를 인식할 수 있게 돼 있다. 얼핏 두 시스템은 다른 시스템으로 보이지만, 언제든지 외국인은 물론 모든 자국민의 생체 정보를 전자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다는, 결국은 같은 목적지를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일본의 이 출입국 관리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실험 업무를 미국의 액센츄어사(Accenture, 전 Andersen consulting)가 단 10만엔에 낙찰해 수주했다는 점이다. 액센츄어사는 버뮤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컨설팅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회사로, 미국이 현재 실시하고 있는 출입국관리시스템 'US-VISIT(United States Visitor and Immigrant Status Indicator Technology)'를 운영하고 있다. 이 'US-VISIT'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이 2004년 9월부터 전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에 의한 출입국 관리 시스템이다.

10만엔이라는 낙찰가에 의문을 품은 호사카 노부토(保阪展人)사회민주당 의원은 자기 블로그에서 액센츄어사가 2004년부터 2005년에 걸쳐 일본 출입국 관리 시스템의 '쇄신 가능성 조사' 컨설팅 및 시스템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최적화 계획'을 거액에 수주하고, 결국 2005년 9월 단돈 10만엔에 출입국 관리 시스템 개발 사업까지 수주하는 과정을 추적해 밝히고 있다.

▲ 호사카 노부토 의원 블로그.

또한 시스템 컨설팅 조사 및 개발 수주가 이뤄지는 이 시기를 전후해 미국과 일본 정부는 출입국 시스템에 관해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는 기자가 조사한 'US-VISIT 프로그램에 관한 미국의 국토안전보장성 잠정규칙에 대한 정부의 코멘트'라는 문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 정부와 유효한 출입국 관리, 테러 대책, 원활한 물류와 사람 이동 등 문제에 대하여 규제 개혁 이니셔티브 등을 둘러싼 의견을 교환해왔다. 그 결과 일본 정부도 미국의 국토안전보장 조치의 상세한 내용과 그 필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테러 대책 조치와 경제적 효율성을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하는 일본 측의 문제의식이 미국 정부와 공유돼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Comments on the Revision of Interim Rule of US-VISIT Program by the GOVERNMENT OF JAPAN, 2004. 11. 1)

▲ 미국 국토안전보장성의 US-VISIT 프로그램 관련 잠정 규칙에 대한 일본 정부의 코멘트.

그리고 일본의 개정 출입국관리법이 2006년 5월 17일 국회에서 가결되기 정확히 넉 달 전인 2006년 1월 17일에 발표된 미국 국토안전보장성(DHS)의 '정보화 시대의 확고한 국경과 문호 개방'이라는 제목의 팩트 시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공통된 생각을 지닌 외국 정부와 데이터 축적 공유 : 미국의 시스템과 데이터가 개선돼감에 따라, 미국과 국토안전보장성은 이러한 이니셔티브를 세계로 확대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다른 국가들과 함께 경계 리스트, 생체 인식 정보, 여권 분실과 도난 등에 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외교 노력을 계속할 뿐만 아니라, 이런 정보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갈 것이다. 이러한 외교 노력의 중심적인 과제 중 하나는 데이터 수집과 공유 방법에서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공통된 접근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Fact Sheet : Secure Borders and Open Doors in the Information Age)

▲ 미국의 국토안전보장성 팩트 시트.
ⓒ 미 국토안전보장성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공통된 생각을 지닌 외국 정부'와 자료 공유를 확대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마치 예언이나 한 것처럼, 일본의 개정출입국관리법 가결로 불과 넉 달 만에 현실로 나타났다.

호사카 의원이 조사한 법무성 자료(법무부장관 관방회계과 입찰실의 '저낙찰가격 조사의 개요')에는 "액센츄어(주)의 회사 전체 방침은 국토안전보장 영역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입국관리국과 같은 형태의 시스템으로 응용 전환함으로써 그 성과 및 노하우를 축적, 잠재고객 개척을 위한 실행능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전략의 일환으로서 입찰가격에 의한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바, 해당 가격으로 이행 가능하다고 판단함"이라고 나와 있다.

▲ 일본 법무성 저낙찰가격 개요.
ⓒ 일본 법무성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미국 국토안전보장성에서 '공통된 생각을 지닌 외국 정부와 정보 공유'를 위해 세계로 이니셔티브를 확대하는 움직임과, 국토안전보장성의 시스템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액센츄어사의 출입국관리 시스템 사업에서 '잠재고객 개척'은 단순한 우연에 불과할 것일까.

여기서 고객이라 함은 당연히 국가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액센추어사의 다음 타깃인 '잠재고객'은 현실적으로 국가 안보 위기의식이 높고 IT 산업에 호의적이며 전자 정부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국가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항목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과 동맹하고 있는 나라는 과연 어디인가.

