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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마지막 산책>이라는 동영상이 네티즌 사이에 퍼졌었다. 하지만 그 때는 막상 볼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얼마 전, 이 무서운 영상을 보게 되었다. 어떤 마음에서였을까.

장면은 시멘트 바닥이 보이면서부터 시작한다. 곧 하얀 개 한 마리가 나타나고 목에 연결된 끈을 쥔 남자가 함께 걸어들어온다. 마치 산책을 나온 주인과 개의 모습이다. 하지만 단순한 산책이 아님은 바로 이어지는 장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작업용 장화를 신은 남자는 개의 목을 잡아끌어 천장에 매단다. 개가 대롱대롱 흔들리며 몸부림을 친다. 통증이 느껴지는지 앞발을 힘껏 모아본다. 끈을 떼어내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의 모든 노력은 헛수고이다. 잠시 후 숨이 끊어진 개의 사체가 축 늘어지며 힘없이 움직인다. 겨우 10분. 생명은 한 줌의 고깃덩어리로 변했다.

이 동영상을 둘러싸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하지만 나는 이 장면에서 어떤 영화 하나가 떠올랐다. <데드 맨 워킹>. 주인공인 남자는 잔인하게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다. 그리고 그에게는 사형 판결이 내려졌다. 이 잔인무도한 남자가 가는 마지막 길을 지켜 준 것은 한 수녀였다. 사형대 위에서 절규하는 남자를 수녀는 안타깝게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 함께 운다는 것. 감정을 교류하고 동감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행동이다. 수녀의 눈에는 남자가 즐거움과 고통, 행복과 불행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생명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사형 제도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강간 살인범. 그의 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다. 하지만 그의 생명을 국가와 법이라는 이름으로 빼앗는 일은 과연 정당한 일일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덧 인간이 아닌 존재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런 나에게 일부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인간에 대한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봐.' 변명 아닌 변명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나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뿐 인간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어떤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그것이 곧 중심이 된다고만 생각하는 것일까? 중심이란 주변을 만드는 힘이다. 주변은 소외를 만들고 차별을 낳는다.

<마지막 산책>과 <데드 맨 워킹>. 나는 결코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물의 문제는 결국 인간의 문제이다. 모든 인간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사람은 동물을 결코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동물에게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은 타인을 폭력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모든 생명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어느 누구도 함부로 빼앗을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다. 생명을 소중하게 다루는 윤리적인 행동이야말로 인간을 더욱 인간적이고 위대하게 만드는 원천이다.

다른 생명을 인간과 동등한 선에서 보기 시작하면 들판에 핀 꽃 하나, 땅 위에 기어가는 개미 한 마리도 귀중하게 느껴진다. 세상의 다양한 아름다움이 마음 속으로 들어온다. 자연의 위대함은 모든 생명의 고유한 다양성을 고루 인정하는 배려이며 존중이다. 자신을 낮춘다는 것은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아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서이고 다른 존재와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려는 윤리적인 반성이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나왔고 그 안에서 수많은 생명과 더불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천년 전 어떤 현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나는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먼 곳으로 이미 떠난 그 분도 내 말에 동의해 줄 것이라 믿는다. 모든 인류를 사랑했던 만큼 살아 있는 다른 생명에게도 그 따뜻한 사랑을 나누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는 기적 같은 힘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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