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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들은 7월 16일 국세청을 방문 "동아일보 사주 부인의 자살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통한 압박때문이었다"면서 "국세청장이 그 죽음에 대해 책임을 져라"고 정치공세를 펼쳤다.

김대중 칼럼 전성시대?!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의 칼럼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애용'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16일 국세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선일보의 '김대중 칼럼' 복사물을 들어보이며 "계좌추적이 어디까지 됐는지를 밝히라"고 윽박질렀다. "동아일보 사주 부인이 자살한 것도 계좌추적 등에 따른 압박때문"이라며 국세청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7월 16일 김병관 명예회장 부인 안경희 씨의 자살을 놓고 성명을 주고 받았다. 한나라당은 "안 씨의 죽음은 현정권의 욕심이 부른 비극"이라고 했고 민주당은 "개인의 불행을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다.

그런가하면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은 16일자에서 안 씨의 죽음과 세무조사를 연계시키는 기사들을 실은 반면 <한겨레> <경향> <한국> <대한매일> 등은 비교적 담담하게 사실보도를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국세청장이 책임져라"

한나라당 언론자유수호비상대책특위(위원장 박관용)와 국정조사 기획팀 소속 의원들은 16일 오전 11시 국세청 본청을 방문, 안정남 국세청장에게 "동아일보 사주 부인의 죽음을 책임져라"고 다그쳤다.

국세청을 방문한 비상대책위 소속 의원들은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부인 안경희 씨의 사망과 관련 안정남 국세청장에게 "이번에 특정언론사를 겨냥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한 사주의 부인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이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다그쳤다.

▲ 안정남 국세청장은 "불의의 사고에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고가 세무조사와 관련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한나라당 강인섭 의원은 안 청장에게 "어제 비보를 들었다. 동아일보 사주 부인이 투신했다는 비참한 사건을 접하면서 이것 역시 국세청과 무관하다고 강변하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국가기간산업인 언론을 위축시키고, 저(동아일보 사주 부인 투신)와 같은 비참한 상황을 가져온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안청장은 "불행히도 김병관 명예회장 부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고 답했다.

이주영 의원은 "동아일보 사주 부인 사망과 관련해 동아일보 측에서는 (고인의) 주변 친지와 친구들한테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해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하는데 동아일보의 계좌추적 내용을 밝히라"고 추궁하자, 안 청장은 "(계좌추적에 대한) 개별 사항은 밝힐 수 없다"며 "다만 김 명예회장의 부인을 대면 조사하거나 직접조사 한 적이 없다"고 대응했다.

엄호성 의원은 "국정조사를 실시하면 세무조사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날 것인데 어떻게 법리적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몰아세웠다.

이원창 의원은 "국세청장이야 임기가 끝나고 나가면 그만이지만 자살한 사람까지 만들었다"며 "동아일보 사주의 부인 투신자살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런 의원들의 책임추궁에 대해 안 청장은 "그 분의 죽음이 세무조사와 관련 있다는 것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상속, 증여세 문제로 명의를 빌려준 친인척들의 계좌를 추적했지만 관련자들이 전부 시인해 안씨를 조사할 필요는 없었다"고 되받았다.

이에 대해 박종희 의원은 "세무조사 때문에 명예가 훼손당하는 것을 못 참는 심약한 부인이 죽음에 이르렀는데 그것 자체도 책임이 없다는 것이냐?"며 안 청장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 한나라당은 이번 국세청 항의방문에 소속 국회의원 16명을 '투입'했으며, 이를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50여명이 몰렸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안택수 의원도 동아 사주 부인의 죽음은 "내 한 몸 죽어서 신문사를 살리겠다는 애절한 결심이 곁들여진 것이며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는 언론탄압이라는 것을 목숨으로 항거한 뜻도 있었다고 본다"면서 "이토록 엄청난 뜻이 있는데도 국세청장이 그렇게 간단하게 답변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성명 "현정권 욕심이 비극 잉태"

이에 앞서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16일 오전 김병관 회장 부인의 죽음에 대해 성명을 내고 "현정권의 욕심이 드디어 많은 비극을 잉태하기 시작했다"면서 "전국민을 경악케한 한 언론사주 가족의 참사는 이미 예고된 비극이었다"고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1999년에 했어야 할 정기세무조사를 2년뒤에 그것도 군사작전 하듯이 시작한 그 순간부터 정권은 물론 언론 또 그 관련자들 모두에게 불행은 예고된 것이었다"면서 "언론에는 치욕적인 수모요, 관련자들에게는 공포와 분노 그 자체였다"고 주장했다.

