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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페레이드 마치
ⓒ 투니버스
1월 1일 이뤄진 4차 일본 문화 개방 이후, 문화 개방으로 드러나는 폐해가 심각하다. 그 중에서도 방송 애니메이션은 일부 케이블 방송사의 윤리의식 부족으로 인해 일본색으로 심하게 물들어 가고 있다. '시바무라', '하라' 등의 일본 이름, 그리고 애니메이션 속 일장기가 우리의 아이들에게 아무런 규제 없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방송 투니버스의 <건퍼레이드 마치>는 그런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만화 배경 곳곳에 일본 문자가 들어가 있고, 더 나아가 주인공의 도시락에 일장기가 꽂혀있다. 이런 '일본색'이 비판능력이 부족한 어린이에게 그대로 방영되고 있다.

투니버스를 즐겨보는 김진우(13·대전)군. "일본 만화에서 나오는 일장기를 보고 많이 놀랐어요. 인터넷을 통해 일본 작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만화 주인공이 들고 있는 일장기를 보니깐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어린 시청자를 둔 부모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최영신(37·주부)씨는 "아이가 만화를 좋아하는데, 좀 (일본색이) 심한 면이 있어 걱정이 된다. 방송국에서는 규제가 전혀 없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애니메이션의 일본 점령은 물론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 1월에만도 투니버스에서 방송되는 신작 13개 중 12개가 모두 일본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건퍼레이드 마치', '이누야사', '후르츠 바스켓' 등 모두 일본색이 진한 작품으로 구성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일본 문화 개방에 방침에 맞춘 결정이라고는 하지만 방송국은 6-15세까지의 어린 시청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망각한 듯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이누야사' 팬사이트(http://my.dreamwiz.com/inuyashada/inu.htm)에서는 게시판에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한국어 이름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또 한국어 이름 게시 글을 통보 없이 삭제하는 바람에 많은 네티즌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이 하나의 예는 방송 애니메이션의 "일본색"이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동안 방송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에게 지대한 정서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율적, 타율적으로 윤리적 규제를 가해 왔다. 윤리적 규제라 하는 것은 일본 명칭의 한국식 전환, 일장기나 음란성 내용을 컴퓨터 작업으로 가리는 것 정도를 의미한다. 그동안 이런 윤리적 규제는 국민적 반일 정서와 함께 일본문화에 대한 규제가 있었기에 잘 지켜졌다.

하지만 일본문화 개방 결정을 일부 케이블방송은 방송 애니메이션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적 규제마저 푸는 도구로 이용하는 큰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상상해 보라, 80년대 큰 인기를 끈 '캔디'의 주인공 캔디와 테리우스가 일장기를 들고 있다면 아마 많은 이들이 경악했을 것이다. 그것을 지금의 상황과 대비해 보라, 어린 시청자들에게 일장기와 일본 문자가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어느 나라에서도 어린 시청자들이 보는 안방 TV애니메이션에 다른 나라의 국기를 버젓이 드러내놓지 않는다. 아니, 그 이전에 일부 스포츠 애니메이션을 뺀 나머지 애니메이션 제작은 무국적 스토리로 만들어지기에 국기 자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유독 일본 애니메이션만 일장기와 일본 열도지도, 그리고 일본색이 남발하는 것을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한다.

이것을 다른 국가 애니메이션과의 형평성 차원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형평성이라는 이유로 일장기 방영을 허용해야한다는 것은 지극히 우매한 행동이다.

적어도 어린 시청자가 즐겨보는 방송 애니메이션에 일장기와 일본 지도 등 "일본색"이 드러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이것은 어린 시청자들에게 일본 문화에 대한 왜곡된 환상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니버스 관계자는 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본문화 개방 추세에 있기에, 앞으로도 (일장기 방영) 등 애니메이션 원작을 그대로 방영할 방침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관광부는 방송 애니메이션의 "일본색" 문제점 지적에 어느 정도 수긍하면서도 "사실상, 애니메이션에 일장기가 나타나고, 일본 문자가 나타나는 것은 방송국의 윤리문제이다. 강제적으로 통제할 수는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되풀이하였다.

애니메이션을 보며, 꿈과 희망을 키워야 하는 아이들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일장기"와 "일본 주인공 이름"에 열광하는 현실, 지금 이것이 일본 문화개방으로 인한 우리 TV 안방극장의 현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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