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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 문화교실 모습. 강종일 한국동물병원협의회 회장이 반려동물의 질병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전경옥
6월 9일 대한수의사회에서 주최하는 '반려동물 문화교실'을 찾았다.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는 1983년 열린 동물 행동학자 K. 로렌츠의 탄생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애완동물의 가치성을 재인식해 새로운 용어로 부르도록 제안한 데서 시작되었다.

귀여움을 받는 존재로 보호받는 '애완동물'보다 인생을 함께 한다는 뜻의 '반려동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유기동물의 급증 현상과 끊임없이 발생하는 동물학대를 막을 수 있는 첫걸음이 아닐까?

새 식구가 생겼는데 무엇을 먹이지?

1부는 김성호 박사의 '반려동물의 영양'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집으로 들어온 새 식구는 인간이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먹여야 할까?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이에게 적절한 영양식을 만들어 주기 위해 여러 정보를 섭렵해야 한다. 하지만 집에 있는 개와 고양이를 위해 그 수고를? 그렇다고 사람이 먹다 남은 음식을 그대로 주는 것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겠다. 동물들에게 필요한 각종 영양소가 고루 배합된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편리하고 또 안전하다.

자신의 반려동물을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친 사랑도 주의해야 할 점. 주변에서 너무 사랑받아(?) 뚱뚱해진 반려동물들을 볼 수 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비만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밸런타인데이 때 선물 받은 초콜릿을 무심코 주는 것도 삼가야 한다. 포도와 양파, 초콜릿은 개들에게 치명적이다.

▲ 주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려동물들.
ⓒ 김경희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반려동물에게 예방접종은 필수적이다. 질병에 걸렸을 경우 해당 동물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에게까지 해악을 끼칠 수 있기 때문. 가까운 동물병원에 가서 접종시기를 점검받고 진료카드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2부 '반려동물의 건강' 강의를 맡은 강종일 한국동물병원협의회 회장은 중성화 수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자칫 동물의 본성을 막는 것처럼 보이지만 불필요한 번식은 사람들과 동물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성화 수술을 한 동물은 성격이 온순해지고 수컷의 경우 영역표시도 막을 수 있다. 또한 발정기를 맞은 짝을 찾아 가출하는 동물들의 증가도 막을 수 있다. 이미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반려동물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삶을 강요하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한 것은 아닐까?

동물들의 질병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강 회장은 "작년 모 방송에서 개의 옴이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내용을 방영한 적이 있지만 동물의 옴은 인간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놀이터에서 발견되었다는 개회충의 경우도 인간에게 절대로 치명적이지 않다"며 "전문 지식이 없는 언론에서 내용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견병에 걸린 개가 사람을 물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질병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광견병도 예방접종으로 완벽하게 방지할 수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반려동물도 사회화가 필요할까

반려동물과 관련된 법과 제도에 대한 강의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동물보호과의 이성도 수의사무관이 맡았다.

공동주택에서 생활하며 개를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는 주위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다. 공원을 산책할 때 눈총을 받은 경험도 많을 것이다.

현행법상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게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동물들의 사회화이다. 이웃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반려동물이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공격적일 때는 더 이상 '반려'라는 명칭을 붙이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 삼성SDI 도우미견 센터의 훈련사들이 손님이 왔을 때 함부로 뛰어오르지 못하게 하는 훈련 시범을 보이고 있다.
ⓒ 전경옥
반려동물에게 수행되어야 할 예절훈련 시범은 삼성SDI 도우미견 센터에서 맡았다. 기초훈련에서 중요한 것은 의인화를 피하는 것이다. 인간의 입장이 아니라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체벌을 통한 훈련이 아니라 칭찬을 통한 긍정적 강화훈련이 훨씬 효과적이다. 인간에게 사랑받고 칭찬받고 싶은 것은 반려동물의 삶 자체이기 때문이다.

▲ 음식물 앞에서도 예절을 지키고 참을 수 있도록 훈련하는 시범.
ⓒ 전경옥
귀엽고 예쁜 내 것만을 선호하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발상이다. 또한 동물을 싫어한다고 무조건 배척만 한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싫든 좋든 이미 반려동물들은 인간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반려'란 함께 감정을 교류하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결코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때로는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 사랑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며 우리는 이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마이닷뉴스와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 VET NEWS >에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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