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타계한 김석야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후임 선정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회 문광위는 현행 방송법을 어기면서 '밀실 야합'이라는 비난을 사면서 자민련 전 원내총무 이긍규 씨를 공석중인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추천했다.

이긍규 전의원은 충남 서천-보령출신으로 13, 14, 15대 의원을 지냈으며 동국대 법대를 나와 경향신문 부장, 기자협회 회장, 국제기자연맹 부회장을 지냈으며 국회의원 시절 내무, 건설, 교통, 재경위 소속이었으며 환경 노동위 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방송위원회는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명의 상임 위원이 있다. 상임위원은 위원장 김정기, 부위원장 강대인, 상임위원 조광환 씨이며 1명이 공석이다.

현재 일각에서는 방송위원들의 자격요건이 모호하고, 장기적 방송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현행 방송법의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지적받고 있는 27조를 보면 "방송의 기본계획을 심의 의결할 때 방송영상정책과 관련된 사항은 해당장관과 합의한 후..."로 되어 있어 방송위원회의 위상과 독립성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방송법 개정 과정에는 상임위원을 4명에서 5명으로 늘리면서 여당과 야당이 야합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여당에서 이긍규 전의원을 내정하자, 야당에서는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4명이 친여 인사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다수당에서 상임위원을 1명 추천하기로 하는 야합을 이루어냈다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자당의 이익을 위해 방송법 21조 (국회 원내 교섭단체에서 추천한 사람이어야 한다)를 어겨가면서까지 강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임 상임위원 선정은 12월 7일 문화관광위에서 통과되어 임명만 남겨놓은 상태이다. 기자는 지난 금요일(12월 15일), 이긍규 전의원을 인터뷰했다.

- 현행 방송법의 독소 조항인 "방송의 기본계획을 심의 의결할 때 방송영상정책과 관련된 사항은 해당장관과 합의한 후..."라는 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합의와 협의는 별 차이가 없다. 미국의 경우 방송위는 공보처격에 해당하는 정부기구의 직속이다. 방송은 국경이 없다. BBC도 편성권, 뉴스는 방송위에 권한을 주었지만 실제론 정부 기관의 일개 과장이 조정한다. 상업적으로 흐르는 현행 방송에 문제가 있다. 가이드 라인은 정부에 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너무 감성적이다. 이성적이지 않고 감성이 많기 때문에 자정능력은 외국에 비해 좋다고 볼 수 없다."

- 의원 활동은 대부분 방송과 관계없는 곳에서 활동하지 않았는가? 전문성이 의심된다.

"92년 대선 이후 서울대에서 공부를 했다. '하이테크에 의한 방송환경의 변화'라는 논문을 썼다. 방송 3사 기술 분과장으로부터 탁월하다는 칭찬을 받았다."

- 현행법에 정치인은 방송위원이 될 수 없다

"자민련에 탈당계를 냈다."

- 방송위원회 임기가 2003년 3월이다. 이후에는 다시 선거에 나갈 생각인가?

"나중에 말하겠다. 사람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현행법은 교섭단체에서 위원을 추천해야 하는데 자민련은 교섭단체가 아니다.

"지난 15대 때 자민련 몫으로 내가 김석야 씨를 추천했다. 그렇기 때문에 결원 보충이다."

- 지난 회기에는 자민련이 교섭단체이지만 지금은 교섭단체가 아니다. 국회에서 법을 어기면 되겠는가?

"다 잘 될 것이다."

- 현행방송법의 독소조항 해결의지는?

"완전무결한 법은 없다. 시대의 흐름, 환경의 흐름에 의해 변화된다."

- 정치입문과정은?

"노태우 후보 시절 서해안 시대에 대한 정책입안을 해주었는데 후에 출마를 권유받았다."

- 현재 우리나라 방송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답변을 거부했으나, 한참 후) "너무 상업적이고, 어떤 것이 국익인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 홍석천 씨의 방송복귀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 호주제폐지에 대해서는?

"난 충청도 유림이다. 반대한다. 설사 하고 싶어도 못한다."

- 박정희기념관 건립에 대해서는?

"이승만, 박정희는 기념되어야 한다. 독립운동과 외교력은 대단했으며 가난에서 해방시킨 박정희 대통령은 기념되어야 한다."

- 지금까지의 성향으로 봐서는 너무 보수적이지 않은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가?

"영원한 진리는 온고이지신이다. 과거를 무조건 버릴 것은 아니다. 책은 경험을 못당한다."

- 기자생활을 오래하며 이 나라의 주요한 시기에 현장에 있었을 것인데 지금의 행보는 권력지향적 아닌가?

"나도 박정희에게 고문을 당해 3년동안 허리를 쓰지 못했다. YS가 장관직 준다고 해도 거부했다. 외국에 취재 나가보면서 국익을 위해 기사를 제어하는 언론인을 많이 봤다. 나도 국가를 위해 내 경험을 쏟아 내겠다."

- 임명통보는 받았는가?

"곧 임명장을 줄 것으로 알고 있다."

- 앞으로의 포부를 말해 달라

(계속 거부하다가) "열심히 하겠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담배를 하나 빼물었다.
길은 꽉 들어찬 차량으로 이미 동맥경화이다. 내 가슴도 막혀온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