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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대한매일 정운현 특집기획팀장이 11월 7일자 대한매일 '오늘의 눈'코너에 쓴 칼럼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정운현 기자의 동의를 얻어 이 글을 독자들에게 올립니다. - 편집자 주)

대한매일 11월 7일 7면 '오늘의 눈' 칼럼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공원 내에 있던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의 흉상이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등 시민들에 의해 철거됐다. 이 흉상은 박 전대통령 집권 초기인 지난 66년 홍익대측이 세웠다.

'5·16혁명 발상지'라는 좌대 위에 세워진 박 전대통령의 흉상은 군모에 육군소장 계급을 단 군복 차림이었다. 얼핏 보아도 박 전대통령이 주도한 5·16을 찬양할 목적을 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흉상이 있던 문래공원은 5·16을 준비했던 6관구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5·16세력들에게는 '성지'인 셈이다.

역사적 인물의 동상이 시민들에 의해 철거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16 1년 전인 1960년 4·19혁명 당시 시위대는 파고다공원(현 탑골공원)에 있던 한때 '국부(國父)'로 칭송받던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을 고꾸라뜨렸다. 시위대는 '독재자 이승만'을 외치며 이 전대통령의 동상을 종로거리에서 질질 끌고 다녔다. 얼마후에는 김두한 씨가 청년들을 동원, 남산중턱(현 남산식물원 자리)에 있던 이 전대통령의 동상을 역시 철거했다.

시민들에 의해 흉상이 철거된 최근 사례로는 지난 96년 청주 3·1공원에 있던 친일목사 정춘수 동상 철거가 있다. 정춘수는 3·1 의거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으나 일제 말기에 변절하고 친일행적을 남긴 인물이다. 3·1공원에는 민족대표 가운데 충북 출신 6명의 동상이 서 있었는데 지난 96년 2월 8일 이 지역 사회단체 회원들은 "민족지사와 친일 변절자 동상이 함께 서 있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이를 철거했다.

이에 앞서 지난 90년 경남 통영지역 소장 문인들은 "이충무공 동상과 시비, 한산대첩비, 3·1의거탑이 건립된 남망산에 친일작가 유치진 동상을 건립한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며 철거운동을 전개했고, 급기야 유치진 동상은 시민들에 의해 철거됐다.

역사적 인물의 동상(흉상) 철거시비는 근본적으로 역사적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공과(功過)가 교차된 인물의 기념물을 섣불리 세운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흉상철거를 '공적 시설물 파손행위'이전에 역사의 평가문제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으로 '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둘러싼 논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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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간 언론사에서 근무했고, 친일청산 등 역사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평소 그 무엇으로부터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갈망해 왔습니다.