권 대변인은 또 "국세청과 검찰은 어떤 방식으로 또 누구누구를 대상으로 조사와 수사를 해왔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김기배 사무총장, 권철현 대변인 등 총재단 일행은 16일 오전 김병관 명예회장 부인 빈소에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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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은 16일 오전 한나라당의 성명에 대해 <개인의 불행을 정쟁에 끌어들이는 것은 인륜이 아니다>는 제목으로 짧은 논평을 냈다.

이 논평은 "아직 상중에 있는 한 언론사주 가족의 불행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담긴 언급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면서 "특히 또 다른 비극, 또 다른 불행 운운하는 대목에서는 정부와 국민을 이렇게 협박해도 되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이어 "어떤 경우라도 개인의 불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인륜을 벗어난 것이며 유족을 더욱 가슴아프게 할뿐이란 점을 지적한다"면서 "우리는 한 언론사주 가족의 안타까운 불행에 대해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시민단체 반응 "개인의 불행을 정치쟁점화해서야…"

한편 언론 관련 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부인 안경희 씨의 자살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도 개인의 불행이 언론사 세무조사에 이은 검찰 수사에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들은 특히 "한나라당이 개인의 불행을 세무조사와 연관시켜 정치쟁점화하는 것은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이번 사건이 검찰수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최문순 위원장은 "돌아가신 분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도 "사인도 아직 불분명한 상태에서 이를 정치쟁점화하려는 것은 망자에 대한 기본적 예의가 아니며, 이 문제로 법을 집행하는 데 영향을 미치려는 한나라당의 태도도 문제"라고 말했다.

언개연 김주언 사무총장은 "개인 가족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분명 불행한 사건이지만 한나라당은 세무조사와 연관시켜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조의 표명은 당연한 것이지만 남의 불행한 사건조차 정치공세에 이용하려는 태도는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언련 최민희 사무총장은 "김 회장 부인의 자살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유감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런 사태를 어떤 집단이든지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용하는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인의 죽음을 감성적으로 토로하면서 언론사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를 물타기하려는 태도는 문제"라면서 "정부여당이 혹시 이같은 돌발변수를 계기로 검찰 수사의 고삐를 늦춘다면 그간 일부에서 제기돼왔던 언론길들이기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하승수 변호사는 "애도의 뜻을 표하지만 이를 이용해서 검찰수사에 대한 정치적 압력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는 문제"라면서 "개인의 불행을 검찰 수사의 공권력 행사에 이용하려는 태도는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문개혁국민행동은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 18일로 예정된 수요집회를 취소하기로 했고, 민언련도 그간 추진해온 '비리사주 처벌 촉구 1인 릴레이 시위'를 수요일까지 열지 않기로 했다.


조선일보 크게 보도

16일자 조간신문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안씨의 죽음을 '세무조사 정국'과 연계시킨 것은 조선일보.

7월16일자 <조선일보> 4면(좌), '자살'한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 부인 안경희 씨(우).

조선일보는 '특집'을 꾸몄다고 할만큼 8꼭지의 기사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은 1면 우측 머릿기사에 이어 3면에서는 정치권 반응, 4면엔 빈소표정과 동아일보의 세무조사-검찰조사 방법, 그리고 5면에서는 "당혹감 못감춘" 국세청과 "충격받은" 검찰 표정, 김회장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는 이한동 총리에 대한 이야기를 실었다. 디지털조선은 이 기사중 상당수를 15일(일요일) 오후부터 1면에 특집으로 꾸렸다.

조선일보는 4면의 빈소표정 기사에서 중간제목을 <동아측 "비판 좀 했다고 이럴 수 있나">, <여 인사 "어떻게 하지...어떻게 하지">라고 뽑아 안경희 씨의 죽음을 여권탓으로 연계시키려 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빈소에서 박(지원) 수석은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를 연발하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동아일보 관계자는 '상주측이 최근 세무조사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원망을 왜 갖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동아일보의 한 고위인사는 '비판좀 했냐고 이럴 수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김종필 명예총재는 '지난번에 대통령께 탈세 부분은 그대로(추징금을) 받더라도 (사주구속은 ) 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또 '동아일보 세무-검찰조사 얼마나 집요했나'를 분석하는 기사를 싣고 <대주주 일가-친인척-지인들 10년치 금융계좌 모두 뒤져>라는 제목을 달았다.

