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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0일. 2001 오마이뉴스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덕성여대 총학생회·교수협의회에 전달된 상패액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사실 삭발결정은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었어요. 박원국 이사장은 자신의 임기가 만료되는 10월25일 전에 공석이었던 이사자리에 측근을 내정해둔 상태였거든요. 당시 우리는 급박한 마음에 삭발 아니라 더한 것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였죠."

박원국 이사장의 임기만료 하루 전, 덕성여대 구성원들의 눈물의 삭발은 이렇게 결정됐다. 24일 교육부 앞에서 실행에 옮겨진 삭발식에는 당초 결의자였던 학생회장들 외에 교협 소속 교수들과 새내기들이 적극적으로 동참,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

이는 '관선이사 파견'을 미적대던 교육부로 하여금 이해동(사회봉사단 부단장) 씨 등 4명의 임시이사를 덕성여대에 파견토록 만들었고, 이로써 90년 성낙돈 교수의 부당재임용 탈락으로 불거졌던 덕성여대 학내분규는 12년만에 또 한 번의 '정상화 기회'를 맞을 수 있었다.

"삭발과 투쟁으로 보낸 1년"

▲김나영 전 총학생회장과 한상권 교수가 상패액자를 받고 있다.ⓒ오마이뉴스
"사실 총학생회장에 당선될 당시에는 학내분규가 이렇게 오래까지 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박원국 이사장이 복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죠."

총학생회장 당선 시작부터 임기말까지 오직 "박원국 재단퇴진 투쟁"으로만 임기를 채워온 김나영(정치학 97) 전 총학생회장의 말이다.

이들의 고단한 1년을 알리는 신호탄은 대법원에 의해 터졌다. 올 1월19일, 대법원은 97년 민주적 교수 재임용탈락, 전횡, 학사운영 과도개입 등을 이유로 교육부에 의해 해임됐던 박원국 전 이사장에게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 취소청구 승소판결'을 내렸다.

박원국 전 이사장의 복귀가 학생들을 비롯한 학내구성원들의 큰 반발을 불러왔음은 물론이다. 박원국 전 이사장은 재단에 복귀하자마자 권순경 교수를 총장직무대리로 앉히고, 김경남 교수 등 교협소속 교수들을 재임용탈락시켰고,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는 이에 대한 부당성을 폭로하는 것으로 격렬하게 맞섰다.

올 1년간 덕성여대 학내분규에는 연인원 3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동참했다. 학교측은 시위 학생·교수들에 대한 고소고발, 시위학생 학점불이익 등으로 압박했으나 학생·교수들은 두 차례의 삭발, 30여 일간의 단식, 교육부 앞 1인 시위 등으로 맞섰다. 졸업생들은 학교측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총동창회 개혁에 나섰고, 이는 박원국 전 이사장을 비롯한 구재단 인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끝까지 간다"

▲김나영 전 총학생회장은 "덕성여대 투쟁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마이뉴스
미완의 승리. 학생·교수들은 10.26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견을 이렇게 일컫는다. 지난 97년 박원국 이사장이 해임되고, 관선이사가 파견됐을 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가 낭패를 맛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 속지 않는다"는 것은 이들의 경험에서 나온 '교훈'이었다.

10.26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견 이후 덕성학원의 재단이사진은 '임시이사:구재단이사 4:3'이 되었지만 학생·교수들은 박원택(박원국 전 이사장의 친동생), 김기주, 인요한 등 구재단이사 3명의 퇴진을 통한 덕성여대의 완전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다.

현재 이들 학생·교수들은 '노조 단협해결, 해직교수(김경남, 남동신, 양만기) 복직, 해직교수의 장외강의 학점인정, 수업거부기간 학점피해자 보상, 6명 학생에 대한 수배해제' 등을 이사회(이사장 이해동)에 요구중이다.

그리고 이들은 또 하나의 '작은 승리'를 꿈꾼다. 오는 26일 '총장직무대리 선출'을 안건으로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신상전(교협 회장) 교수의 총장선출이 그것. 총학생회는 "임시이사진과 민주적 총장의 양대축이 갖춰진다면 덕성여대의 정상화는 더욱 빠르게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26일 정오경 덕성학원 이사회는- 신상전(교협회장)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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