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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친구들 중 누군가가 어디서 들었는지 마리 앙투아네트가 배고픈 군중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지"라는 말했다고 할 때 우리는 다함께 분노했었다. 자신은 잘먹고 잘살면서 배고픈 군중들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역시 그래서 가진자들의 편협함과 모순은 어쩔 수 없다는 둥. 그리고 10년이 가까지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 말을 했다는 사실을 의심해 본 일이 없다.

우리가 알고있는 역사적인 사실은 대개 이런 방식으로 수집된 것이다. "누가 그러는데,", 책에 나와있다니까", "진짜야 진짜" 라는 말로 서두를 꺼내면 된다. 사실은 '누구누구가 이러이러했더래' 라고 말할 때 누구누구가 역사적 인물이라면 진실은 더욱 뒷받침된다.

'이러이러했더래'가 시대적인 함의를 가지고 있으면 우리는 더욱 깜박 속는다. 누구도 처음부터 거짓을 퍼뜨리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 혼자서 부풀어진 이야기들은 오늘도 세상을 떠다닌다.

그럼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지" 라는 말은 과연 누가 했을까? 오랜 시간 학자들이 그 말의 정확한 출처를 찾으려고 노력한 끝에 루소의 엄청나게 긴 「고백록」에서 '그러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말한 젊은 공주를 만남으로서 문제를 해결된다. 마리 앙투와네트가 그 말을 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카가 작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나폴레옹도 키가 작았다"는 주장도 이제 그만 써먹어야 야 될 듯 싶다. 나폴레옹의 키는 부검 후, 그의 키가 5피트 2인치라는 기록 때문에 그의 키가 작다고 흔히 생각하게 되었지만, 5피트 2인치는 그 옛날 프랑스의 길이 단위에 근거 한 것이다. 오늘날의 길이 단위에 의하면 5피트 6인치 정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그렇게 작은 키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예는 얼마든지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상식'이라고 알고 있던 많은 것들이 어떤 역사적인 이유로 왜곡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단지 역사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의 이면을 살피는 것 뿐만 아니라.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 오랫동안 가져왔던 믿음에 대해서 한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려는 하나의 메시지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 이 기사는 데일리 인터넷 북리뷰 부꾸(www.bookoo.co.kr) 4월 2일치에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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