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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당국에 의해 학보사 편집국장이 제적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대학언론 탄압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이하 ACTS) 홈페이지에 총장 명의로 아신학보 김엘리 편집국장의 징계공고가 게시되었다. 징계공고에 따르면 “김엘리 편집국장이 아신학보 명의를 도용해 인쇄물을 제작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며 제적이라는 중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ACTS는 지난 9월 14일, 학내분규로 등록을 거부한 798명의 학생에 대해 직권휴학 처분 통지서를 발송하였으며, 직권휴학이 된 798명에 포함된 김엘리 편집국장은 한 달여간의 준비 끝에 지난 10월 30일 학내분규와 관련된 아신학보 호외호를 제작,배포했다. 하지만 학교당국은 이를 빌미로 그동안 징계를 준비하며, 최근 제적조치를 내렸던 것이다.

아신학보사 운영규정 9조에 따르면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의 학적을 상실한 경우 기자자격을 상실한다’고 되어있다. 학교당국은 ‘학적을 상실한 경우’에 대한 해석을 '휴학한 상태'도 해당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기자 자격이 없는 김엘리 학생이 아신학보의 명의를 도용하여 학보를 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엘리 편집국장의 경우, “‘학적을 상실한 경우’는 말 그대로 ‘제적’을 의미하며, 호외호 발행 이전에 기자해임과 관련된 어떠한 통보도 받은 적이 없다”며 학보 발행은 편집국장의 자격을 가지고 제작되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 ACTS 교수협의회에서 김엘리 편집국장에 대한 징계반대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전대기련
김엘리 편집국장은 “학내사태로 인하여 편집국장으로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며 “학보가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과 의무를 느꼈기에 학보를 발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당국이 행한 징계공고는 학보발간과 무관한 학칙의 조항들에 근거하고 있음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아신학보 주간 박경호 교수는 “김엘리 학생은 추가등록기간까지도 등록을 하지 않아 직권휴학을 당했으며, 휴학생이 편집국장을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하며, “편집국장이 휴학상태에서 발행한 ‘아신학보’ 호외호는 명백한 ‘명의도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학보에 실린 기사 전반이 객관적이지 않으며 사실이 아닌 부분을 사실인 것처럼 편중된 기사를 실었다”며 징계조처가 합당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엘리 편집국장은 “기자해임은 11월 6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통보받았으며, 10월 30일 발행한 학보는 편집국장 자격을 유지한 상태에서 발행한 것이다”며 학교당국의 명의도용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된 주장에 대해서는 “학내사태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기사화했을 뿐이며, 학교당국은 도대체 어떤 기사가 허위사실인지 명확히 밝혀야한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학교당국은 지난 11월 6일이 되어서야 학교 홈페이지 ‘알림’을 통해 “김엘리 편집국장의 기자신분이 8월 28일부로 상실되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두 달 이상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기자신분 상실을 공지하고, 명의도용 등의 명분으로 제적시키는 것은 학보발행으로 학내 여론이 학교당국에 불리해지자,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희생물로 김엘리 편집국장을 삼은게 아니냐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특히, ACTS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번 아신학보 편집국장에 대한 징계가 학교당국에 의한 부당한 언론탄압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김영숙(ACTS.3학년) 학생은 “제적사유에 등록거부를 선동했다는 내용이 나오는 데 그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학내문제들을 모아서 보도해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다했을 뿐, 결코 김엘리 학생이 학내사태를 주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인애(ACTS·1학년) 학생은 “학보사 기자가 학내의 소식을 알리는 것은 당연하며 이를 빌미로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당국은 학내사태를 덮어버리고, 학생징계로 무마시키려 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성필(ACTS·4학년) 학생은 “김엘리 학생은 학내사태에 부담을 느낀 학교당국에 의해 ‘본보기’로 제적조치를 받은 것이라 생각하며, 학교당국의 이 같은 행동은 투쟁을 하고 있는 다른 학생들에게 협박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엘리 편집국장 징계반대 목소리 게시판 달궈

11월 20일, 아신학보 김엘리 편집국장에 대한 제적조치 이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이하 ACTS)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게시판에서는 징계반대에 대한 여론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임재호 학생은 '엘리 자매의 징계에 대하여' 라는 글을 통해 "엘리 자매에 대한 처벌은 오히려 총장님의 이미지만 더욱 실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처벌이 아니라 학보에 실린 기사 중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그 부분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라"고 말했다. 또한 정수영 씨는 "오히려 학교당국이 제적당하여 멀리멀리 떠날 날이 온다"며 "김엘리 편집국장님 힘 내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징계조치 반대에 대한 개인명의 성명도 게재됐다. 이진오(ACTS·4학년) 학생은 "아신학보는 학우들의 학생회비로 운영되는 독립적인 언론기관이며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김만준(ACTS·3학년) 학생은 "학보사는 학우들의 대표 언론기관으로 학우들의 알권리를 보장해 준 것 뿐"이라며 "학교당국은 김엘리 편집국장에 대한 징계를 즉각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흐름에 교수들도 가세했다. ACTS 교수협의회에서는 성명을 통해 "편집국장에 대한 제적조치는 명백한 언론탄압이자 권력남용"이라고 규정했으며, "교수들은 총장이 김엘리 편집국장에게 내린 제적조치를 인정하지 않고, 총장과 이사장 퇴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적당한 김엘리 편집국장의 아신학보 호외보 발간 비용 3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한 '김엘리 학우사랑 실천본부-만원의 행복' 모금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홈페이지(http://unip.or.kr)와 민중의소리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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