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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모닝웰에서 판매하는 '백설야채 고기말이' 제품. 포장지 뒷면에 보전제와 발색제 역할을 하는 아질산나트륨이 사용됐다고 표시를 하고 있으면서도 보존료를 첨가하지 않았다고 광고하고 있다.(아랫부분)
ⓒ 오마이뉴스 이성규
불량만두를 납품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해 곤욕을 치른바 있는 CJ가 이번에는 냉동 육가공품에 방부제(아질산나트륨)를 사용하고도 '무 보존료'(무 방부제) 제품이라고 광고·판매 해 온 사실이 적발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아질산나트륨(NaNO2)은 육류에서 미생물이 자라는 것을 막아주는 방부제로 육가공품의 빛깔을 복숭아 빛으로 만드는 발색제 기능도 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하 서울환경연합)은 16일 오전 창동 하나로 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J는 발색제와 보존료의 목적으로 쓰이는 아질산염을 다량 사용하고도 육가공 냉동품인 모닝웰 및 백설햄 육가공품을 무보존료 상품으로 광고하고 있다"며 첨가물 허위표기와 소비자 사기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CJ 육가공품을 보면 앞면에는 무 보존료 표기를 해놓고 정작 뒷면에는 보존 용도로 쓰인 첨가물이 포함돼 있다고 표기를 해 놨다"고 지적한 뒤 "이는 소비자들이 식품첨가물 용어를 생소해 한다는 점과 현행 첨가물법의 허점을 이용한 소비자 사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OEM 방식으로 납품받아 판매해 온 '무 보존료' 제품에서 소르빈산, 안식향산 등 합성보존료가 검출됐음에도 거짓 광고를 해 왔다고 덧붙였다.

방부제 잔류량도 '으뜸'...잔류량 상위 10위 내 40%가 CJ 제품

CJ 육가공품 안에서 검출된 방부제 잔류량도 타제품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육가공품에 포함된 아질산나트륨 잔류량 1, 2차 검사를 종합한 결과 10개 회사, 40개 검사품목 중 아질산나트륨 잔류량 상위 10위 안에 CJ 제품이 무려 40%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J 푸드시스템이 제공하는 식단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비엔나 소시지 3조각, 햄버거스테이크 1개에 포함된 아질산나트륨 잔류량은 총 7.95㎎으로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기준으로 한 1일 허용 섭취량을 6.6배나 초과했다고 서울환경연합은 지적했다.

아질산나트륨은 섭취했을 경우 단백질 성분과 결합해 나이트로지아민이란 강력한 발암물질을 생성할 수 있으며, 헤모글로빈의 작용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식약청이 밝히고 있는 유해물질이다.

이와 관련 서울환경운동연합은 "검사결과 아질산나트륨의 잔류량은 업체마다 차이가 커, 최고와 최저 잔류량 차이는 무려 12배였다"면서 "줄이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음에도 CJ는 육가공품은 매일 먹지 않는다는 핑계로 노력하지 않고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 규탄했다.

“CJ는 아질산나트륨 양을 줄일 수 있음에도 노력하지 않았다”

서울환경연합은 현재 위탁급식업체 순위 1위인 CJ 푸드시스템 급식과 관련된 문제점도 제기했다. 서울환경연합은 "CJ 푸드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일주일 식단을 살펴보면 아질산나트륨으로 범벅된 햄 반찬이 일주일 2회 이상이고 첨가제 범벅인 단무지 반찬은 빠지지 않는 등 건강하지 않은 식단으로 짜여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J측은 서울환경연합의 주장에 대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CJ관계자는 “아질산나트륨은 항균, 항산화(방부제) 기능과 발색 기능을 하지만 식약청의 식품첨가물 공전법에 따르면 발색제로 분류되어 있다”며 “그 기준에 따라 아질산나트륨을 보존료로 볼 수 없어 발색제로 표시하고 있고 이는 대부분의 업체가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CJ제품의 아질산나트륨 잔류량이 타 사 제품에 비해 많다는 주장에 대해 “국내 아질산염 잔류량 기준치는 제품 1g 당 0.07mg이고 WHO 기준치는 1g당 0.6mg으로 국내 기준이 10배 이상 엄격하다”며 “CJ제품 중 잔류량이 가장 많은 것이 0.055mg으로 국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고 있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CJ “법적으로 문제없다” 주장에 환경연 “기업윤리상 문제 있다”

이에 대해 이지현 서울환경연합 국장은 “우리가 문제제기한 것은 CJ가 아질산나트륨을 발색제라고 표기했기 때문이 아니라 아질산나트륨을 사실상 보존료로 쓰고 있으면서 제품에 무보존료라고 표시를 해 소비자를 속인 것 때문”이라며 “아질산나트륨이 발색제로 분류되어 있지만 방부제 기능을 한다면 기업윤리상 최소한 무보존료 표시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국장은 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CJ의 입장에 대해 “아질산나트륨은 과다섭취시 몸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소비자들이 육가공류를 먹더라도 하루섭취 최대 허용량(ADI)를 넘지 않게 잔류량을 조절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CJ제품의 아질산나트륨 잔류량은 몇 조각만 먹어도 하루섭취 허용량을 넘길 만큼 많았다”고 지적했다.

식약청 관계자도 “아질산나트륨이 발색제이긴 하지만 CJ측이 이를 보존료로 첨가하고도 무보존료라고 표기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번 고발 건을 계기로 ▲백설 설탕 ▲백설 식용유 ▲백설 밀가루 ▲햇반 ▲다시다 ▲스팸 ▲백설 군만두 ▲해찬들 고추장 ▲비트 ▲건강음료 팻다운 등 CJ가 생산 판매하는 10대 상품에 대해 불매운동에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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