또 3면의 정치권 반응에서는 "정권에서 하도 심하게 굴더니 이런 불행한 사건까지 생긴모양"(최병렬 부총재), "김대중 정권이 상당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현정권의 언론죽이기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 같다"(김만제 정책위의장), "정권의 시나리오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박관용 언론비상대책위원장), "현 정권의 독기로 볼 때 이번 일로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당내인사)이라는 등의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주장을 실었다.


동아일보 "비방공세 본격화되자 급격히 악화"

'당사자'인 동아일보는 1면 하단 박스기사와 30면 사회면을 통해 관련 소식을 실었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에서 안경희씨의 신경쇠약 증세가 "동아일보와 사주에 대한 비방 공세가 본격화되자" 급격히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안여사는 올해 초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되고 사회 일각에서 동아일보사와 사주에 대한 비방 공세가 본격화되자 신경쇠약 증세를 보여왔으며, 6월말 국세청의 검찰 고발조치 이후 증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여사는 지인과 인척 등이 조사를 받는 등 주변 사람들까지 피해를 보는데 대해 큰 심적 부담을 느껴왔으며, 평소 '우리 때문에 괴로움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죄송스럽다'고 말해왔다."

또 "평소 명예를 소중히 여긴" 안 여사가 "사주를 부도덕한 행위자로 매도하는데 몹시 괴로워했다"고 보도했다.

"주변 사람들은 특히 '안여사가 평소 명예를 소중히 여겨왔기 때문에 정부당국과 일부 언론사들이 국세청의 일방적 발표내용을 기정 사실처럼 몰아붙여 회사와 사주를 부도덕한 행위자로 매도하는데 대해 몹시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또 동아일보는 안경희 여사의 일생을 소개한 30면 기사에서 안여사가 "전형적인 현모양처"였다면서 "일생 내조만 하며 살아온 전통적인 한국 여성이 권력과 시대상황이 빚은 거친 세파에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고 주변에서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엄격한 유교교육을 받고 자라 명예와 자존심을 유달리 소중히 여겼던 안 여사에게 올 초부터 본격화된 일부 언론매체의 비방공세는 감내하기 힘든 고통이었다고 한다."

이 기사는 "이런 급작스런 일로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청와대의 한 고위인사가 '오래전부터 신경 쇠약증에 걸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의 한 기자는 16일 "사주측도 경황이 없는 가운데서 최악의 일이 일어나 감정이 격앙돼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 편집국장이 들어왔기 때문에 후속인사가 진행되겠지만 분위기가 산만해 어떻게될지 모르겠다"면서 "기자들도 대부분 침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기자는 "안 여사는 신경쇠약 증세가 심해 며칠전에는 사람을 못알아볼 정도였다"면서 "아들인 김재호 전무가 한때 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을 고려했으나 그렇게 하면 또 일부 비판적인 언론에서 '검찰수사를 피하기 위해 입원한 것 아니냐'는 기사를 쓸까봐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1면, 4면, 27면 등에서 5꼭지로 관련기사를 다뤘다.
그러나 한겨레-경향-한국-대한매일 등은 2꼭지 정도로 담담하게 다뤘다.

오마이뉴스는 자체 취재 대신 연합뉴스 기사를 15일(일요일) 1면 세 번째 머릿기사로 올렸다. 이 기사에는 다른 연합뉴스 제공 기사에 비해 훨씬 많은 130여개의 의견이 붙었다.

그중의 한 독자는 이렇게 적었다.

김병관 부인 자살의 교훈 (퍼옴)
쯔쯔, 2001/07/16 오전 7:36:49


동아일보사측에 따르면 고인이 평소 명예를 소중히 해왔었다고 합니다. 이번 김병관 부인 자살의 교훈은 명예를 중요시 할려면 탈세나 위장증여등을 통한 상속등 불법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즉 뒤로는 불법행위를 자행하면서 겉으로는 명예로운 척하는 위선을 떨어서는 이런 종말을 맞게된다는 것입니다.

김병관 부인 자살과 관련해서 이런 분명한 교훈을 망각한채 누구 책임이다라고 하는 것이야 말로 죽음을 이용한 어둠의 세력이나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우리사회에 없어야겠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 진정한 명예가 무엇인가를 깨달을 때만 가능할 것입니다.

(기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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