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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범 김구
ⓒ 백범김구기념사업회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방일 중 일본 TBS 방송과 가진 대화에서 백범 김구에 대해 평가한 발언이 또 다시 도마에 올라 정치권과 네티즌들 사이에 심각한 논란을 빚고 있다.

노 대통령은 도쿄방송(TBS)이 일본 전역에 방영한 '한국 노무현 대통령 솔직하게 직접 대화'라는 주제의 90분짜리 토론에 참석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일본 여성 방청객의 질문에 "과거에는 김구 선생이었으나 정치적으로 성공을 못해 그 뒤 링컨으로 바꿨다"고 대답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은 10일 "눈과 귀를 의심할만큼 믿고 싶지 않은 망언중의 망언이다"며 "어떻게 온 국민이 존경하는 그 분을 실패한 정치인으로 함부로 규정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논평했다.

한나라당 안상정 부대변인은 "김구선생이 집권하지 못했고 암살이라는 비운을 맞았던 사실을 근거삼아 실패했다고 한 모양인데 어불성설이다"며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노 대통령 특유의 가치관을 드러낸 것이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행여나 '조크성 답변'이라느니 '현장의 논리'라느니 상투적인 변명으로 넘어가려 해선 안될 것이다"며 "노 대통령은 경위를 진솔히 해명하고 민족적인 정서를 도외시한 망언에 대해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회장 김신)측도 코멘트를 할 만한 가치도 없다는 반응이다.

신용하 백범학술원장(서울대 교수)은 11일 전화통화에서 "나라가 독립이 안된 시기에 온 몸으로 독립운동과 통일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헌신해 온 김구선생은 놀라울 정도로 애국적이고 성공한 것이다"고 김구선생을 평가했다.

신 원장에 따르면 김구 선생은 18살 때 동학 농민운동에 뛰어들어 황해도 선봉장으로 활약했고 을미의병에 참가해 일본군 첩자를 처리한 것으로 사형언도까지 받았다. 또한 한말애국구국운동과 신민회 등 국권회복운동에 헌신해 18년형을 언도 받았고, 임시정부시절 경무국장과 국무령을 거쳐 임시정부 주석까지 올랐다는 것.

좌우가 참여한 임시정부 시절부터 통일정부 수립 계획을 세웠던 김구 선생은 8.15해방이후 귀국해 미·소가 분단한 한반도에서 동족끼리의 전쟁을 막고자 통일정부 수립에 박차를 가했으나 결국 친일파와 분단세력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독립보장이 없는 암울한 식민시대에 독립운동으로 임시정부를 세우고 대통령까지 된 것은 크게 성공한 것이다"며 "근대 최고 인물이자 스승인 김구 선생은 북한에서도 비록 공산주의자가 아닌 민족주의자이지만 최고의 애국지사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이승만의 경우 단기적으로 성공한 것이지만 역사의 평가는 다르지 않느냐"며 "김구 선생이 옳은 길을 택한 건 장기적으로 성공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광주의 도청이전반대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평생을 항일독립운동으로 민족의 재단 앞에 부끄럼없이 살아온 분을 일국의 대통령이 침략자였던 일본 국민들 앞에서 실패한 정치인으로 평가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며 "그렇다면 항일독립운동이 실패한 정치활동이란 말이냐"고 분개했다.

청와대 게시판에서도 노 대통령의 방일 발언을 놓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백범 김구선생을 욕보인 등신'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은 "백범이 살아서 일본에게 갖은 욕을 다 보시더니 돌아가셔도 일본에서 웃음꺼리가 되셨구나"라며 "의도하지 않았든 돌발적이든 일본놈들 앞에서 백범선생을 실패했다고 하는 저의가 뭐냐"고 분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일본이 과거 식민주의 제국주의 때와 무엇이 다른 것인가, 일본 제국주의의 그 만행을 한국이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김구 선생과 같은 진정한 민족의 지도자가 없는 한국의 현실이 암울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치인 김구선생이 바르게 평가되야'라는 글을 게시한 네티즌은 "외세의 힘에 의해 우리 국민은 공산주의가 아니면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해야하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데 백범 김구선생의 중립적인 민족주의 국가는 어디에 세워야하고 국민은 어떻게 김구를 선택하고 어떻게 따라야했던가"라며 정치 지도자로서 김구 선생은 재평가 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결국 김구는 훌륭한 인격자이자 지도자이지만 남에도 북에도 설자리가 없었던 비운의 지도자였고 우리 국민은 훌륭한 지도자 김구를 두고 북에서는 공산주의를 따라갔고 남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따라갔다"며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비극을 강조했다.

김삼웅 교수(성균관대, 전 대한매일 주필)는 "일왕이나 수상과 공식적으로 말한 것도 아니고 애국심은 존경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실패했다는 발언 하나 가지고 왈가불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하고 더 이상의 코멘트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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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창간 첫 잉걸기사를 작성한 사람으로서 한없는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는 호남매일 정치부 국회출입 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저는 광주전남지역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비평과 자치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