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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서해교전은 우리사회 내부의 메인스트림의 실체를 다시한번 고스란히 드러내며 우리사회에 또다른 교전을 양산하였다.

교전이 발생하자 이 땅의 메인스트림을 자처하는 정파와 언론들이 가장 먼저 들고 나온 것이 '햇볕정책'에 대한 성토와 비토였다. 그들은 교전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이 현정권의 '포용정책' 탓이라고 주장하며 극단적인 인사는 국회에서 민선대통령인 김 대통령을 '친북 좌파 대통령' 이라고 부르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한 광경은 '포용정책'에 대하여 이 땅의 메인스트림들이 얼마나 증오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그들은 거의 광분할 정도로 한국사회의 분위기를 냉전시대로 되돌려 놓았으며 그들의 광기에 반하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에게는 가차없이 '친북파' 니 '종북세력' 이니 하는 붉은 딱지를 붙여대고 있다.

이런 광기 앞에 교전의 재발방지를 위한 '교전의 원인분석'이나 'NLL이 내포한 우발적 전쟁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조차도 '김정일 옹호론자' '극좌파'라는 딱지는 면할 길이 없었다. 오로지 그들과 한목소리로 '강경대응'을 부르짖지 않으면 예외없이 '친북 좌파'라는 딱지를 피할 길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우리사회 메인스트림의 실체가 바로 그것이란 건 지난 수십년간 신물나게 봐 왔던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해교전은 월드컵 4강 신화로 하마터면 잊을 뻔 했던 우리사회 메인스트림의 실체를 다시한번 생생하게 일깨워준 적시적절한 계기였을 뿐이다.

또 이번의 서해교전으로 우리사회는 또 한 명의 메인스트림이 증가했다는 소득도 있었다. 지금까지 '진보'와 '상식'을 표방했던 평론가 진중권씨가 서해교전을 계기로 우리사회의 메인스트림과 한 치도 차이가 없는, 오히려 기존의 메인스트림보다 더욱 확고한 메인스트림관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이제 '진보'와 '상식'은 진씨의 메인스트림 합류에 기꺼히 축하의 꽃다발을 보내야만 할 것 같다.

서해교전과 관련하여 진씨가 보여준 확고한 메인스트림관은 서해교전의 중요한 한 원인인 '꽃게조업'과 관련하여 '내부자 양심고백'이랄 수 있는 '연평 어민' 의 글에 대하여 일견지하에 '주체의 문예소조의 작품'이라고 과감하게 딱지를 붙임으로써 지금까지 숨겨져 왔던 진씨의 확고한 메인스트림관이 비로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진씨는 평론가인 자신의 능력을 내세우며 '척 보면 압니다'고 확신에 찬, 너무도 명쾌한 어조로 '연평 총각'에게 '주체의 문예소조'라는 딱지를 마치 히딩크 감독에게 훈장을 달아주듯이 붙였었다.

'연평 총각'이 양심고백 차원의 그러한 글을 올린 것은 '비극적인 교전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또 국민들이 교전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연평도 어민들의 '꽃게잡이 조업실태'와 '교전현장'을 목격한 '현장목격자'로써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는 것은 평론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충분히 감지 할 수 있는 글이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글쓰기로 유명한 평론가 진씨가 '척 보니 주체의 문예소조 작품'이더라는 그 황당한 코미디가 메인스트림의 직관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진씨의 용맹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진씨는 지금까지의 메인스트림 그 누구보다도 용맹하게 한발짝 더 나아가 '연평 총각'뿐만 아니라 서해교전과 관련하여 자신의 주장과 다른 주장을 펴는 사람들에게 대하여 아낌없이 '주사파' 딱지까지 붙여주는 호기로움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연평 총각'의 실체가 확인된 이후에도 진씨는 '내부자 양심고백'으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연평 총각'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연평 총각'이 쓴 글에서 논점과는 상관없는 일부의 오류를 찾아내어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시키려 하는 듯한 태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용맹이 너무 지나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씨의 그런 모습에서 '진보' 니 '상식' 이니 하는 것을 찾는다면 그런 사람은 메인스트림으로써의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원초적인 자신의 '메인스트림관'을 제대로 분출시키지 못하고 메인스트림이 증오해 마지 않는 색깔의 옷을 입고 '진보'와 '상식'을 표방하느라 괴로웠을 진씨에게 메인스트림의 합류를 다시 한번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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