일본에서 악법 개정 운동을 전개해온 카이도 유이치 변호사는 출입국관리법 개정과 시스템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을 두고 '미일합동 출입국 관리 시스템 구축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표현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가가 개인의 인권과 정보를 지키기는커녕, 그와 반대로 국가 권력 기관을 통해 각국이 해당 내용을 교환해 악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는 신자유주의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 정보화라는 테크놀로지를 통해 일본을 필두로 진행시키고 있는 세계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국가안전보장 시스템을 운용하고 일본의 법무부 시스템(출입국 관리 이외의 시스템도 담당) 또한 개발, 운용하게 될 액센츄어사가 단돈 10만엔의 낙찰 가격으로 다음 고객 확보를 위해 설정한 잠재 고객 개척 대상의 우선 리스트에서 과연 한국은 몇 번째에 자리 잡고 있을까. 정보화라는 편리함과 테러 방지의 이면에 숨은 깊고 어두운 그림자를 현명하게 읽어내고, 그에 대처해야 할 시간이 그리 멀지 않은지도 모른다.

"다음 타깃은 한국이나 인도일 것"
[인터뷰] 카이도 유이치 변호사


다음은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원이며 도청법, 구금법, 공모죄 등 일본의 악법 제정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카이도 유이치(海渡雄一,1955년생) 변호사와 서면으로 인터뷰한 내용이다.

카이도 유이치 변호사는 개정 출입국관리법 등의 배경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호사카 사회민주당 의원과 함께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제2도쿄변호사회 소속이며 일본 변호사연합회 형사구금제도 개혁실현본부 사무국장 대행, 국제 형사입법대책위원회 부위원장, 공모죄 입법대책 워킹그룹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국제 조직범죄방지조약의 기초 과정을 변호사회 활동을 통해 감시했고, 1999년 도청법 제정 반대 운동을 펼쳤으며, 피구금자의 인권침해 사건을 여럿 변호했다. 최근엔 공모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변호사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인은 일본사회민주당 당수인 후쿠시마 미즈호다.

- 올해 시행될 개정 출입국관리법을 '미일합동 출입국 시스템 구축 움직임'이라고 규정했는데, 이 출입국관리법이 향후 아시아 각국에 어떤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하는가.
"이 시스템은 미일 양국이 출입국 관리 절차에서 취득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시도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미일 양국의 관계를 다른 동맹국들로 확산하려할 것이다. 시스템 개발자인 미국의 액센츄어사가 아시아 각국에 같은 형태의 시스템을 판매하려 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따라서 정보 공유 네트워크가 아시아 각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 미일과 관계가 깊은 한국에도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시스템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가.
"일본 다음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나라는 한국이나 인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 안보 문제와도 관련 있는 이같이 중요한 시스템 개발을 미국의 엑센츄어사가 담당하는데, 일본 정부는 왜 국내 여론 수렴이나 토론 등의 기회를 거치지 않았다고 보는가.
"한 가지 가능한 대답으로 정부 중요 부서에 있는 정치가나 고위 관료들도 이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려 한다는 사실에 대해 거의 무지에 가까운 상태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 추론이 성립된다면, 국가 존립의 기초가 되는 중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타국에 넘겨버리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추론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다른 하나의 유력한 가설은 일본 정부에서 경찰정보 시스템, 법무부의 수사 정보 시스템, 출입국 관리 정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완전 통합하기로 결정했지만 시민사회의 반대 흐름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이 사실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와 호사카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웹을 통해 발언해왔으며 이와나미 서점에서 출판하는 월간<세카이> 지면을 통해서도 거론했으나, 정부에서 어떤 반응이나 대응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정황 증거로 볼 때 후자 쪽이 정확한 추론이라고 생각한다."

- 단돈 10만엔에 미국 회사가 일본의 출입국관리 시스템 사업을 낙찰하게 된 이 문제에 대해 왜 일본 매스컴에서는 진상 파악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보는가.
"이에 대해서는 나로서도 대답할 길이 없다. 일본 매스컴에도 권력에서 독립된 양질의 정보를 전하고자 하는 저널리스트가 존재한다. 공모죄가 성립되지 않은 것은 이 같은 미디어들의 노력이 뒤따라주었기 때문이다. 출입국 관리 시스템 문제에 대해서도 법무부 홈페이지에 막대한 정보가 공표되어 있으므로, 기자가 마음먹고 취재만 한다면 매우 중대한 기사를 쓸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내가 알고 있는 기자들에게 이 내용을 조사해 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다지 언급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왜 이처럼 중요한 사실들이 보도되지 않고 있는지, 나 역시 정확하게 드릴 답을 찾을 수 없다."

- 개정 출입국관리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는가.
"미국 정부와 일본 정부, 그리고 이 두 나라를 넘어 세계의 출입국 관리 당국들이 점점 통합되고 있으며,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사람들의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정부에서 외국인에게는 강제적으로, 자국인에게는 편리함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생체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출입국 시스템인 미국의 US-VISIT와 일본의 시스템을 같은 시스템 회사인 엑센츄어사가 설계 및 운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정보의 즉시 공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미국에 입국할 때 채취한 일본인의 지문 정보를 일본의 출입국 관리 시스템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일본 경찰도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제적인 출입국 관리 행정 네트워크 구축으로 우리의 모든 움직임이 감시당할 것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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